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역자인 우리는 왜 처음의 두근거림과 설렘을 잊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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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세대 다시 보기 12] 생각대로 되지 않는 건, 설레는 일

생각대로 되지 않아야 기대 된다
알고 있는 답으론 기대가 안 된다
하나님께서 이 아이들을 도대체
어떻게 변화시키실지 기대하라

▲사역 가운데 설렘을 느끼고 있는가? ⓒ픽사베이

▲사역 가운데 설렘을 느끼고 있는가? ⓒ픽사베이
#당신은 무죄인가? 유죄인가?

‘다음 세대를 위한 헌신예배’.

지난 주, 청주에 있는 한 교회에서 필자를 초청한 이유다. 특별한 타이틀이지 않은가. 보통은 ‘교사 헌신예배’라는 타이틀을 쓴다. 그러나 이 교회는 전 교인이 다음 세대를 위한 헌신을 다짐하겠다고 고백했다.

그래서 ‘~의 헌신예배’이 아니라 ‘~를 위한 헌신예배’를 준비한 것이다. 특정 직분의 헌신이 아니라, 교회 전체의 헌신을 다짐한 것이다. 설교를 부탁했을 때부터 가슴이 뭉클했다.

당일 오송역에 도착하니 선임 장로님께서 마중을 나오셨다. 보통 부교역자나 교회학교 부장님들 중 한 분이 나오시는데, 선임 장로님이라니. 조금은 낯설었다. 교회로 이동하는 동안 이런저런 이야기가 오갔다.

시작은 교회 개척에 관한 이야기였다. 본인은 이 교회 개척 멤버라고 했다. 교회와 함께한지 54년 세월이 지났다고 했다. 추억에 잠긴 듯한 그 고백에는 교회를 향한 강한 애착이 묻어 있었다. 교회를 향한 54년의 사랑도 존경스러웠지만, 더 가슴을 울렸던 것은 다음 고백이었다.

“저는 현재 장로로 있지만, 여전히 다음 세대 아이들을 보면 가슴이 뜁니다. ‘어떻게 하면 이들을 더 세워줄 수 있을까’, 고민이 많습니다.”

여전히 가슴이 뛴다는 장로님의 말씀을 들으니, 갑자기 송정연 작가가 했던 말이 갑자기 생각났다.

‘두근대면 무죄! 설레지 않으면 유죄!’

송정연·송정림 작가는 《설렘의 습관》이라는 책을 썼다. 우리는 일상에서 자주 설렘의 마음을 잊는다. 그러나 작가는 설렘도 습관이라고 주장한다.

설렘의 습관을 만들기 위해서는 ‘심장을 팔딱팔딱 뛰게 하는 설렘의 순간을 자주 되살리라’고 조언한다. 그런 순간이 여전히 마음에 지속 중이면 무죄다. 반대로 두근거림이 없다면 유죄다.

그런 점에서 장로님에게 다음 세대는 설렘이다. 심장을 두근거리게 만든다. 송 작가의 표현을 빌리면 다음과 같이 판결할 수 있겠다.

“장로님! 무죄!”

동일하게 교사인 당신에게도 묻고 싶다.
다음 세대를 향한 교사로 부르심,
다음 세대를 위한 교사로 섬김,
여기에 대한 당신의 심장은 지금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가?

너무나 설레는 마음으로 아이들이 기다려진다면, 당신은 무죄다!
그러나 두렵고 기대감도 없고 설레지 않는다면, 당신은 유죄다!
지금 당신의 마음은 어떠한가?

#생각대로 되지 않는 건 설레는 일이다

말은 그리 했지만, 사실은 모두 무죄다!
다음 세대를 담당하는 모든 교역자나 교사들은 무죄다.
두근거림이 없고 설렘이 없다면 지금 그 자리에 있을 수 없다.

다만 우리는 무죄인데, 왜 유죄처럼 느끼는 것일까?
왜 우리는 처음의 두근거림이나 설렘을 잊게 되는 것일까?
그것은 모든 상황을 통제하려는 나의 욕구 때문에 그렇다.

우리는 사역 연수(年數)가 증가하면, 사역 변수(變數)는 감소되길 원한다. 교사 n년차가 되면, 불확실의 변수가 완벽하게 통제되기를 원한다. 쉽게 말해 앞으로 벌어질 상황들을 자신의 통제 하에 두고 싶은 것이다. 그럴 수 없음에도, 그렇게 하고 싶어 한다.

통제하려 하면, 설렘이 사라진다.
일이 생기면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왜 이 일을 통제하지 못했을까?’로 접근하기 때문이다. 이런 접근에는 두근거림이 없다. 온통 자신의 통제를 벗어나 이미 벌어진 이 일들에 대한 자책 혹은 해결에만 급급하기 때문이다.

필자 역시 그렇다. 사역을 오래 하다 보니 자꾸 변수가 생기는 것이 싫어진다. 변수가 생기지 않는 안정된 사역을 원한다. 그러나 안정이 길어지면 자연스레 사역이 지루해진다. 더 이상 두근거림이나 설렘이 없는 것이다. 우리는 이것을 ‘매너리즘’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살면서 매너리즘처럼 위험한 것도 없다. 예술의 영역에선, 매너리즘에 빠지면 창조성이 가고 평범함이 온다. 신앙의 영역에서도, 매너리즘에 빠지면 신실함은 가고 무미건조함이 온다.

다음 세대라는 영역, 매너리즘에 빠지면 열정은 가고 ‘번아웃’이 온다. 무엇을 해도 재미없고 흥미가 없는 것이다. 당연히 두근거림이나 설렘은 없다.

교사는 내 마음대로 안 되는 상황을 좀 즐길 필요가 있다. 《빨간머리 앤》에는 이런 말이 나온다. 개인적으로 인생의 모토로 생각하는 문장 중 하나다.

“엘리자가 말했어요. 세상은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고. 하지만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는 건 정말 멋져요.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 일어나는걸요.”

생각대로 되지 않는 건 멋지다. 생각지도 못한 일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이 얼마나 설레는 고백인가!

하나부터 열까지 짜인 각본대로 인생이 흘러가지 않는다. 성경도 “사람이 마음으로 자기의 길을 계획할지라도 그의 걸음을 인도하시는 이는 여호와시니라(잠 16:9)”고 말하지 않나.

교사는 내 마음대로 안 되는 상황을 좀 즐길 줄 알아야 한다.
특히 사역의 연수가 더할수록 불확실이 주는 설렘을 기꺼이 품을 줄 알아야 한다.

내 생각대로 되지 않아야 기대가 된다. 이미 내가 알고 있는 답은 더 이상 기대가 안 된다.
오히려 하나님께서 도대체 이 일을 어떻게 풀어가실지,
하나님께서 이 아이를 도대체 어떻게 키워가실지,
궁금해야 기대가 된다. 그러니 내 생각대로 되지 않는 일이 있다면, 그건 참 설레는 일이다.

교사는 이런 마음의 다짐이, 저런 삶의 고백이 되었음 좋겠다.

“하나님! 제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는 건 참 설레는 일입니다.
생각지도 못한 일이 일어나니까요.
오늘도 제 생각이 아니라, 하나님의 생각이 이루어지게 해 주세요.”

오늘도 그런 생각지도 못한 일이, 설레는 일이, 두근거리는 일이 모든 교사에게 일어나기를 희망해 본다.

▲김정준 목사. ⓒ크투 DB

▲김정준 목사. ⓒ크투 DB
김정준 목사

울산대흥교회 교육목사
영남신학대학교 신학과·신학대학원
전남대학교 대학원 문학 석사
한남대학교 대학원 박사 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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