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애한의원 정소영 원장
과민성방광증후군을 가진 여성이 심한 냉대하를 함께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현대의학에서는 이것을 질염 때문에 2차적으로 방광염이 생기는 것으로 보고 있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한방에서는 심한 질염이 생기는 원인과 과민성방광과 같은 빈뇨, 야뇨, 절박뇨가 생기는 원인이 같다. 바로 아래가 차가워졌기 때문이다.

먼저 우리 몸을 따뜻하게 해 주는 에너지는 어디에서 얻어지는 것일까. 하나는 우리가 음식을 먹어서 얻어지는, 비위(소화기)를 통해서 얻어지는 에너지이고, 또 다른 하나는 타고난 생명에너지와 같은 것으로 신장에 저장된다.

이 타고난 생명에너지와 같은 신장의 에너지는 성기능과도 관계가 있고, 생명에너지 같은 것이기 때문에 나이가 들수록 점점 줄어들게 된다. 그래서 나이가 들면 몸이 점점 차가워지고, 소변도 자주 보게 되고 밤에 자다가도 소변 때문에 화장실을 가게 된다. 노화와도 관계가 있는 것이다.

체질적으로 신장의 에너지를 약하게 타고나는 경우도 있고, 비위(소화기)의 기능이 좋지 않아서 음식을 먹어도, 에너지를 잘 흡수하지 못하는 경우, 흡수된 에너지를 필요한 곳으로 잘 보내주지 못하는 경우 우리 몸은 차가워지게 된다.

특히 아래가 차다는 것은 신장의 에너지가 약하다는 것이다. 우리 몸의 가장 근본이 되는 에너지이기 때문에 신장의 에너지가 약해지는 경우 비위(소화기)의 기능도 약해지는 경우가 많다. 달은 해의 빛을 받아야지만 빛을 낼 수가 있다.

신장의 에너지가 해와 같다면 비위(소화기)의 에너지는 달과 같다. 그래서 신장의 에너지가 약해지면 비위(소화기)는 따라서 약해지게 된다. 이렇게 중요한 신장의 에너지가 약해지게 되면 차가워지게 된다.

특히 여성은 아랫배가 복부의 다른 부위보다 찬 경우가 많다. 여성은 해부학적으로도 아래가 외부에 노출이 되어 있기 때문에 찬 기운이 들어오기 더 쉽다.

이렇게 차가워지게 되면 냉대하가 발생하게 된다. 물컵에 찬물을 담아두면 컵 표면에 물방울이 맺히게 되는 것처럼 차가워서 물이 맺히듯이 냉대하, 분비물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다른 시각에서 보자면 냉대하가 반복해서 생기는 것은 면역력이 약해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따뜻하게 해 주는 치료, 비위(소화기)나 신장의 에너지를 보충해주는 치료가 면역력을 높여주어서 냉대하가 생기지 않게 해 주는 것이다.

냉대하의 원인이 차가운 것만이 원인은 아니다. 성관계 등의 문제로 발생하기도 한다. 그런 경우는 따뜻하게 해서 치료하기보다는 한방에서도 습열로 보고 찬 약들을 쓰게 되고, 이런 경우는 소염제, 항생제 등의 양방치료가 더 효과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몸이 차가워지고, 면역력이 약해져서 생기는 반복되는 냉대하, 혹은 물처럼 묽게, 양이 많은 냉대하인경우 따뜻하게 해 주는 한방치료가 가장 적합한 것이다. 이렇게 몸이 차서 발생하는 냉대하도 비위(소화기)의 문제인 경우가 있고, 신장의 에너지가 약해서 생긴 경우가 있는데, 신장의 에너지가 약해진 것인지를 판단하게 되는 대표적인 증상이 바로 소변빈삭, 즉 소변을 자주 보는 것이다.

소변빈삭, 소변을 자주 보는 증상의 원인도 여러 가지가 있지만 이런 묽고 양 많은 냉대하가 함께 있는 경우라면 신장의 에너지가 약해져서 아래가 너무 차가워져서 발생하는 것이다.

신장은 방광과 밀접한 관계가 있고, 방광은 방광한수(膀胱寒水)라고해서 찬 기운을 담당하기 때문에 신장이 약해지면 방광도 약해지고, 몸이 차가워지면 방광은 더 차가워져서 소변을 자주 보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신장의 에너지가 약해지면 소변도 자주 보게 되고, 심한 냉대하도 생기게 되고, 나중에는 자궁에도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기게 된다. 차가워지면 혈액순환이 나빠지고, 물이 어는 것처럼 어혈이 생기게 된다. 그래서 월경불순, 자궁의 종양, 불임 등의 문제까지 발생하게 된다.

과민성방광증후군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그중에는 자신이 과민성방광증후군을 가지고 있는지도 모르고 살아가는 사람도 많고, 알게 되어도 별 것 아닌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한의학적으로는 신장의 에너지가 약해진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증상이기 때문에 방치할 경우 다른 질병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또 무슨 병이든 초기에 치료해야 더 빨리 치료될 수 있다. 과민성방광증후군을 가지고 있다면, 게다가 냉대하까지 동반하고 있다면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