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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국경 지역인 단동에 위치한 여성 정치범수용소의 모습. ⓒ오픈도어 제공
◈죽음의 문턱에 있는 내 딸을 살려주세요

지난 6월 29일 서울 명동 중국 대사관 앞 ‘탈북민 강제북송 반대’ 기자회견에서 중국에 구금되어 강제 북송이 임박한 스무 살 딸을 살려달라고 울면서 절규했던 어머니 박선영 씨의 외침에 수많은 시민들이 함께 울었습니다.

-북송 위기의 딸 현미를 위해 박선영 씨가 중국 정부에 보낸 편지

죽음의 문턱에 있는 내 딸을 살려주세요

저의 딸은… 세상에 태어난지 이제 겨우 20년, 희망을 꽃 피워볼 어린 나이에 생활난으로 중국 땅을 밟은 죄밖에 없는데, 2년이 넘는 긴 세월을 힘겨운 옥고를 치르고 있습니다.

중국에 가면 쉽게 돈을 벌어 가족을 살릴 수 있을 거라 생각 했지만 …결국은 공안에 잡혀 북송이라는 위험한 위기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북송은 곧 죽음이라는 걸 잘 알기에 가슴이 미여지는 아픔 속에 뜬눈으로 밤새워 보낸 세월이 벌써 2년이 넘었습니다. 애를 살려보려고 능력껏 뛰어 봤지만 엄마로서 할 수 있는 것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 딸애를 너무너무 보고 싶습니다. … 힘든 세월 속에 태어나 어린 나이에 너무도 많은 고생만 시켰는데, 오늘은 북송이라는 죽음의 문턱에서 생사를 판가름해야 하니 심장이 무너져 내리는 것만 같습니다.

살겠다고 중국 땅을 밟은 죄밖에 없는데 그것이 죄가 되여 억울한 죽음을 당해야 하니 이 가슴 아프고, 기막힌 사연을 그 누가 해결해 준단 말입니까!

그것은 오직 중국 정부만이 해결해 줄 수 있기에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따뜻한 마음을 열어 중국 땅을 밟은 죄값을 용서하여 주시고 살려주십시오. 난민으로 인정하여 엄마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는 길을 열어 주십시오. 평생 감사하며 잊지 않겠습니다.

… 저의 딸만이 아닌 중국 감옥에 구류되어 있는 수많은 탈북민들에게도 구원의 길을 열어 주십시오. 그리하여 그들도 중국 정부의 감사함을 알며 인간답게 살 수 있는 기회를 열어 주십시오. 간절한 마음으로 부탁드립니다.

딸의 구원을 간절히 바라는 한 어머니(박선영) 올립니다.

◈2,600명 탈북민들이 언제 강제북송될지 모르는 긴박한 상황

대통령님, 코로나19로 폐쇄됐던 북한과 중국의 국경이 다시 개방되면서, 코로나19 기간 동안 중국 공안에 체포돼 감금돼 있던 2,600여 명의 탈북민들이 언제 강제 북송될지 모르는 긴박한 상황입니다.

북한으로 강제북송될 경우 탈북민들은 북한 보위부에 의하여 모든 돈과 소지품들을 다 빼앗기고 가혹한 고문을 당합니다. 특별히 임신부들은 강제낙태, 영아살해를 당합니다. 고문 후에는 감옥에 수감되거나 노동단련대에 끌려가서 죽도록 강제노동을 하다가 죽기도 하고, 살아나와도 노동단련대에서 걸린 영양실조와 각종 질병과 그 후유증으로 평생을 고통 속에서 살아갑니다. 심한 경우에는 정치범수용소에 끌려가거나 처형을 당합니다.

중국은 1982년 ‘UN 난민의 지위에 관한 협약’에 가입하였지만, 지금까지 단 한 번도 탈북민에 대해 UN 난민 지위를 주지 않았습니다. (러시아의 경우 탈북민들에게 UN 난민 지위를 주고 있습니다.)

UN난민협약 제33조는 ‘체약국은 난민을 …그 생명이나 자유가 위협받을 우려가 있는 영역의 국경으로 추방하거나 송환하여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중국이 1988년 가입한 고문방지협약 3조도 ‘어떤 국가도 고문 받을 위험이 있다고 믿을 만한 상당한 근거가 있는 다른 나라로 개인을 추방, 송환, 또는 인도할 수 없다’고 규정하여 ‘강제송환 금지원칙’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북중 국경수비대에 감금되어 강제북송 위기에 처한 탈북민 2,600명 중에는 현재 남한에서 살고 있는 탈북민 34,000여 명의 가족들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미국 뉴욕 탈북민 강제북송 반대
▲뉴욕 유엔 본부 앞 행진. ⓒ시민연합
◈전국과 세계로 번져가는 탈북민 강제북송 반대 시위

그 후 매주 ‘2,600명 탈북민 강제북송 반대 집회’와 함께 ‘1인 피켓 시위’가 전국적으로 일어나고 있으며, 미국, 캐나다, 영국, 호주 등 전 세계로 번져가고 있습니다. 미국 워싱턴 D.C., 뉴욕, 시카고, 애틀란타, 달라스 등에서도 한인 교포들이 중국대사관과 영사관 앞에서 그리고 시민들이 운집한 거리에서 2,600명 탈북민 강제북송 반대를 외치고 있습니다.

◈중국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앞둔 지금이 외쳐야 할 때

2022년의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열렸을 때, 신장-위구르 소수민족 탄압과 인권유린 그리고 홍콩의 인권탄압 문제로 인하여 미국, 유럽을 중심으로 많은 나라들이 ‘베이징 동계올림픽 보이콧’을 선언하며 불참하였고, 전 세계적으로 중국의 인권유린이 화두가 됐었습니다.

2023년 9월 23일 중국 항저우에서 개최되는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또다시 탈북민에 대한 중국 정부의 지속적이고 심각한 인권유린과 2,600명 탈북민 대규모 강제북송이 국제적 심판대에 오르고 있습니다. 지금이 한국 정부와 국민들이 2,600명 탈북민 구출을 위하여 전 세계를 향해 외쳐야 할 때입니다.

윤석열 대통령님, 한국 정부와 UN과 국제사회가 협력하여 탈북민 2,600여 명이 강제 북송되지 않을 뿐 아니라, 중국 정부에 의하여 UN 난민으로 인정되어 이들이 자유 대한민국으로 안전하게 올 수 있도록 앞장서주시기를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미국 워싱턴 탈북민 강제북송
▲크리스 스미스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시민연합
◈국민을 끝까지 책임지는 국가

2018년 5월 미국과 북한 정상회담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은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직접 북한에 보냈고, 그는 김정은을 만난 후 북한에 억류되어 있던 한국계 미국인 김동철, 김상덕, 김학송 3명을 다 데리고 왔습니다.

이 3명을 태운 미국 대통령 전용기는 2018년 5월 9일 새벽 2시 40분에 미국 메릴랜드주 공군기지에 도착했습니다. 이른 새벽임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 내외분은 직접 공항에 나가 비행기 안에까지 올라가서 3명을 맞이했고, 직접 이들을 격려하고 환영하는 장면이 전 세계에 뉴스로 방송되었습니다.

이 3명은 미국에서 출생한 사람들도 아닙니다. 그런데 그들이 미국 국적을 가졌다는 이유로 미국 대통령은 대통령 전용기를 보내서 구출해왔습니다. 김정은은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 대통령의 끈질긴 요청을 들어줄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구출됐던 김학송 씨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국적만 미국이지 저는 미국을 위해 한 일이 없어요. 제가 북한에 간 것도 미국이 아니라 한반도를 위해 간 거였어요. 그런데도 미국은 저를 구출해줬어요. 미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요. 뒤늦게 정착한 외국인 이민자이고 영어도 잘 못 하는데도요. 미국은 국민을 끝까지 책임지는 국가라는 것을 온몸으로 느꼈습니다.”

◈대통령님, 헌법상 대한민국 국민인 2,600명 탈북민들을 구출해 주세요!

저는 이 뉴스를 보고 김학송 씨의 멘트를 들으면서 정말 몹시 부러웠고, 이래서 선진국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제 선진국으로 발돋움한 대한민국의 정부도 자국민 보호를 위해서 대통령 이하 모든 공직자들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존경하는 대통령님!

국가의 가장 중요한 책무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것이라고 강조해 오셨습니다. 강제북송을 앞두고 죽음의 문턱에서 공포에 떨고 있는 2,600명 탈북민들은 헌법상 대한민국 국민입니다. 우리 동포들의 생명을 구출하는 일에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온 마음과 힘을 다하여 앞장서 주시기를 중심으로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너는 말 못하는 자와 모든 고독한 자의 송사를 위하여 입을 열지니라”(잠 31:8)

“너는 사망으로 끌려가는 자를 건져 주며 살륙을 당하게 된 자를 구원하지 아니하려고 하지 말라”(잠 24:11)

2023. 9. 22
에스더기도운동 대표 이용희 외 회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