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관심 있는 무종교인 16.9%
종교마다 나름 진리 있다 58.6%
사회에 종교 약간은 필요 52.2%
영향력 긍정 52.5%, 부정 34.8%

목회데이터연구소 무종교인 종교 의식
▲무속과 미신에 대한 인식을 물은 결과. ⓒ유튜브

지난해 우리나라 만 19세 이상 인구 중 무종교인 비율이 62.9%에 달하면서 종교인 비율을 훌쩍 넘어섰다는 조사 결과가 나온 가운데, 무종교인의 종교성에 관한 설문 결과가 공개됐다.

목회데이터연구소(대표 지용근, 이하 연구소) 제1차 목회데이터포럼이 ‘무종교인은 종교와 무관한가?’라는 주제로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연동교회 가나의집 아가페홀에서 개최됐다.

이날 포럼에서는 ‘무종교인 종교 의식 조사’ 조사 결과 발표와 분석이 진행됐다. 연구소는 지역·성·연령별 할당한 전국 만 19세 이상 무종교인 1천 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조사를 실시했다.

목회데이터연구소 무종교인 종교 의식
▲현재 종교에 대한 관심도 설문 결과. ⓒ유튜브

이번 연구는 목회자들이 ‘전도 대상자’이자 사회 속에서 여전히 관계를 맺어야 하는 무종교인들의 평소 생각과 인식을 알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포럼에서는 지용근 대표의 인사 후 김진양 부대표가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주관적 종교성 평가

먼저 ‘주관적 종교성 평가’에서 무종교인들의 종교에 대한 관심도를 물은 결과, ‘전혀 없다’ 43.5%와 ‘별로 없다’ 39.6%로 ‘없다’가 83.1%를 차지했다. ‘가끔 있다’ 16.2%, ‘자주 있다’ 0.7% 등 ‘있다’는 16.9%였다.

무종교인들에게 자신이 종교적인지 물은 결과, ‘매우 비종교적’ 36.8%, ‘약간 비종교적’ 22.0% 등 ‘비종교적’이라는 응답이 58.8%로 전체의 절반 이상이었고, ‘종교적이지도 비종교적이지도 않다’도 36.0%였다. ‘약간 종교적’ 4.8%, ‘매우 종교적’ 0.4% 등 ‘종교적’이라는 응답은 전체의 5% 정도였다.

주관적 영성 평가의 경우 ‘종교가 없지만 신성한 것이나 초자연 현상에 관심 있는 영적인 사람이다’는 24.1%, ‘종교가 없고 신성한 것이나 초자연 현상에 관심이 없다’는 75.9%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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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에 대한 생각을 물은 결과. ⓒ유튜브

◈종교에 대한 인식

다음으로 ‘종교에 대한 인식’을 살폈다. 진리에 대한 생각을 물었더니, ‘대부분의 종교에는 나름대로의 진리가 있다’는 종교다원주의적 응답이 58.6%로 가장 높았고, ‘어떠한 종교에도 특별한 진리는 없다’는 무관심 및 불신 입장이 27.0%였다. ‘오직 한 종교에만 진리가 있다’는 응답은 0.5%에 불과했다(모르겠다/무응답 13.9%).

‘종교의 사회적 필요성’에 대한 물음에는 ‘약간 필요하다’가 52.2%로 가장 높았지만, ‘매우 필요하다’는 응답은 4.7%에 불과해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지는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별로 필요없다’는 20.8%, ‘전혀 필요 없다’도 13.7%에 달해 ‘필요 없다’는 응답이 전체의 1/3 수준이었다. 나이가 높아질수록 종교의 필요성에 대한 인정 비율이 높아졌고(60세 이상 63.6%), 스스로 ‘종교적’이라던 응답자는 90.4%가 종교의 필요성을 인정했다.

‘종교의 사회적 영향력’에 대해선 ‘긍정적·부정적 영향을 모두 미친다’가 40.8%로 가장 높았다. 여기에 ‘긍정적’이라는 11.7%(약간 긍정적 11.1%+ 매우 긍정적 0.6%)를 합치면 긍정적 영향력은 52.5%, ‘부정적’이라는 34.8%(약간 부정적 22.3%+ 매우 부정적 12.5%)를 합치면 부정적 영향력은 75.6%로 볼 수 있다. 김진양 부대표는 “무종교인들은 종교의 사회적 영향력을 다소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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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의 사회적 영향력에 대한 설문 결과. ⓒ유튜브

향후 종교에 대한 태도를 예상해 보는 ‘종교의 사회적 영향력 변화’에 대해선 ‘부정적 영향이 커질 것(매우 14.9%+ 약간 20.6)’이 35.5%, ‘긍정적 영향이 커질 것(매우 0.8%+ 약간 4.3%)’이 5.1%로 부정적 영향력 증가를 더 많이 예상했다.

‘종교의 유익(복수 선택 가능)’에 관해선 ‘위안과 위로’를 76.0%로 가장 많이 꼽았고, ‘내적 평화와 행복’ 72.7%, ‘고난과 고통을 이기는 힘’ 66.1% ‘삶의 의미에 대한 해답’ 34.1%, ‘영생·해탈 추구’ 27.2%, ‘건강·취업 등 목표 성취’ 17.4% 순이었다. 김 부대표는 “무종교인들은 인간의 근원적 변화보다,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위로를 얻는 힘 정도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종교의 역할’에 대한 생각으로는 ‘소속감·외로움 해소’가 74.8%로 가장 많아, 공적 기능보단 신자들의 사적 기능을 더 중시하고 있었다. 이 외에 ‘이웃 사랑 실천’ 56.7%, ‘가치관 변화’ 52.9%, ‘공공선 추구’ 42.9%, ‘도덕적 수전 제고’ 42.1% 등이었다.

‘종교의 사회적 기능’에 대한 인식으로는 ‘사회적 약자를 돕는 것’을 59.5%로 가장 많이 선택했다. 다음으로 ‘인권 보호’ 46.1%, ‘사회적 갈등 해소/ 사회통합 지향’ 43.4%, ‘사회적 정의’ 35.2%, ‘생태 환경 보전’ 26.0% 순이었다. 그는 “무종교인들은 종교의 사회적 기능을 ‘사회적 약자 보호’ 수준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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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에 대한 생각을 물은 결과. ⓒ유튜브

◈초자연적 개념에 대한 인식
신 존재 긍정 38.3% 부정 59.8%
영혼은 긍정 37.0%, 부정 33.1%
영혼 존재 20대 높고 60대 낮아
초자연적 개념, 조상 가장 높아

‘초자연적 개념’에 대한 인식이 어떤지도 조사했다. 먼저 ‘신 혹은 초월적 존재’에 대한 인식을 물은 결과, 33.7%는 ‘신의 존재를 믿지 않지만, 초월적 힘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26.1%는 ‘신의 존재를 믿지 않고, 초월적 힘도 없다고 생각한다’고 각각 답했다. 둘을 합하면 신의 존재를 믿지 않는 비율이 59.8%이다. 4.6%는 ‘신의 존재를 믿는다’고 답했고, ‘초월적 힘의 존재를 믿는다’는 38.3%여서, 무종교인들도 1/3 정도는 초월적 힘의 존재를 믿고 있었다.

‘신에 대한 믿음’에 관해선 과거와 현재 모두 신을 안 믿는 비율이 33.5%, 과거엔 믿었으나 지금 믿지 않는 비율은 22.4%였다. ‘항상 신을 믿어왔다’도 3.2%였다. ‘영혼에 대한 믿음’은 ‘있다’ 37.0%, ‘없다’ 33.1%, ‘모르겠다’ 29.9%로 팽팽했다. ‘사후 영혼’에 대해선 ‘어딘가에 계속 존재할 것’ 64.3%, ‘없을 것’ 16.8%, ‘잘 모르겠다’ 18.9% 등 의외로 ‘존재’ 응답이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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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에 대한 믿음 여부를 물은 결과. ⓒ유튜브

‘초자연적 개념’에 대한 믿음 여부를 물었더니, ‘조상의 초자연적 도움’을 30.2%로 가장 높게 인정했다. 그 외에 ‘사후 세계’ 29.9%, ‘환생’ 28.6%, ‘지옥’ 22.6%, ‘천당(극락)’ 20.7%, ‘열반’ 19.4%, ‘종교적 기적’ 15.7% 순이었다. ‘사주’의 영향력에 동의한 비율은 47.2%였으나, 나머지 ‘부적’ 28.9%, ‘점’ 26.6%, ‘별자리’ 23.7%, ‘심령치료’ 15.5% 등은 그에 비해 낮았다.

김진양 부대표는 “영혼이 있다는 응답은 의외로 어릴수록 높아진다. 20대의 절반인 49.5%가 ‘있다’고 응답했고, 오히려 60세 이상에서 ‘없다’는 응답이 40.8%로 가장 높았다. 부적과 점쟁이에 대한 신뢰도 20대에서 가장 높았다”며 “이는 20대에게 어린 시절 판타지 등을 읽었던 경험이 머릿속에 남아 있거나, 사회 진출 후 현실의 벽을 느끼면서 오히려 종교나 영성, 초월성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상황과 관련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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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경전 경험 여부를 물은 결과. ⓒ유튜브

◈종교적 경험
종교 경전은 경험 없다 76.6%
有 경험 경전, 성경 가장 높아
무속 행위, 앞일 예측 위한 것
종교, 마음 평안과 위로 여겨

끝으로 무종교인들의 종교 경험을 조사했다. 지난 1년 이내에 ‘종교 경전’을 듣거나 읽은 경험에 대해 ‘없다’가 76.6%로 3/4 가까이 됐다. ‘읽은 적 있다’가 23.4%로, 그 중에서는 ‘성경’이 14.3%로 가장 많았다. ‘불경’이 13.5%, ‘꾸란’ 0.8%, ‘기타’ 0.5% 등이었다.

지난 1년 이내에 ‘무속·미신’ 행위를 했는지 물은 결과, ‘해본 적 없다’가 59.9%로 가장 높았지만, 위 종교 경전보단 무속·미신 경험이 많았다. ‘해본 적 있다’는 40.1% 중에서는 ‘사주’가 24.0%로 가장 높았다. 이후 ‘토정비결’ 15.8%, ‘타로점’ 14.6%, ‘손금’ 5.1%, ‘(무속인의) 신점’ 5.0%, ‘관상’ 3.7%, ‘점성술(별점)’ 2.8%, ‘풍수지리’ 2.4% 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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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속과 미신 행위에 대한 이유를 물은 결과. ⓒ유튜브

무속·미신 행위 경험자들을 대상으로 그 이유를 물은 결과, ‘재미로’가 57.4%로 가장 많았고, ‘신년운세’가 51.9%로 비슷했다. 이 외에 ‘중장기 운세’ 19.7%, ‘애정운’ 17.5%, ‘취업운’ 16.2%, ‘궁합’ 9.7%, ‘택일’ 2.5%, ‘작명’ 2.5%, ‘진학·학교 선정’ 2.5%, ‘이사 운’ 2.2% 순이었다.

무속·미신 행위 경험 빈도에 관해서는 별일 없어도 1년에 한 번은 하는 것으로 ‘토정비결(66.5%)’과 ‘점성술(53.6%)’ 등 앞일을 예측하는 종류를 가장 많이 꼽았다. 특별한 일이 있을 때만 보는 것으로는 ‘손금’이 72.5%, ‘풍수지리’가 58.3%, ‘관상’ 56.8%, ‘무속인의 점’ 56.0%, ‘타로점’ 52.1% 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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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속과 미신 행위에 대한 빈도를 물은 결과. ⓒ유튜브

이에 대해 김진양 부대표는 “재미로 무속 행위를 한다는 응답이 높았지만, 단순한 재미뿐 아니라 불안한 앞날을 예측해 보려는 마음이 있는 것”이라며 “앞에서 봤듯 젊은 세대일수록 영혼이 있다거나 사주 등을 많이 본다는 응답과도 연관된 결과다. 저연령대는 점성술, 고연령대는 토정비결을 많이 보고 있다”고 밝혔다.

평소 종교적 차원 혹은 마음의 평안을 위해 하는 ‘종교적 행위’에 대해 ‘해본 적 없다’가 70.6%, ‘해본 적 있다’가 29.4%였다. 해본 이들 중에서는 ‘명상 또는 마음 수련’을 18.5%로 가장 많이 선택했고, ‘요가’ 7.6%, ‘기도’ 5.7%, ‘기공(단전호흡)’ 2.4%, ‘경전 읽기·공부’ 1/2% 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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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적 행위 여부를 물은 결과. ⓒ유튜브

이러한 각종 ‘종교적 행위’들을 통한 가장 큰 유익은 ‘마음의 평안’과 ‘위로·위안’이었고, ‘삶의 의미’나 ‘가치관 변화’, ‘외로움 해소’는 상대적으로 작았다. 이에 대해 “앞선 결과들과 비슷하지만, 무종교인들은 개인의 내적 변화보다 현재 어려움을 이겨내거나 잊어버리는데 종교의 기능을 두고 있음을 알 수 있다”며 “표본은 적지만 경전 읽기나 공부를 통해 삶의 의미와 가치관 변화를 꾀하기도 하고, 명상을 통해 초자연적 경험을 얻기도 했다”고 정리했다.

포럼에서는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한 분석도 진행돼, 정재영 교수(실천신대)가 ‘한국 무종교인의 종교적 특성’, 김선일 교수(웨신대)가 ‘무종교인의 종교성에 대한 신학적 응답’을 각각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