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착륙’ 인도의 그림자, ‘공동체적 증오’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인도 성공회 조셉 드수자 주교, ‘평화 구축 노력’ 강조

▲올해 5월 인도 북동부 마니푸르주에서 발생한 메이테이족과 쿠키족 사이의 폭력 사태로 인해 실향민들이 대피소에 피신해 있다.   ⓒ인도복음주의펠로우십

▲올해 5월 인도 북동부 마니푸르주에서 발생한 메이테이족과 쿠키족 사이의 폭력 사태로 인해 실향민들이 대피소에 피신해 있다. ⓒ인도복음주의펠로우십
인도 성공회 조셉 드수자(Joseph D’souza) 주교는 최근 “인도가 공동체적 증오에 빠져들고 있다”는 제목의 칼럼을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게재했다. 드수자 주교는 남아시아 인권단체 ‘존엄성 자유 네트워크’의 설립자이자 전인도기독교평의회 회장이다. 다음은 해당 칼럼 내용.

인도인들은 최근 찬드라얀 달 탐사선의 발사와 안전한 착륙을 축하했다. 10억 명의 인도인들은 이 엄청난 기술적 성취에 대한 행복감에 사로잡혀 있다.

미국, 중국, 러시아와 함께 달 탐사에 동참해 세계 각국에서 축하의 박수가 쏟아졌다. 이는 확실히 모든 세대의 젊은이들에게 큰 꿈을 꾸도록 영감을 준다.

인도인들이 이를 새로운 시대의 시작으로 어떻게 받아들일지 선진국에 설명하기는 어렵다. 이제 우리는 ‘달 어머니’를 의미하는 ‘찬드라마’(Chandrama)에 착륙했다. 많은 인도인들은 태양과 달을 숭배한다.

비극적이게도 이 환상적인 발전은 세계의 주목을 끌었던 어둡고 충격적인 현상, 즉 인도에 확산되고 있는 종교적·공동체적 증오심으로 훼손됐다. 끊임없는 혐오 발언은 폭력을 낳고 우리 사회를 분열시키고 있다.

인도인들은 최근 소셜미디어에서, 인도 북부의 한 학교 교사가 무슬림 소년을 처벌하고 때리도록 학생들을 선동하는 장면을 봤다. 학생들이 그 소년을 폭행하는 동안 그 교사는 무슬림에 대한 증오 선전에 참여했다. 최근 인도 북부에서도 무슬림과 달리트(불가촉천민)를 상대로 유사한 사건이 발생했다.

몇 달 전, 인도인들은 경찰이 이동 중인 기차에서 무슬림 여행자 3명을 연속으로 죽이는 것을 목격했다. 그는 자신의 공포를 표출하며 반무슬림적인 말을 외쳤다. 이곳 인도에는 무고한 시민들에게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두 번째 수정안이 없기 때문에, 기차에 탄 어느 누구도 감히 무장한 경찰에게 도전할 수 없었다.

최근 마니푸르의 쿠키 기독교인에게 가해진 폭력의 이면에는 더욱 뿌리 깊은 종교적·민족적 증오가 존재한다. 최근 몇 주 동안 하리아나에서 발생한 집단 폭력도 마찬가지다.

우리 다원주의 사회의 균열은 종교 지도자, 정치인, 심지어 인도 전역의 주류 언론이 뿜어내는 혐오스럽고 편협한 언어에서 퍼졌다. 문화적·이념적·종교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부족들이 조화롭게 성장했던, 내가 한때 알았던 인도로 어떻게 돌아갈 수 있을까? 주요 민족과 종교의 복잡하고 다양한 뿌리를 파괴하지 않고도 다수주의 힌두 국가가 가능한가?

종교, 정치, 계급 지도자들은 편협한 정치적 목적을 위해 증오 표현을 하고 박해를 가하거나, 피해자로 여겨진 데 대한 복수를 해 왔다. 오늘날의 인도 무슬림들은 과거 무굴 통치자들을 침략한 행위에 대해 어떤 책임이 있는가? 이런 종류의 사고방식으로 인도의 다음 단계는 수 세기 동안 지속된 상위 카스트의 달리트 부족에 대한 억압과 착취, 이에 따른 배상을 위한 장기간 카스트 전쟁이 될 것이다. 이는 확실히 인도가 경제적으로나 문화적으로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소수자와 달리트에 대한 널리 퍼진 증오를 없애기 위해서는 수십 년이 걸릴 것이고, 평화와 다원주의를 가치 있게 여기는 현명하고 애국적인 지도자가 필요하다. 이 지도자들은 법의 지배가 항상 군중의 사고방식보다 우세한, 모든 시민의 평등한 권리를 보장하는 하나의 통일된 인도를 위해 투쟁할 수 있는 힘을 찾아야 한다.

모든 인도인들을 보호하고 방어하기로 맹세한 법관들이 증오심 표현과 폭력에 직접 참여한다면 시민들은 무력해질 것이다. 불도저가 법적인 제재 없이 소수민족의 집과 예배 장소를 파괴하면서 법치주의에 대한 우리의 희망은 사라진다.

폭력적인 분노는 빠르게 시민사회의 공통 화폐가 되고 있다. 최근 프랑스 폭동에서 목격했듯이, 이는 인도와 전 세계에서 사실이다.

우리는 마니푸르에서 발생한 사태의 여파를 지켜봤고, 현 상태가 계속된다면 인도의 다른 곳에서도 같은 일이 일어날 것이다. 현재 두 개의 서로 다른 마니푸르가 있다. 하나는 쿠키이고, 다른 하나는 메이테이다. 둘 사이의 사회적 결합을 위해서는 수십 년의 부지런한 평화 구축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이러한 종교적·민족적 분열로 인해 발생하는 끔찍한 고통은 무시할 수 없다.

혼란스러운 시기 우리가 주목할 수 있는 저명한 종교 및 정치 지도자들의 폭력에 대한 요구는 신속히 처리돼야 한다. 이 문제는 너무 심각해서, 현재 대법원은 개별 주에서 혐오 표현을 처리하기 위한 법률을 제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인도가 세계의 주요 경제 및 과학 강국이 될 준비가 돼 있는 바로 이 시기에 그러한 전개가 이뤄졌기 때문에 매우 실망스럽다. 그러나 이것은 사회적 결속이 있어야만 일어날 수 있다.

인도는 다른 어떤 나라와도 다르다. 우리는 독일이나 파키스탄이 아니다. 달리트와 부족들을 포함한 소수민족의 수는 수억 명에 달한다. 수억 명의 사람들을 다수주의로 소외시키는 것은 국가의 경제적 진보와 민주적 구조를 파괴하지 않고는 성공하지 못할 것이다.

인도 언론은 부유한 상류층이 벽에 적힌 글을 읽고 서쪽으로 이주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다른 많은 힌두교인들은 뒤로 물러나 인도가 자멸에 빠지는 것을 우려하며 용감하게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조국을 사랑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말과 행동으로 소수자들의 악마화에 대한 경멸을 보여야 한다. 모든 인도인은 인종적·종교적 불안에 맞서야 할 책임이 있다. 이제 우리의 애국심을 우리 내부 투쟁에서 증명해야 하고, 책임을 외부에 전가할 때가 아니다.

인도의 우주 프로그램은 다양한 종교와 계급 간의 화합을 반영한다. 그들은 현재 인도 전체보다 훨씬 더 조화롭게 운영되고 있다. 이는 우리 지도자들이 평화로운 미래를 우선시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보여 주는 축소판이다.

▲조셉 드수자(Joseph D'souza) 인도 성공회 주교. ⓒ미국 크리스천포스트

▲조셉 드수자(Joseph D'souza) 인도 성공회 주교. ⓒ미국 크리스천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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