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혁 목사(강변교회 원로, 한국복음주의협의회 회장)
사랑하고 존경하는 정진경 목사님! 정 목사님께서는 신촌성결교회와 한국교회를 사랑하시고, 신촌성결교회와 한국교회를 위해서 생명의 진액을 다 쏟아 부으셨지만, 부족하고 부족한 저를 누구보다도 사랑해주시고 아껴주시고 격려해주시고 칭찬해주셨습니다. 저는 온유 겸손하신 한경직 목사님으로부터도 분에 넘치는 사랑을 많이 받았지만, 정진경 목사님으로부터는 더 친밀한 사랑과 격려와 칭찬을 몽땅 받았습니다. 백두산을 비롯한 중국, 일본, 러시아, 태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스리랑카, 홍콩 등 세계의 수많은 곳을 정 목사님과 함께 여행하면서 저는 얼마나 즐겁고 행복한 시간들을 가졌는지 모릅니다. 그리고 얼마나 많이 배웠는지 모릅니다. 한국교회에 훌륭한 분들은 많지만 정 목사님과 같이 항상 가까이 친밀하게 사귈 수 있는 분들은 많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목사님은 저의 진정한 스승이시고 형님이시고 아버님이셨습니다.

사랑하고 존경하는 정진경 목사님! 림인식 목사님께서 입관예배 설교에서 지적하신대로 목사님께서는 한국교회에 “예수의 흔적”을 남기시고 가셨습니다. 예수님의 인격과 영성과 사명과 실천과 영광의 흔적을 몸에 지니고 사시면서 예수님의 흔적과 모습을 순수하게 나타내 보여주시고 가셨습니다. 정 목사님께서는 또한 한경직 목사님처럼 온유와 겸손과 포용과 격려와 칭찬의 삶이 무엇인지를 친히 삶으로 보여주시고 가셨습니다. 갈등과 분노와 분열이 가득한 한국교회에 포용과 연합과 일치가 무엇인지를 삶과 사역으로 보여주시고 가셨습니다. 정 목사님은 한국교회와 여러 기관들을 사랑하셨지만 특별히 한국복음주의협의회를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사랑하시고 애정을 가지고 지도해주셨습니다. 어느 다른 기관들보다도 귀하게 여기시며 사랑하신다고 자주 말씀하셨습니다. 성경적인 복음주의 운동의 아버지와 같은 역할을 해주셨습니다.

그런데 목사님께서는 아무런 예고도 없이 저희들 곁을 너무 갑자기 떠나셔서 저희들은 너무 당황하고 어쩔 줄을 모르고 있습니다. 목사님께서 소천하신 지난 목요일 아침 전화를 걸고 인사를 드렸는데, “나 지금 병원에 있어 주사 맞으러 왔어”라고 말씀하셔서 걱정은 했지만 그렇게도 빨리 돌아가실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주사 맞고 집에 돌아 오셨는데 밤에 다시 아파서 병원에 가셨다가 곧 돌아가셨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풀어야 할 과제가 너무 많은 우리들 곁을 너무 빨리 떠나셔서 너무 슬프고 공허하고 안타깝습니다. 그러나 목사님께서는 하실 일을 다 하시고 많이 앓지 않으시고 평안하게 하늘 집으로 올라가셨습니다. 조만간 천국에서 사랑하는 정 목사님을 반갑게 만나 뵙기를 바리며, 천국을 준비하는 참회와 온유와 겸손과 사랑과 봉사와 연합과 일치와 평화의 삶을 살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사모님과 자녀들에게 하나님의 위로와 은혜와 사랑이 충만하시기를 기원합니다. 9월 7일 월요일 아침, 목사님의 사랑받던 제자 김명혁 목사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