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효제
▲정효제 박사(크로마크리스찬스쿨(CCIS) 설립, 전 대한신학대학원대학교 총장).

누구에게나 열등감의 문제는 있다. 하지만 이는 무엇을 잘못하거나 실패함으로써 느끼는 객관적 감정이 아니라 매우 주관적으로 혼자만 느끼는 감정이기에 본인 외에는 잘 알 수 없다. 사람들은 이 열등감을 치유하기 위하여 무슨 일이든지 하려고 한다. 학생들도 마찬가지여서 우등생이 되거나 최고의 말썽쟁이가 되는 것도 이런 경우라고 파악해야만 그 치유책을 얻게 된다.

항상 칭찬을 받는 아이는 '칭찬병'이라는 중병에 걸려서 헤어나지 못한다. 어른이 되어서도 고치지 못하고, 모든 일에 있어서 본인은 칭찬을 받아야 되는 줄로 착각하게 되고, 조금만 어려운 일을 당해도 좌절하고 낙망하는 경우를 보게 된다. 그리고 관심과 주목을 받지 못해도 실망과 상실감에 빠져 시달리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우월 콤플렉스도 열등감의 일종이라고 심리학자들은 말한다. 그러면 이 열등감이 문제인데, 이를 해결하지 못하면 왕따 문제의 해결은 없다고 해야 할 것이다.

한편 자신감을 가진 사람들은 자신이 잘났다는 것을 과시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 이미 우월하다는 것을 알고 있는 상황에서는 그럴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학생들이 이런 콤플렉스에 걸려 있다면, 우리는 그 열등감을 치료하는 일부터 해야 할 것이다. 왕따의 문제는 결국은 이 열등감에서 나오는 것이고, 내가 중요한 사람이라는 것을 억지로 보이기 위해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나와 동행하며 내 영향력 아래에 있거나 내가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나도 너를 모른다"고 하는 것이 집단 따돌림의 본질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교육 현장에서 학생들에게 자신감을 심어 주는 일이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 인생은 남에게 보여 주기 위한 것이 아니며, 여러 번 실패를 하더라도 자신감을 잃지 않고 강하게 일어서야 한다는 것, 강해야 하는 것이지 강하게 보이려고 하여서는 안 된다는 것을 가르쳐야 한다. 보여 주기 위한 인생을 살다 보면 자신을 능력보다 훨씬 더 과대포장하게 되고, 의복이나 외모에 과도하게 신경을 써서 남의 이목을 끌어 보려는 경향이 있게 되고, 때로는 과도하게 친절을 베풀어 상대방으로 하여금 본인의 가치를 인정하도록 하여 그를 지배하려고 하는 욕구도 발생한다.

아이들이 성장해도 열등감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문제는 계속된다. 끊임없이 형제들과,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면서 '나는 왜 이래?' 또는 '나한테 왜 이래?'를 반복하게 된다. 평등하게 대접받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당연히 다른 사람들과 다르고, 내가 할 일은 내가 더욱 잘한다는 자신감을 불어넣어 줄 필요가 있다. 왕따의 문제는 결국 열등감 극복과 자신감 회복이 문제인 것이다.

정효제 박사(크로마크리스찬스쿨(CCIS) 설립, 전 대한신학대학원대학교 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