박조준 목사의 설교 속 ‘로고스·파토스·에토스’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제3회 웨이크 신학포럼 이어져

▲국제독립교회연합회(WAIC) 설립자 박조준 목사. ⓒ크투 DB
▲국제독립교회연합회(WAIC) 설립자 박조준 목사. ⓒ크투 DB

신학자들이 박조준 목사의 설교와 목회신학을 연구·발표했다. 5월 20일 오후 서울 동작구 CTS 아트홀에서 열린 제3회 웨이크(WAIC·총회장 정인찬 목사) 신학포럼에서다.

이날 오전 ‘한국교회사에서 바라보는 역사신학자 민경배 박사’ 포럼 이후 오후에는 ‘한국교회가 바라보는 박조준 목사의 설교와 목회신학’을 주제로 임재환 증경총회장의 개회사 후 김영한 박사(기독교학술원 원장), 조성현 박사(부산장신대), 김석주 박사(웨이크사이버신학원 교수)가 차례로 발표했다.

◈박조준 목사의 목회자론
청교도 신앙과 목회 이어받아
참 목자, 예수 닮은 목회자상
백스터의 ‘개혁된 참 목자상’
박 목사 개혁 전략에 나타나

먼저 김영한 박사는 ‘박조준 목사의 목회자론: 예수 닮은 목회자로서 청교도 목회자’라는 제목으로 “박조준 목사의 목회 나눔과 목회 레슨은 한국교회 선조들이 초창기 청교도 선교사들로부터 계승한 위대한 유산인 청교도 신앙과 목회를 오늘날 한국교회 목회자들에게 물려줘 정착시키려는 귀한 시도”라고 평가했다.

김영한 박사는 “청교도 신앙의 특징은 영적인 것이고, 특히 이는 목회자 삶의 우선순위다. 그것은 하나님의 영광, 그라스도와의 인격적 연합, 회심하는 영혼, 죄사함 받는 은총, 영생의 은혜, 성령의 임재 속 하나님과 동행, 소명으로서 거룩한 삶, 하나님 나라 추구의 순례자의 삶”이라며 “이 신앙 사상은 오늘날 포스트모던 시대에도 변함없이 한국교회 목회자들과 신자들이 추구해야 할 신앙의 목표”라고 요약했다.

김 박사는 박조준 목사의 목회자상을 리처드 백스터의 대표적 저술 <참 목자상>에 빗대 ‘예수 닮은 목회자상’으로 정의하고, 박조준 목사가 목회 나눔 강의에서 목회자를 ①하나님 사람 ②예수 닮은 자 ③세상과 다른 가치관의 사람 ④하나님 심부름꾼 ⑤영적 지도자 등 5가지로 규정하면서 “오늘날 목회자들이 참된 그리스도의 대사 되기”를 역설한 것을 토대로 분석에 나섰다.

▲김영한 박사가 발표하고 있다. ⓒ웨이크
▲김영한 박사가 발표하고 있다. ⓒ웨이크

①하나님 사람에 대해선 ‘하나님과 동행하는 신앙’을 강조하고, 하나님과 동행하는 4가지 태도로 △먼저 죄를 회개하라 △큰 믿음을 가지라 △하나님과 교제하라 △의의 면류관을 바라보라 등을 제시했다. ②예수 닮은 목회자로는 △모든 교인을 차별 없이 대하는 자 △예수님 마음을 닮은 자 △온유하고 겸손한 자 등을, ③세상과 다른 가치관의 사람으로는 △세상 풍조를 거스름 △세상을 이기는 믿음 △하나님을 뜨겁게 사랑함 등을 거론했다.

④하나님 심부름꾼, 목회자 삶의 핵심으로는 △목사다운 목사: 섬기는 목회자, 신앙이 삶의 기준, 신의를 지키는 자 △특별한 소명감의 삶 △실제적 무신론자에서 벗어남 등을, ⑤영적 지도자로서의 목회자로는 △사람들을 움직이는 지도자: 하나님 안에서 긍정적이고 어려움을 극복함, 영적 능력을 지님 △세상을 향해 올바른 소리를 발하는 자: 삶의 산 제사, 진리 앞에 바로 서기 등을 각각 꼽았다.

김영한 박사는 “청교도 목회자 리처드 백스터는 교회를 병원이자 학교라고 생각했다. 치유와 배움은 적절하게 교육되고 구현된 진리를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생각한 것”이라며 “‘참 목자상’을 제시한 백스터의 개혁 전략은 1650년대 영국성공회로부터 나온 분리파 교회의 급성장에 대해 목회자들의 개혁을 선언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김 박사는 “포스트모던 시대 진리에 대한 이상이 결여되고 주관성과 사사로운 의견들의 바다에서 표류하는 가운데, 목회자는 백스터의 말처럼 기독교 공동체를 말씀에 기초하는 진리와 순결과 미덕의 공동체로 세워나가야 한다”며 “참된 영성을 길러주는 교리문답 교육을 하는 것, 하나님의 거룩하심에 따라 살며 예수 그리스도 교회의 순결함에 따라 살도록 교육하는 것은 중요하다. 이러한 백스터의 ‘개혁된 참 목자상’은 박조준 목사의 개혁 전략에서 그대로 나타난다”고 밝혔다.

포스트모던 시대, 청교도 신앙 선배들과 박조준 목사를 통해 배우는 신앙 전통으로는 ①하나님 중심 ②삶 모든 영역에 하나님의 통치 ③평범한 일상사에 하나님 발견 ④삶에 대한 외경 ⑤순례자로서 소망의 삶 ⑥노동의 고귀함 ⑦성결, 단순 검소한 삶 ⑧성경의 가르침에 근거한 삶 ⑨하나님 예배와 기도, 찬송, 성수 주일 등을 제시했다.

끝으로 “지속적으로 발간될 박조준 목사의 목회 나눔, 목회 레슨 시리즈와 설교집을 통해, 구체적인 목회나눔의 모습과 복음주의 목회의 다양한 방식이 연구·실천·개발되길 바란다. 박 목사의 ‘예수 닮은 목회 나눔 운동’을 통해 영국과 미국의 청교도 전통, 유럽의 경건주의 운동, 종교개혁의 위대한 목회 전통과 청교도 신앙 사상이 한국교회 안에서 정착되길 바란다”며 “포스트모던 시대에 세상의 변하는 풍조와 유행에 휩쓸리지 않고, 개인의 인격 존엄적 생활, 가정과 직장, 학교, 교회와 사회와 국가의 영역에서 하나님 말씀과 성령의 교제 안에서 구현되는 위대한 하나님 나라 백성과 청지기 운동이 지속되길 바란다”고 소망했다.

▲조성현 박사가 발표하고 있다. ⓒ웨이크
▲조성현 박사가 발표하고 있다. ⓒ웨이크

◈박조준 목사의 설교신학
로고스: 불 토하는 치밀한 논리
파토스: 탁월한 설교 전달 능력
에토스: 인격, 겸손, 용기, 담력

이어 조성현 박사는 한국교회 강단의 현주소를 진단하면서 박조준 목사의 설교 속에 나타난 로고스(logos), 파토스(pathos), 에토스(ethos)의 설교 신학을 탐구함으로써 그의 설교가 한국 강단에 주는 의미를 탐색했다.

조성현 박사는 “한국교회 설교강단을 연구하면, 세 가지 큰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 ‘본문이 이끄는 설교(Text-driven preaching)’로서 로고스의 치명적 결함, ‘생명을 바쳐서 열정적으로, 혼신의 힘을 다해 설교를 전달하는’ 파토스의 부족, 신행일치를 의미하는 에토스적 설교자 인격의 부족 등”이라며 “로고스는 본문을 깊이 주석하고 해석해 논리적으로 설교를 전달하는 요소이고, 파토스는 설교자의 전달 능력으로서 열정과 정념 그리고 감성을 의미한다”고 했다.

이후 그는 “박조준 목사 설교와 성경강해는 본문에 충실한 성경 중심, 예수 그리스도 중심, 십자가 중심 로고스가 있어, 생동감 넘치고 깊은 말씀의 우물을 퍼냄으로 ‘성경의 객관적 말씀을 청중이 받아들이는 주관적 하나님 말씀’이 되게 했다”며 “설교 시 원고에 얽매여 청중과 교감 없이 전하는 냉랭한 논리적 설교가 아니라, 성령의 은혜가 충만해 불을 토하면서 치밀한 논리가 있었다. 그래서 당시 세계 제일 장로교회인 영락교회 청중뿐 아니라, 전 세계 영혼들에게 귀한 생명의 양식이 됐다”고 했다.

조 박사는 “역사상 가장 파토스가 충만한 설교자 중의 한 분은 바로 조지 휫필드였다. 저는 박조준 목사를 대한민국의 ‘제2의 조지 휫필드’라 부르고 싶다. 정확한 발음과 호소력 있는 음성과 음색, 설교 전달 시 적절한 고저 강약과 속도, 표정으로 나타나는 유머 감각, 상상력 자극, 제스처와 묘사력 등 그의 탁월한 설교 전달 능력은 어느 설교자도 감히 따라올 수 없는 파토스 그 자체”라며 “거기에 주기철 이후 마음과 진실을 담아 설교 준비에만 집중했던 대표적 일사각오의 설교자였다. 그냥 ‘해버리거나 해치우는’ 설교가 아닌, 마음과 정성과 뜻을 다해 산모가 옥동자를 탄생시키기 위해 산고를 치루는, 성육신적 설교자의 진지한 자세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에토스에 대해선 “설교는 ‘진리’와 ‘인격’ 두 기둥 위에 서 있는데, 박 목사는 인격을 통해 설교를 보증했다. 설교자가 설교한 대로 산다는 것은 정말 어렵지만, 그는 그런 실천적 삶을 살았다. 특히 ‘겸손함’은 다른 설교자들이 따라올 수 없는, 차원이 다른 고매한 인격의 모습”이라며 “그는 또한 예언자적 설교가로서, 정치적으로 암울했던 1970년대, 여느 대형교회 설교자들과 전혀 다른 길을 걸었다. 서슬 퍼런 박정희 대통령의 유신정권을 비판했고, 전두환 대통령과 신군부의 막강한 힘에도 전혀 굴하지 않고 담대하게 설교했다”고 밝혔다.

▲웨이크 임우성 사무총장이 이야기하고 있다. ⓒ웨이크
▲웨이크 임우성 사무총장이 이야기하고 있다. ⓒ웨이크

이에 대해 “박조준의 예언자적 설교는 대한민국의 어느 설교자도 감히 흉내낼 수 없는 대단한 용기와 담력, 예지(叡智)가 충만한 설교였다”며 “그러나 이는 단순히 정치와 정권, 불의한 현상에 대하여 울분을 토로하고 원망하는 설교가 아니라, 대한민국을 지극히 사랑하는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충정(忠情)이었다”고 평가했다.

끝으로 “로고스를 ‘설교자의 언어’로, 파토스를 ‘설교자의 마음’으로, 에토스를 ‘설교자의 삶’으로 본다면, 박조준 목사의 주옥 같은 설교는 이 세 가지 요소들이 모두 포함돼 있었다”며 “박 목사의 설교가 한국교회 강단에 주는 의미와 적용으로는 앞에서 거론했던 한국교회 강단의 현주소에서 개선해야 할 사항 3가지, ①성경적인 로고스 설교 ②화신적(化身的)인 파토스 설교 ③예언자적 에토스 설교”라고 정리했다.

◈박조준 목사의 청년 설교
평생 청년 대상으로 설교해
설교와 삶 모두에 언행일치
하나님·이웃 사랑 실천 교육
공정성 회복, 기준은 하나님
도덕 아닌 신앙적 경건 강조
예배 회복, 복음 확실히 이해

끝으로 김석주 박사는 ‘박조준 목사의 청년 설교에서 발견하는 기독 청년들의 교회 이반 현상에 대한 교육목회적 대안’에 대해 논했다. 그는 먼저 기독 청년들의 교회 이반 문제의 주 원인으로 △가치(Value)를 보여주지 못하고 △공정성(Fairness)을 잃어버렸으며 △도덕 불감증이라는 병에 걸렸고 △예배의 위기를 맞이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김석주 박사는 “박조준 목사는 평생 청년을 대상으로 설교했다. 대상을 특별히 구별해서 설교한 것은 아니지만, 청년을 의식하며 설교했다. 때문에 박 목사 설교는 세대와 사회와 국가를 초월해 전 세계 모든 영혼들에게 귀한 생명의 양식이 됐다”며 “박 목사는 성령의 능력으로 목회와 설교를 행했다. 그는 청년들을 이해한 가운데 그들의 관심과 필요를 채워주고 때로는 용기를 복돋움으로써, 청년들을 하나님의 사람으로 거듭나게 만들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석주 박사가 발표하고 있다. ⓒ웨이크
▲김석주 박사가 발표하고 있다. ⓒ웨이크

김 박사는 “박조준 목사는 성언운반 일념(聖言運搬 一念)으로 설교에 임했고, 설교와 삶에서 언행일치(言行一致)를 보였다. 이를 통해 청년들에게 영향을 끼치고 변화를 가져오며 교회 성장과 부흥을 이끌었다”며 청년들을 변화시킨 그의 <젊은이들에게> 설교집 속 구체적 내용들을 토대로 교육목회적 차원에서 4가지를 제안했다.

첫째로 “교회의 가치 회복을 위해 청년들에게 ‘하나님 사랑, 이웃 사랑’의 실천적 신앙교육이 필요하다”며 “이 교육을 시행하고, 이후 자신의 심령 상태를 점검하며, 이웃에 대한 사랑의 마음을 소유하고, 철저한 반성을 통해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전했다.

둘째로 “교회의 공정성을 회복하기 위해, 청년들에게 ‘공정’의 기준이 하나님이심을 알게 해야 한다”며 “다음으로 칭찬이나 책망의 근거 역시 하나님 말씀에 있음을 알게 해야 한다. 또 칭찬은 구체적으로 하고, 책망은 죄와 관련된 것임을 이해시킨 후 구체적 사안들에 대해서 책망해야 한다”고 했다.

셋째로 “도덕 불감증으로부터의 회복을 위해, 청년들에게 사회적 개념의 도덕이 아닌 신앙적 측면의 경건에 이르도록 해야 한다”며 “경건 훈련은 하나님을 경외하고 그의 말씀을 지켜 행하도록 하는 것에 중점을 둬야 한다. 그리하여 경건한 삶을 살면서 매사 남 탓을 하기보다 자신을 먼저 돌아보는 동시에 남을 불쌍히 여길 줄 아는 사람이 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끝으로 “예배의 위기 회복을 위해, 청년들은 먼저 복음에 대해 확실히 이해하도록 해야 한다. 이해된 복음 안에서 구원의 감격을 느끼고, 이 감격 속에 하나님과의 진정한 만남이 이뤄지도록 해야 할 것”이라며 “그 진정한 만남 이후 복음 안에 거하는 것은 고난도 문제가 아니며, 젊음을 다 바쳐 복음 전도에 헌신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조준 목사 관련 발표자들이 자리한 모습. 앞줄 왼쪽부터 김석주 박사, 임재환 직전 총회장, 김영한 박사, 조성현 박사, 김영수 목사. ⓒ웨이크
▲박조준 목사 관련 발표자들이 자리한 모습. 앞줄 왼쪽부터 김석주 박사, 임재환 직전 총회장, 김영한 박사, 조성현 박사, 김영수 목사. ⓒ웨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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