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이사회에서 인도 마니푸르주에서 지속된 인종 폭력에 관한 공청회가 열렸다. ⓒ영상 캡쳐
▲유엔 이사회에서 인도 마니푸르주에서 지속된 인종 폭력에 관한 공청회가 열렸다. ⓒ영상 캡쳐  
지난 20일(이하 현지시각) 제네바에서 열린 제54차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인도 마니푸르주에서 계속되는 인종 폭력에 대한 공청회가 열렸다. 

‘마니푸르의 위기와 인도 인권에 대한 시사점’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 토론회에는 림 알살렘(Reem Alsalem), 플로렌스 N. 로우(Florence N. Lowe), 헤나 주베리(Hena Zuberi)가 패널로 참여했으며, 위삼 알 살리비(Wissam al-Saliby)가 사회자로 나섰다.

패널들은 마니푸르에서 계속되고 있는 종족 폭력에 초점을 맞추고, 쿠키조(Kuki-Zo) 부족 여성에게 가해진 광범위한 성폭력 사례를 포함한 심각한 인권 침해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하며, 인종 폭력의 조직적 성격과 메이테이주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도 강조했다.

이어 폭력 문제를 해결하고 소수민족의 권리를 보호하는 보다 민주적이고 포용적인 사회를 만들기 위한 긴급한 조치를 취할 것을 인도 정부에 촉구했다.

세계복음연맹 제네바 사무소 소장이자 패널의 좌장을 맡은 위삼 알 살리비는 최근 달 착륙과 G-20 정상회의 개최로 전 세계의 헤드라인을 장식한 인도에 관해 소개하며 토론을 시작했지만, 곧이어 소수민족에 대한 폭력, 정치 및 미디어 인사들의 증오 발언, 인도 내 시민 공간 훼손, 특히 5월에 발생한 마니푸르 폭력 사건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특히 메이테이족 남성들이 쿠키족 여성들을 나체로 끌고가는 동영상이 전 세계의 양심을 뒤흔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인도 외곽 지역인 누(Nuh)에서 발생한 폭력 사태를 언급하며 “인도가 모든 소수자의 권리를 옹호하기 위한 노력을 배가해야 한다”는 볼커 터크(Volker Türk) 유엔 인권최고대표의 요청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아울러 “세계복음연맹이 마니푸르 폭력 사태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인도 정부가 인도의 모든 소수민족을 지지하고 보호하는, 보다 민주적이고 포용적인 사회로 성장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모두를 위한 정의’ 헤나 주베리(Hena Zuberi) 옹호 이사는 “마니푸르에서 발생한 끔찍한 ‘포그롬’(제정 러시아 당시 발생한, 유대인들에 대한 조직적 탄압 및 학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들었겠지만, 사전 계획과 의도 없이는 36시간 동안 269개의 교회를 불태울 수 없기 때문에 저는 이를 의도적인 ‘포그롬’이라고 불렀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녀는 “포그롬은 기존의 균열을 악용하고 지역사회에 자신의 위치를 보여주려는 욕구에서 비롯된 표적화된 인종 폭력 행위로, 상상 속의 죄에 대한 보복 행위로 간주된다. 그 목표는 일반 대중을 반소수자 폭력에 둔감하게 만들고 ‘최종 해결책’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포그롬은 계획, 선동 또는 무조치와 관용에 대한 국가의 참여를 구체화한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유엔 여성과 소녀에 대한 폭력 특별보고관’ 림 알살렘은 여러 특별보고관들이 마니푸르의 인권 침해에 대해 신뢰할 수 있고, 우려할 만한 보고서를 제기한 것을 강조했다. 그녀는 특히 성폭력 및 젠더 기반 폭력에 초점을 맞췄다.

알살렘은 “나와 동료들은 강간 및 기타 성폭력에 관한 많은 제보를 받았으며, 그 피해자는 대부분 쿠키조 부족 여성들이었다. 두 명의 쿠키조 여성이 나체로 끌려가는 끔찍한 영상은 며칠 동안 나를 괴롭혔다”며 “쿠키조 공동체의 나이 든 여성들도 표적이 되어 왔으며, 이에 대한 믿을 만한 제보를 받았다”고 했다.

또 혐오 발언에 대해서도 “마니푸르에서 발생한 폭력이 권력자들의 일련의 혐오 발언에 의해 선행됐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러한 잔학 행위에 대한 신속하고 공정한 조사를 촉구하고, 성폭력 피해자를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쿠키족 출신인 북미마니푸르부족협회(NAMTA) 회장 겸 창립 멤버 플로렌스 N. 로우(Florence N. Lowe)는 현재 마니푸르에서 국가가 후원하는 인종 폭력에 직면해 있는 조족 부족을 대표해 연설했다.

로우는 임팔에서 쿠키조 부족에 대한 인종 청소가 시작되던 날, 메이테이족이 지배하는 도시 임팔에 있던 자신의 가족들이 겪은 곤경에 대해 먼저 밝혔다.

그녀는 “연로한 어머니마저도 다른 가족들과 함께 자신을 공격한 폭력적인 메이테이족 폭도를 피할 수 없었다. 임팔의 파이테 벵에 있는 집은 가족들이 도망친 후 파손되고 약탈당했으며, 현재 모든 재산이 완전히 파괴된 상태다. 메이테이 공격자들은 가족의 재산뿐 아니라 기억, 피난처, 마음의 평화까지 파괴했다”고 했다.

그녀는 4개월째를 넘기고 있는 마니푸르 폭력 사태에 대해 인도 정부, 다른 국가, 정부 간 기구들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에 대해 한탄했다. 그녀는 주정부와 경찰이 어떻게 법치를 위반하고 급진적인 메이테이 폭도의 난동을 허용했는지 고발했다.

또한 “4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피해자들의 시신 중 상당수가 주정부에 의해 가족에게 인도되지 않았다”며 폭력을 당해 죽은 어머니와 아들 부부, 강간당하고 살해당한 두 명의 쿠키족 젊은 여성, 산 채로 불태워진 어머니와 아들, 총에 맞아 죽은 노인 여성, 목이 잘리고 머리가 창에 꽂힌 마을 청년, 매복과 고문을 당한 후 방치된 입법자 등 메이테이 폭도들이 조족에게 가한 비인간적인 폭력을 강조했다.

그녀는 “나의 이름은 플로렌스 니앙호이흘룬 로우이며, 파이테 부족의 구이트족의 딸”이라고 밝혔다. 파이테 부족은 더 큰 조족 그룹에 속하는 부족 중 하나다. 그녀는 “우리는 조, 쿠키, 타두, 파이테, 흐마르, 강테, 바이페이, 심테, 그리고 몇 명의 다른 부족이다. 우리는 평화와 정의를 원하며 박해 없이 우리의 종교와 관습을 실천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요청한다. 우리는 폭도의 경계나 정부 관리들의 차별과 공격에 대한 두려움 없이 살아갈 수 있는 자결권과 자치권을 요구한다. 우리는 조족이다”라며 연설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