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춘 목사(www.dreamel.com 운영자)

미국의 유진 피터슨 목사님은 목회자들의 목회자로 통합니다. 그는 특히 현실에 뿌리박은 영성을 강조합니다. 그가 그렇게 일상의 영성을 강조하게 된 데에는 자신의 꿈 이야기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는 사순절 예배를 끝내고 초신자반 교육을 마무리짓고 책 원고를 탈고하고 대학강의의 기말고사 성적을 처리하다 보니 어느 새 소진 상태에 이르고 말았습니다. 그는 자신의 위대한 영성을 제한하는 것으로 생각되는, 병원심방과 같은, 사소한 잡무를 신속하게 처리하고는 섬으로 휴가를 떠났습니다.

그는 부드러운 해안가를 거닐며 바닷새들을 경이롭게 바라보았습니다. 잔잔하게 밀려왔다 밀려가는 파도의 편안한 리듬도 느꼈습니다. 달은 밝았고 밤새도록 산들바람이 텐트로 몰려들었습니다. 그 동안의 모든 피로를 씻어내고 불안의 먼지들을 깨끗하게 쓸어냈습니다.

그러다가 그가 꿈을 꾸었습니다. 놀라운 꿈이었습니다. 마치 야곱이 벧엘에서 꾸었던 꿈처럼 구체적인 현실 속에 함께 하시는 하나님을 느끼게 하는 꿈이었습니다. 그는 꿈에서 볼티모어에 있는, 한 서점 입구의 진열대에서 “Lists"라는 제목의 책을 발견했습니다.

그 책은 뉴욕타임즈의 주간 베스트셀러 목록에서 1위였습니다. 저자는 게리 엘링슨이었습니다. 그녀는 그가 시무하는 교회의 성도였고 그의 35년 된 친구였고 3아이의 엄마였고 지극히 평범한 주부였습니다. 그는 흥분했습니다. ‘그녀가 베스트셀러 작가라니.’ 그는 그녀가 책을 쓰는 줄도 몰랐습니다.

그는 공중전화 박스로 가서 몬타나에 있는 그녀의 집에 전화했습니다. “방금 당신 책을 봤어요. 베스트셀러더군요. 나는 당신이 작가라는 사실도 몰랐습니다.” “정말요? 저는 그 책을 거의 평생토록 썼어요.” “우와, 정말 몰랐어요. 축하해요. 당장 사서 읽어야겠군요.”

그는 전화를 끊고 그 책을 사서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 책의 내용 전체가 야채 목록, 세탁물 목록, 계산서 목록, 크리스마스카드 목록, 수선해야 하는 의류 목록으로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이야기도, 설명도 없이 오직 목록만 있었습니다. 그가 잠에서 깨었을 때 그는 그 꿈의 의미를 금방 알아차릴 수 있었습니다.

그가 위대한 영성을 방해하는 요소로 생각했던, 사소한 일상의 목록들이 거룩함의 원천이었던 것입니다. 그가 쓰레기쯤으로 치부하고 빨리 쓰레기통에 던져버리고 싶었던, 사소한 일거리들이 베스트셀러를 위한 재료였습니다. 그는 그 꿈을 꾼 이후로 공책 하나를 사서 만날 사람, 써야 할 편지, 심방, 기타 용건들을 적어 넣는 일기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그 일기의 목록에 가치를 부여하고 그것을 놓고 기도했습니다. 그는 그 꿈을 통해 구체적인 현실에 뿌리박은 영성이 참된 영성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던 것입니다. 이렇듯, 하나님은 꿈을 통해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꿈은 밤에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언어요, 태초의 언어입니다. 우리가 꿈을 바르게 해석하면 신앙의 성숙을 꾀할 수 있게 됩니다.


김종춘 목사(www.dreamel.com 운영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