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가 닮아간다’ 라는 말을 자주 하곤 합니다. 어떤 이유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사이가 좋고 오래 살아온 부부일수록 서로의 모습이 참 많이 닮아 있음을 보곤 합니다. 영국 리버풀대학에서 부부 160쌍의 사진을 뒤섞어 놓고 11명의 남녀에게 서로 닮은 사람들끼리 골라보라고 했더니 놀랍게도 골라낸 쌍의 대부분이 부부 사이었다라는 연구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궁금증이 생기죠, 부부는 원래부터 닮았던 사람들일까요, 아니면 점점 닮아가는 걸까요? 이 비과학적인 명제를 두고 과학적인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었습니다.

먼저, 서로 다른 부부가 시간이 흐름에 점점 닮아간다라는 연구입니다.

영국의 리버풀대 연구진은 사람들은 오래 같이 살수록 감정 표현이 비슷해지면서 근육과 주름의 움직임이 같아져 얼굴 표정이나 인상이 닮아간다는 연구를 내놓았습니다. 부부는 같이 웃고, 같이 울고, 함께 화내고 함께 걱정을 하다보면서 많은 부분 생각과 감정을 함께 공유하며 살아가게 됩니다. 비슷한 감정에 비슷한 근육과 주름이 당겨지고 펴지면서 얼굴의 형태가 비슷해지는 것이빈다. 그리고 함께 먹고, 함께 대화하는 와중에 부부는 식성과 말투, 표정, 행동거지 하나 하나를 본인도 모르게 따라하며 둘은 닮아가게 됩니다. 오랫동안 공유되어온 생각과 감정은 서로의 성격과 가치관에까지 영향을 줘서 결국은 남에게 풍기는 인상이나 행동들이 비슷하게 보여지게 되는 것이죠.

반대로, 닮은 사람들끼리 같이 살게 되어 닮은 것이라는 연구도 있습니다.

스코틀랜드 성 앤드류대학교 얼굴 인지 실험실은 30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여러 장의 사진 중에서 어떤 얼굴에 더 끌리는지를 알아보는 심리학 실험을 했습니다. 그런데 이 여러 장의 사진중에 참가자들의 얼굴을 토대로 해 성(性)만 바꿔놓은 사진을 섞어 놓아 보았습니다. 예를 들면 남성 참가자의 사진을 변형시켜 여성화된 사진으로 만들고, 이렇게 만든 얼굴을 다시 여러 연령대로 만든것입니다. 결국 본인과 닮은 이성을 다양한 연령대로 제시되어 다른 여럿 이성들 사진들과 섞어놓은인것이죠. 실험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많은 학생들은 비슷한 또래 뿐만 아니라 높은 연령층까지 자신의 사진을 변형시켜 놓은 사진을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자신과 닮은 이성에게 가장 호감을 느껴 고른 것이죠.

▲비지팅엔젤스코리아 중랑지점 채광천지점장, 최금조 실장 부부

비지팅엔젤스코리아 중랑지점 채광천 지점장은 “어르신댁을 방문해서 찾아가다보면 사이가 좋으신 노부부의 대부분은 서로가 어딘가 모르게 정말 닮아 있으시다. 세상 모진 풍파를 겪어오신 두 부부를 보고 있노라면 눈빛만으로도 이야기 하는게 느껴진다”라며 채 지점장이 창업을 할때를 떠올리며 인터뷰를 이어나갔습니다. “방문요양 사업을 처음 시작할 때에 다른 누구보다 아내를 설득하기가 가장 어려웠었다. 유망창업아이템 이라고 많이 들어왔지만, 편안한 노후를 포기하고 어른들을 모시며 일을 한다는 걸 사서 고생한다고 생각했던 것이죠. 하지만 몸이 불편하신 어르신을 섬기고자 하는 진심이 전해진 이후부터는 누구보다 가장 열정적으로 이 사업을 도와주고 있다. 이심전심이 통하는 부부 사이에 함께 일까지 함께 하다 보니 어느 누구보다 든든한 파트너가 되었다.” 라고 밝혔습니다.

점점 닮아가는 부부, 원래 부터 닮아 있던 부부, 그 어느쪽 연구가 맞는지는 아직 밝혀진 바가 없습니다. 하지만 이것 하나만은 확실한 것 같습니다. 부부는 서로 닮을수록 좋다라는 말 입니다. 비단 부부 사이 뿐만 아니라 이웃, 친구, 직장동료 어떤 관계에서든지 닮은 사람은 늘 상대방에게 편안함을 느끼도록 해주죠. 사람은 비슷한 사람과 함께 있을수록 행복감 안도감을 느끼도록 설계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가끔 어르신들중에 황혼이혼을 선택하는 분들을 만나게 됩니다. 이분들이 주로 하는 이야기는 ‘이젠 더 이상 못 참아’ 였습니다. 어떤 부분을 그렇게 참지 못해 이혼을 결정한 것일까요? 아마, 상대방과 본인이 다른 부분을 이제는 참지 않고는 못살기 때문일 것 입니다.  ‘우리는 너무나 달라’ 라는 말을 남기며 헤어지는 부부는 있어도, ‘우리는 너무 닮았어’ 라는 말을 남기며 헤어지는 부부는 없습니다. 서로 많이 닮아있는 가족들의 얼굴을 한번만 더 바라보면서 서로에 대한 사랑을 더 크게 키워나가는 가정의 달 5월이 되시기를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