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푸른교회 2세들은 고국 방문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의 문화와 절경을 한껏 체험했다. ⓒ시드니 늘푸른교회 제공

한국인의 외모와 한국적 가정 환경, 한국인 부모에게 물려받은 한국인의 피. 그러나 한국과는 너무나 다른 이역만리에서 태어나고 자라나는 이민 2세들. 이 괴리감 때문에 많은 2세들은 자신의 뿌리를 고민하고, 정체성의 혼란을 느낀다.


백문이 불여일견. 올해 초 울산 현대교회(담임 최창덕 목사)가 시드니의 늘푸른교회(담임 윤석산 목사) 2세들을 초청, 고국 방문 프로그램을 통해 중고등부 학생들에게 조국의 역사와 문화를 알리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다. 2세들은 특별히 한국의 울산 현대교회와의 교환 프로그램으로 진행된 이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을 생생히 체험했을뿐 아니라 모국 교회의 따뜻한 사랑까지 듬뿍 받고 돌아왔다.

‘교민자녀 고국방문 프로그램’은 울산 현대교회와 시드니 늘푸른교회가 지난해부터 진행하고 있다. 참가자들은 항공료 정도만을 지불하고, 일체의 경비는 울산 현대교회에서 지원했다. 반대로 지난해에는 울산 현대교회 중고등부가 호주를 방문하고, 늘푸른교회가 이들을 섬기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얼마 전 1월 9일부터 29일까지 한국을 방문한 2세들은 서울에서 제주까지 방방곡곡을 누비며 모국에 대해 보고 듣고 만지는, 산 교육을 하고 돌아왔다. 각종 문화재와 유적지 등을 방문해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체험했고, 각 도시의 중심부와 그곳에 자리한 첨단 시설들을 견학하며 조국의 발전상을 보았으며, 제주도 등 관광지를 찾아 조국 산천의 아름다움을 만끽하기도 했다. 한국의 교회에서 함께 예배드리며 모국 교회의 신앙을 배웠음은 물론이다.

이번에 몇 년 만에 한국을 찾았다는 김영광(18) 군은 “어렸을 때 갔을 때는 친척들만 만나고 돌아와서 한국이 어떤 곳인지 배울 기회가 없었는데 이번에는 한국이 어떤 곳인지 많이 볼 수 있었다”며 “예전에는 ‘한국’ 하면 별로 떠오르는 것이 없었는데 이제는 좋은 추억들이 많이 생겨서 좋다”고 말했다.

태어나서 지금껏 한국에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나현규(12) 군 역시 이번 기회를 통해 한국이라는 나라를 가슴 깊이 새길 수 있었다. 나현규 군은 특히 이번에 한국 친구들을 많이 사귀게 된 것이 큰 수확이었다고 말했다.

조한나(19) 양은 한국의 발전상에 놀랐다고. 거의 10년 만에 한국을 찾았다는 조 양은 “한국에 가 보니 전부 발전해 있고, 문화생활도 다양하게 할 수 있어서 호주보다 재미있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조 양은 “우리가 한국 사람들과 문화와 사고방식이 다르다는 것도 체험하게 돼서 신기했다”고 덧붙였다.

이들을 인솔한 늘푸른교회 담임 윤석산 목사는 “이 행사를 통해 2세들이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되찾고 한국 문화를 깨닫게 하고 싶었다”며 “아직 우리 교회가 이런 프로그램을 하기에 무리가 있지만 그래도 2세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니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