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문화 관점에서 본 제주 기독교와 선교
사회문화 관점에서 본 제주 기독교와 선교

고창진 | 사자와어린양 | 372쪽 | 25,000원

사자와어린양에서 이전과는 상당히 결이 다른 책 한 권이 나왔다. 상당히 주목할 만한 책이다. 『사회문화 관점에서 본 제주 기독교와 선교: 상생과 공존을 위한 제주 개신교 선교방안』(고창진, 사자와어린양)이다. 제목만 보면 지역적으로나 주제적으로나 지엽적으로 비치는 책이다.

사실 제주라는 곳이 우리에게 주는 이미지가 그러하다. 제주에 사는 많은 분들께는 결례가 될 수도 있겠지만, 상당수 사람들이 가지는 제주에 대한 이미지가 그럴 것이다. 그저 관광이나 힐링을 위해 찾아가는 곳으로 여긴다. 개인적으로는 제주에 대해 그런 생각을 버리려고 노력하지만,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책을 읽으며 어릴 적 주일학교에서 배운 이기풍 목사의 사역이 다시 리마인드됐다. 주일학교 분반공부 시간에 배웠던 공과에서 한국교회 초창기 역사를 다룰 때 언급되는 정도로 알던 이기풍 목사의 사역이 이 책에 등장한다. 하지만 그분의 사역으로만 제주를 바라보기에는 너무 피상적이고, 기독교 선교를 한국교회 관점에서만 이해하는 한계성을 갖고 있다.

돌하루방 제주 제주도 돌인형 파도 바다 휴가 풍경
▲바다를 배경으로 한 제주도 돌하르방. ⓒ픽사베이
이 책은 제주 출신이고 지금도 제주에서 사역하는 목회자가 제주 선교에 대한 이해와 방안을 위해 쓴 책이다. 그러기에 단순히 원론적이고 피상적인 선교 전략이 아니라 제주의 역사와 특성, 문화들을 독자들에게 먼저 상세히 설명함으로써 제주에 대한 통념을 깨뜨리고 제주를 올바르게 이해하도록 돕는다.

저자가 지적하듯 헌법에서 우리나라 영토를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라고 표현한 것처럼 제주는 중심이 아니라 변방처럼 여겨졌고, 실제로도 제주의 역사는 독립적으로 이뤄져 본토와는 다른 문화와 역사를 그려왔다. 그러기에 그런 이해 없이 제주를 바라볼 때는 이질적이고 소통에 있어서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고 현실적으로도 그러했다.

그런 점에서 저자는 제주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접근을 위한 적절한 책을 내놓았다고 할 수 있다.

곶자왈
▲제주 곶자왈도립공원 속 나무와 덩쿨이 뒤엉킨 모습. ⓒ도립공원 홈페이지 캡쳐
저자는 ‘궨당 문화와 쿰다 문화’라는 말을 통해 제주 문화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접근을 보여준다. ‘친족과 품다’라는 단순한 말로 표현은 할 수 있겠지만, 표현 자체가 우리가 가진 통념을 넘어 제주가 갖는 지역적 특성과 역사로 인한 재해석과 이해로 바라볼 때 제주를 제대로 볼 수 있음을 저자는 말한다.

그리고 그런 독특성을 위해 제주의 민간신앙을 설명하고 그 민간신앙에 외래 종교의 부딪힘과 융화와 변형을 설명한다. 또 본토와 멀리 떨어진 섬이라는 환경에서 벌어진 역사와 문화와 삶을 이해함으로써, 제주를 올바르게 바라볼 수 있도록 돕는다.

이런 배경 속에서 천주교와 개신교 선교역사의 명암을 자세히 보여준다. 그리고 이런 토대 위에서 이제 어떻게 제주 선교와 교회 사역을 행해갈 수 있을지를 고민하게 보여준다. 저자가 책 전반에 걸쳐 언급하는 ‘궨당 문화와 쿰다 문화’를 제주 사역과 선교를 행하는 목회자는 수용하고 활용해야 함을 말한다.

이 책은 제주만이 아니라 섬 사역을 위한 선교 방안을 위해서도 주목할 필요가 있는 귀중한 책이며, 제주에 대한 일반적인 이해를 위해서도 주목할 만하다.

문양호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위원
함께만들어가는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