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천 목사(분당중앙교회 담임).
▲최종천 목사(분당중앙교회 담임).
아침에 눈뜰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눈뜨자마다 무엇인가가 생각나고 떠오르며 정신이 맑아져 감사합니다. 잠 깨자마자 드는 생각이 깊은 아이디어이고 마음에 방향을 잡아 주기에 감사합니다.

이러저러한 어색하고 저린 느낌은 있으나 큰 통증 없이 하루를 시작할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내 손으로 아침 일찍 물 한 컵 마실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도움 받지 않고 일어날 수 있고, 움직일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기도하고 싶어서, 하나님께 구부리고 앉거나 어정거리며 중얼거릴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누군가를 만나면 그가 마음에 기뻐할 수 있는 어떤 이야기든 건넬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반갑다 손 들어 표현해 줄 수 있고, 무엇인가 칭찬해 줄 수 있는 마음의 밝음이 있어 감사합니다.

꽃이 핀 것이 기쁘고. 연녹색 새 순과 잎의 가녀림이 마음 사무치게 소중히 여겨져 감사합니다. 뿌연 봄날의 시야 속에서도 어느 날은 청명해, 멀리 서 있는 산과 건물이 말갛게 보여 감사합니다. 파란 하늘에 구름이 흰 것이 감사하고, 늘 보던 거리가 반갑게 느껴지는 것도 감사합니다.

걸을 수 있는 것이 감사하고, 볼 수 있는 것이 감사하고, 말할 수 있는 것이 감사합니다. 내 곁에 누군가가 있어 주는 것이 감사하고, 내 말을 들어 주는 사람이 있어서 감사합니다. 밥이라도 한 그릇 사주고 싶은데, 같이 가 주고 먹어 주는 사람이 있어서 감사합니다.

삶의 아름다움과 그리움을 이야기하면 공감하는 사람이 있어서 감사합니다. 인생이 때로는 기쁠 수 있고, 슬픔조차 삶의 은혜 요소임을 공감하는 이가 있어 감사합니다.

누군가의 드리워져 있는 그림자를 물끄러미 바라볼 수 있어 감사합니다. 사람들 웃는 것 볼 수 있고, 기뻐하는 모습 볼 수 있으며, 행복해하는 것 볼 수 있어 감사합니다.

아침이 밝아오며 드러나는 사물의 모습을 볼 수 있어 감사합니다. 석양의 붉은 빛이 가슴에 스미는 순간을 느낄 수 있어 감사합니다. 어둠이 온 사위를 덮어가도 그 중에도 구별되는 희미한 윤곽이 감사합니다. 하늘에 별들이 빛을 내는 것이 감사하고, 가끔 다른 모습의 달을 볼 수 있어 감사합니다. 생각해 보니 삶은 참 감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