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하워드
▲유 하워드 원장. ⓒ크리스천투데이 DB
학원가에서 보는 주입식교육의 맹점 2가지를 공개한다. 첫째, 주입식은 아이의 소질을 정확히 못 보게 하는 착시현상을 일으킨다. 과거 이 동네 OO여고 1학년생, 수학으로 이름을 날리던 제자의 말이다.

"저 학원에서 지난 5년치 학교 문제(중간·기말 고사 출제문제)를 다 풀었고 과외로 시중에 있는 기출문제도 다 풀었거든요. 제 점수는 하도 많이 반복해서 나온 점수지, 제 진짜 실력이 아니에요. 저보다 점수는 낮아도 개념 이해랑 적용이 훨씬 빠른 애들이 많아요. 그런 애들이 이과 지망해야죠. 저는 제가 수학에 소질 없는 것 잘 알아요...."   

주입식은 소질 없는 아이들도 버틸 수 있게 하는 묘한 약효가 있다. 일단 높은 점수를 유지해 주니까. 이런 아이들을 '점수가 받쳐주니까!' 식으로 밀어붙인다 해도, 자기소개서와 면접에서 걸러지는 경우가 많다. 대학 면접관은 진짜와 가짜를 알아보기 때문이다. 그나마 면접에서 걸러지면 다행이다. 체면 세우며 우기다 전과 중에 겪는 난처함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다.  

둘째, 자기 정체성 파악의 부족이다. 주입식 학습 환경에는 멈출 줄 모르는 급행열차처럼 절대 전진만 있다. 그래서 학생 개개인이 자신을 탐험하게 내버려두지 않는다. 그래서 내가 누구인지, 뭘 잘하는지, 왜 공부하는지 모르고 있다가 취업 후에서야 '엄마, 나는 누구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니 대한민국 청춘은 아프다는 서울대 김난도 교수님의 진단이 정확할 수밖에 없다. "많은 1학년 학생들이 이제 무슨 목표를 세워야 할지 모르겠다며 고민을 털어놓는다. 지금까지의 삶에서 유일하게 가졌던 목표를 상실한 직후 공황상태에 빠진다."

주입식 바다에서 허우적대는 우리에게 하나님은 다윗을 보여주신다. 너무도 막강해서 이스라엘의 경쟁 상대가 될 수 없었던 골리앗. 말 그대로 괴물이었다. 그런 골리앗과 싸우겠다고 나선 다윗. 당시 최고의 전투 장비인 놋 투구, 갑옷을 왕으로부터 직접 제공 받았다(삼상 17:38). 그러나 다윗은 외부에서 오는 도움을 포기했다. 대신 자신 안에 있던 짱돌로 골리앗을 상대했다. 그리고 골리앗을 쓰러뜨렸다.

이 장면은 실력 있는 아이가 만들어지는 영적 원리를 드러낸다. 실력 있는 아이는 지식 주입으로만 만들어지지 않는다. 아이 안에 있는 그 무엇이 하나님과 만날 때 만들어진다. 이러한 영적 원리를 신약성경은 보다 자세히 풀어준다. "각각 자기의 일을 살피라. 그리하면 자랑할 것이 자기에게는 있어도 남에게는 있지 아니하리니 각각 자기의 짐을 질 것이라(갈 6:4-5)". 내 자녀에게는 이미 그만의 특별한 무엇이 있단다. 바로 그것이 아이를 성공으로 이끈단다.

자녀가 이미 고등학생이라면, 더 늦기 전에 부모가 해야 할 일이 있다. 조용히 아이 안을 들여다 보라. 출생부터 지금까지의 과정을 회상하라. 하나님이 내 아이에게 이미 주신 독특한 것이 있을 것이다.

부모님이 목격했던 아이가 누구인지 자녀에게 이야기하라. 부모님이 기대하는 아이의 모습 말고, 부모님이 보셨던 아이 말이다. "돌잡이 때 무엇을 잡았고, 어떤 장난감을 좋아했고, 좋아했던 동화책은 무엇이었으며, 초등학교 첫 사랑이 누구였고, 어떤 말썽을 일으켰는지 등등."

많은 고등학생들은 자기 이야기에 굶주려있다. 자신이 누구이고, 무엇을 전공해야 하는지 갈급해 한다. 아쉽게도 그들이 처한 현재 교육 환경에서는 그런 궁금함을 해결하기 어렵다. 주입식 '마술'이 우리의 눈을 가리웠다. '묻지 마 이공계 바람'과 세속적 취업 망상주의가 그들의 심미안(審美眼)을 흐려놓았다.  

말보다 글로 전하면 더욱 좋다. 생각은 회상할 때 넓어지고, 글로 쓸 때 날카로워지니까. 부모는 아이를, 아이는 자신을 따뜻하고 정확하게 알아가는 계기가 될 것이다. 아이 스스로가 진로를 볼 수 있는 불을 밝혀 줄 것이다. 전공 선택의 길라잡이가 될 것이다. 교내 비교과 활동에 활력을 더할 것이다. 머지 않아 작성해야 하는 대입 자기소개서와 면접 준비에 도움이 될 것이다. 고등학생들은 자신이 보일 때 움직인다. 자신이 더 잘 보일수록 더 빠르게 변화한다.

자신 안에 무엇이 있는지 알고 있었던 다윗의 승리는 기적이 아니다. 순리(順理)다. 자신에게 무엇이 없는지 몰랐던 골리앗의 몰락은 실수가 아니다. 이치(理致)다. 그래서 모든 다윗은 이긴다. 모든 골리앗은 쓰러진다. 하나님께서 내 아이에게 이미 주신 그것을 찾으라. 하나님께 내어 드리라. 그 때 아이는 비상(飛翔)할 것이다.

"우리는 그가 만드신 바라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선한 일을 위하여 지으심을 받은 자니 이 일은 하나님이 전에 예비하사 우리로 그 가운데서 행하게 하려 하심이니라(엡 2:10)."

유하워드 원장(대치동 eMAX영어학원, <잘 풀리는 자녀의 비밀>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