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투데이 결혼정보 & 웨딩 특집] 결혼, 그 높은 고지를 향하여

크리스천데이트 슈렉

"이젠 소개팅 같은 거 안할래. 저번에 만난 사람? 뭐 그럭저럭 괜찮은데, 뭐랄까?
딱 이 사람이다! 이런 것도 없고 확신도 안 서고.. 에이 내 팔자에 무슨 연애니. 그냥 이러고 사는 거지.
요즘엔 남친 없어도 되겠단 생각도 해. TV만 켜면 이두 삼두 막 박힌 애들이 다 벗고 나와서 누나 사랑한대.
야, 내가 누굴 만나도 걔네만한 사람 만나겠니. 이젠 아이돌이 내 남친이다 생각하면서 살려고. ㅋㅋ

결혼? 말도 꺼내지마. 골치 아파. 오늘도 우리 엄마 아빠 대판 하시는데 결혼에 ㄱ자도 생각하기 싫더라.
따지고 보면 연애란 거 낭비 아냐? 돈은 돈대로 쓰고, 시간은 시간대로 쓰고, 신경은 얼마나 쓰이겠어.
그러다 싸우기라도 해봐. 동네 놓여진 쓰레기통만 봐도 걷어차고 싶어질 걸?
아마 동네에 엎어진 쓰레기통은 다 커플들이 차고 다닌 건지도 몰라. 적어도 기대를 안 하면 상처는 안 받겠지.
뭐? 연애도 한 번 얀해본 애가 어떻게 아냐고?

...아 몰라 이 기집애야. 인기가요 한다. 비스트 컴백했대. 전화 끊는다."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연애를 포기한다. 지나간 사랑에 받은 상처를 치유할 시간을 벌고 있는 거라면 어느 정도 이해가 가지만, 개중에는 아예 시도조차 하지 않으려 하는 사람들도 있다. 여러분 주변에는 위와 같은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없었는지. 아니, 혹시 어쩌면 주말마다 TV 앞에 앉아 소녀시대의 컴백날짜를 세고 있는 삼촌팬이나, 양요섭의 목소리에 현혹된 누나팬이 바로 당신인 건 아냐?

 기대를 안 하면 상처도 없는 것이 아니라

  대다수의 연애 포기자들의 말들을 들어보면, 그들의 포기에 전혀 이유가 없는 것은 아니다. 가정사의 아픔이 있는 경우도 있고, 고백 당시 깔끔치 못한 마무리로 트라우마를 가진 사람도 있다. 교회라는 커뮤니티가 가지는 특성 상 많은 사람들의 입김을 타기 마련이니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오늘 연애 포기의 합당한 사유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자 함은 아니다. 연애를 포기하게 된 100만가지 이유를 차치하고 ‘기대하지 않으면 상처도 적어’라는 마음가짐에 대해 함께 생각해 보길 원한다.

 애초에 당신은 연애, 혹은 사랑에 대해 무엇을 기대하고 있었는가. 연애를 통해 내면의 상처를 치유 받고, 영적으로 강건해지며, 백년만년 행복하길 바라고 있다면 당신의 사랑은 외로움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왜냐 하면, 사랑이란 게 원래 그런 법이다.

상처받을 각오가 없으면 사랑할 수 없다

 디즈니식 동화 세상에 길들여져 있던 우리에게 신선한 충격을 제시한 애니메이션이 있었으니, 바로 드림웍스의 야심작 ‘슈렉’이다. 무려 4가지 시리즈로 제작되며 흥행성과 작품성을 인정받은 이 애니메이션에서 최고 백미는 ‘피오나 공주’가 아닐까 싶다. 밤마다 덩치가 산만한 더듬이 괴물로 변하는 마법에 걸린 피오나 공주. 사랑하는 사람의 키스만이 그 끔찍한 저주를 벗겨준다고 한다. 그녀에게 사랑은 자신의 저주와 아픔, 지난 과거를 말끔히 청산해주는 만병통치약이다. 위대하고 환상적인 것이며, 마땅히 사랑만 있으면 모든 것들이 정돈될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래서 자신의 환상을 과감히 깨버리는 사랑, 슈렉을 거부한다. 슈렉은 순도 100% 더듬이 괴물에다가 늪지에서 개구리나 잡아먹는 비전 없는 남자가 아니던가. 하지만 물론, 동화 속의 이야기가 늘 그러하듯 진정한 사랑은 이루어지기 마련이고 우여곡절 끝에 피오나 공주의 저주가 슈렉의 키스로 해결되는 듯싶던 찰나, 우리를 깜짝 놀라게 만드는 결말이 펼쳐진다. 피오나 공주의 모습이 아리따운 원래 모습이 아닌 흉측한 괴물로 변해버린 것이다! 정말이지 모두의 기대를 뒤엎는 유쾌한 반전이 아닐 수 없다.

나는 이것이야말로 사랑이고 연애라고 생각한다. 사랑은 상처받지 않고 잘 먹고 잘 살기 위해서 하는 게 아니다. 사랑을 해도 내 삶의 처연한 흔적은 남아있다. 어쩌면 상처의 문양이 더 짙어질 수도 있다. 상처받지 않고 살기 위해 외면하고 살다보면 사랑에 대한 환상은 오히려 더 커져만 갈 것이다. 기대하지 않으면 상처받지 않는 것이 아니라, 상처받을 각오가 없으면 사랑할 수 없다.
사랑에 대한 환상과 기대를 깨라. 사랑은 당신의 모든 선택의 순간이 가져오는 결과이다. 우두커니 숨어서 사랑에 대한 쓸데없는 환상만 키우지 말고, 사랑 때문에 쓰레기통을 걷어차게 될 준비를 단단히 하길 권하고 싶다. 그리고 필연적으로 실망하고 눈물짓게 될 사랑의 속성을 이해하는 지혜가 생겨나길 축복한다.

내가 삶에서 발견한 최대 모순은 상처 입을 각오로 사랑을 하면,
상처는 없고 사랑만 깊어진다는 사실이다 - 마더 테레사

아프니까 사랑이다

 연예인을 바라보며 자기만족만 채우고 있는 것이 사랑의 간극을 채워줄 수 있을리 만무하다. 연예인 혹은 다른 무언가를 통한 대리만족은 사랑의 괴리감만 키우는 일이란 걸 스스로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누군가 나에게 ‘사랑할 수 있을까?’라고 묻는다면 나는 ‘네가 사랑하길 택한다면 당연히 가능하다’라고 대답한다. 다시 한 번 기억하자. 사랑은 선택의 결과이다. 덤으로 한 가지 더 참견하자면, 만약 당신 안의 상처가 사랑하기를 머뭇거리게 한다면, 나는 닫힌 마음의 문을 열 수 있는 열쇠가 당신 안에 있다고 얘기하고 싶다. 언젠가 당신 안의 상처를 남긴 가해자에게 가지게 될 긍휼의 마음이 이 지루한 숙제의 해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굳이 연애가 아니더라도, 모든 종류의 사랑에는 아픔이 수반된다. 사랑의 상징 예수님은 우리를 사랑하기 위해 목숨까지 뺏겨야 했다. 당신의 마음은 앞으로도 몇 번이나 철렁거리게 될 것이고, 때때론 이불을 뒤집어 쓰고 차오르는 눈물을 혼자 감당해내야 할 때도 있을 것이다. 만약 그런 날이 찾아온다면, 축하한다. 당신은 정말 사랑을 하고 있는 것일 테니까. 사랑하는 당신은 가장 아름답다.
[출처] [연애강론 시즌2. 3강] 우리가 사랑에게 기대하는 것들|작성자 크리스천데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