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찍 맞고 십자가 메고 가시밭길?
재판 고의 지연 비상식 특혜 받아
종교 불존중 넘어 법적 책임 회피
부적절 비유·책임 결여·본질 흐림

황운하 예수
▲관련 보도 화면. ⓒ유튜브 캡처
성탄절을 3주 앞둔 지난 3일, 더불어민주당 황운하 의원이 자신을 예수 그리스도에 비유했다. “가시 면류관을 쓰고 채찍을 맞으며 십자가를 메고 가시밭길을 걷는 것 같다.”

이는 문재인 정부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에서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은 자신의 처지를 예수의 고난에 비유한 것이다.

황운하 의원의 이 행위는 자기반성은커녕 성인의 희생을 경솔하게 모방하는 것이자, 신성모독으로 보인다. 범죄 혐의를 받고 있는 그가 법의 심판을 받고 적절한 처벌을 받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재판을 고의적으로 지연시킨 것은, 일반 서민에게는 상상할 수 없는 비상식적이며 비윤리적인 특혜로 볼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본인의 처지를 예수님의 고난에 비유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

그는 국회의원 배지를 달고 4년 동안 국민의 세비를 받아갔다. 이는 법 앞에서의 평등을 무시하는 행위이며, 대중의 신뢰를 저버린 후안무치한 행동이다. 이 상황에서 예수님과 자신을 비교하는 것은, 차라리 북한의 김정은을 모방하는 것이 더 적절했을 것이라는 생각마저 든다.

한국에는 하나님이 20여 명, 재림 예수가 50명이 넘는다고 한다. 이런 사이비 교주들은 스스로를 탄압받는 순교자로 우상화하고, 외부의 적을 설정해 집단 결속을 강화하는 수법을 사용한다. 어쩌면 황 의원이 스스로 이단 사이비 교주를 자청한 것과 다를 바 없다.

과거에도 그는 ‘처럼회’ 회원들을 “검찰 개혁의 순교자들”이라고 불렀다. 순교자의 진정한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는 듯, 그는 양심의 화인을 맞은 자로 자처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양심에 화인 맞은 자’는 양심이 마비돼 도덕적 둔감함을 경험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이런 사람은 말과 행동에서 자기중심적으로 변하며, 올바른 판단을 잃게 된다.

황 의원의 이러한 행위는 종교적 불존중을 넘어, 법적 및 윤리적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이다. 공인으로서 그는 자신의 행위의 심각성을 진지하게 뉘우치고, 대중 앞에서 성실하게 행동해야 한다. 그러나 그는 이런 기대를 저버리고, 논란을 일으키는 발언으로 사회적 불신만 증폭시키고 있다. 이런 태도는 결코 용납될 수 없으며, 그에 대한 비판은 필연적 결과다.

기독교에서 십자가는 예수 그리스도의 희생과 구원을 상징하는 매우 중요하고 신성한 의미를 지닌다. 그가 자신의 법적 고난을 이 십자가에 비유한 것은, 이러한 기독교 상징의 깊은 의미를 경시하고 신성을 모독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행위는 많은 기독교인들에게 불쾌함을 느끼게 하며, 신앙에 대한 존중과 하나님에 대한 경외심을 손상시켰다.

예수님의 고난과 십자가가 지닌 인류를 위한 희생과 구속의 근본적 의미와는 달리, 그의 이 같은 비유는 그 의미를 경시하고 왜곡하는 것으로, 신성모독에 해당할 수 있다. 이는 개인적인 문제를 종교적 고난과 직접 비교함으로써, 예수의 고난이 지니는 심오한 의미를 폄하하는 것이다.

공적 인물, 특히 정치인으로서 자신의 말과 행동이 대중에게 미치는 영향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종교적 상징을 무분별하게 사용한 것은 대중에 대한 민감성과 책임감이 결여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의 이러한 행위는 사회적 화합과 이해를 도모해야 할 위치에 있는 인물로서 부적절하다.

그의 발언은 기독교의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비아냥거리는 불필요한 문제를 일으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또 자신의 법적·윤리적 문제를 종교적 고난과 비교하는 것은 본질을 흐리게 하는 행위로, 이는 종교적 존중 부족, 비유의 부적절성, 공적 인물의 책임 결여, 사회적 분열 조장 등 다양한 문제를 야기한다.

공적 인물이라면 더욱더 종교적 상징의 중요성을 존중하고, 이를 경외하는 태도를 보여야 할 것이다.

◈최원호 목사

최원호 목사는 심리학 박사로 서울 한영신대와 고려대에서 겸임교수로 활동했습니다. <열등감을 도구로 쓰신 예수>, <열등감, 예수를 만나다>, <나는 열등한 나를 사랑한다> 등 베스트셀러 저자로 국제독립교회연합회(WAIC)에서 목사 안수를 받았습니다. 서울 중랑구 은혜제일교회에서 사역하며 웨이크사이버신학원 교수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최원호 박사의 이중창’ 칼럼은 신앙과 심리학의 결합된 통찰력을 통해 사회, 심리, 그리고 신앙의 복잡한 문제의 해결을 추구합니다. 새로운 통찰력과 지혜로 독자 여러분들의 삶과 신앙에 깊은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