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이자 이 시대 문제 해결의 열쇠 ‘종교개혁이 연 새 세상’

김신의 기자 입력 : 2017.09.10 16:43

한국기독교역사박물관,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 기획 전시


한국기독교역사박물관

역사는 단순히 과거에 관한 것이 아니다. 아니 과거와는 거의 상관이 없다. 사실 역사가 강력한 힘을 갖는 까닭은 우리 안에 역사가 있기 때문이고, 우리가 깨닫지 못하는 다양한 방식으로 우리를 지배하기 때문이며, 그리하여 말 그대로 우리가 하는 모든 일 안에 현존하기 때문이다. - 제임스 볼드윈(James Baldwin)

한국기독교역사박물관(이사장 정영록, 관장 한동인)은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해 오는 19일부터 내년 여름까지 ‘종교개혁이 연 새 세상’이라는 주제로 특별전시회를 개최한다. (구한말 이후 기독교학교 사진전은 12월 19일까지)

1517년 10월 31일, 루터가 ‘면죄부에 관한 95개조 논제’ 항의문을 비텐베르크대학의 성교회 정문에 게시함으로 종교개혁의 횃불이 타올랐다. 이후 루터의 종교개혁의 결과로 나타난 프로테스탄티즘(개혁교회)은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로 확산됐다.

주최 측은 “종교개혁의 의미를 다시금 조명해보고, 종교개혁이 개화기 한국의 교회와 사회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종교개혁이 연 새 세상’이라는 주제로 모색해 보고자 했다”며 “한국개신교 선교의 역사는 종교가 중심이 돼 세계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다양한 가치체계의 경종을 울리고 혁신을 이끈 사회개혁이 됐다. 종교개혁은 과거의 역사일 뿐 아니라 이 시대의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라고 했다.

한국기독교역사박물관
▲한국기독교역사박물관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 기획전 브로셔. ⓒ김신의 기자
한국기독교역사박물관
▲기자회견 당일 가지고 온 한국기독교역사박물관의 실물자료. ⓒ김신의 기자

전시는 ‘한국사회의 근대화’, ‘성경 번역’, ‘교육(기독교 학교의 설립과 주일학교)’, ‘여성운동’, ‘디아코니아(교회의 사회 봉사)’, ‘예배’라는 6개의 주제를 다루게 되며, 상설 전시와 기획 전시, 특별프로그램 행사들을 아우를 예정이다.

종교개혁 당시 인쇄술 발전에 힘입어 성경번역이 이루어졌던 것처럼, 우리나라의 경우 만주와 일본에서 성경을 한글로 번역하는 작업이 선교사들의 입국보다도 선행됐고, 이응찬, 백홍준, 김진기, 서상륜, 서경조 등 권서인들의 전도활동이 그 뒤를 따랐다. 그리고 마침내 로스와 매킨타이어, 한국인 번역자들이 완성한 첫 한글로 된 번역서 『예수셩교누가복음젼셔』(1882), 『예수셩교젼셔』(1887)가 세상에 나왔다. 로스선교사와 게일과 언더우드는 『한국어 교본』(1877)과 『한영문법』, 『한영자전』을 출판했는데, 이것은 한글발전의 중요 토대가 됐다.

이후 1884년 본격적으로 시작한 한국개신교는 알렌, 언더우드, 아펜젤러, 스크랜튼 부인 등이 입국하며 1885년 배재학당, 이화학당, 언더우드학당, 예수중학교를 비롯한 여러 교육기관들을 세웠다. 1907년 전국 장로교회의 절반 이상이 기독교학교를 세웠다는 통계가 있을 정도로 교회가 사회에 미친 영향력을 지대했다.

또한 19세기 말 복음을 전하기 위해 한국에 온 선교사들은 디아코니아, 즉 헌신적인 의료활동과 사회봉사에 힘썼으며 이는 정치, 경체, 사회, 문화의 영역 전반으로 확대됐다. 이 과정에 여성들이 의술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돕는 일부터 고아원, 교육기관들을 세워 여성 지도자들을 길러냈으며, 이들은 3.1운동과 민족운동, 교육사업, 사회사업, 종교계를 비롯한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했다.

‘오직 믿음, 오직 은혜, 오직 성경’을 중심삼고 본질로 돌아가고자 했던 운동은 성직자 중심의 예배로부터 예배자 모두가 참여하는 예배로, 중세 가톨릭교회의 의식 중심 예배에서 말씀 중심의 예배로 변화시켜갔다.

한국기독교역사박물관
▲한국기독교역사박물관 한동인 관장(오른쪽), 이인수 목사(왼쪽). ⓒ김신의 기자

한동인 관장은 “연 초부터 자료들을 준비해서 기획전을 마련하게 됐다. 향산 한영제 장로님이 평생 모은 귀한 자료들을 보면서, ‘약 이 자료들이 모아지지 않았다면 오늘 같은 기획전이 있을 수 있었겠는가’ 이런 생각이 들었다”며 “한국뿐 아니라 외국에서도 한국 교회의 기적 같은 부흥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궁금해하시는데, 이번 기획전시의 자료들이 실감할 수 있는 증거물이 되지 않았는가 생각해본다”며 이번 전시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눈으로 보고 느끼고 영감을 받고, 또 신앙 생활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하는 작음 바람”이라고도 밝혔다.

학예연구실장 이인수 목사는 “한글 성경 번역 이야기를 연대기적으로 중요한 성경들, 한글의 우수성에 대해서 깊이 관심을 갖고 만든 한영자전서, 문법서, 그 시대 사람들이 성경을 독경하고 암송하도록 냈던 여러 가지 자료집들을 박물관에서 볼 수 있다”고 했고, “경기도 이천시가 ‘문화예술 플랫폼’ 사업으로 저희 프로젝트를 채택했다”며 “공신력 있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단 의미”라고도 덧붙였다.

한편 기획전시에는 초기한글번역 성서 등 실물 자료 60여점과 사진자료 120여점이 전시될 예정이다.

제 1전시장에는 상설전시(19세기부터 625전쟁 이후 기독교 역사물)가 진행 중이며, 이번에 기획된 제 2전시장은 특별히 한국기독교역사박물관 내의 평양장대현교회 재현건물에서 진행된다. 평양장대현교회는 1907년 평양대부흥운동의 발화점이 된 곳이다. 제 3전시장에서는 ‘루터를 그리다-루터의 도시와 그 흔적을 찾아서’가 열리고 있다. 또한 특별 프로그램으로는 도자기로 유명한 이천시의 도자예술을 접목시킨 ‘도판에 새긴 신앙 글과 그림’ 체험학습도 무료로 진행된다.

“크도다 하나님의 경륜이여! 그 지혜를 측량할 수 없으며 그 발자취를 찾을 수 없도다. 예수그리스도의 참 빛이 천하에 널리 비추니 잠자는 자가 깨어나며 죽은 자가 일어나 어두운 세상이 광명으로 바뀌는 중에, 한 줄기 빛이 우리 평양에 투입되어 도시와 농촌 각처에 복음이 두루 전하니…” 평양장대현교회 담임이었던 길선주목사의 글 『평양노회지경각사기』(1925) 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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