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라루스, 공원서 전도하던 70대 남성에 ‘구금·벌금’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수갑 채워 법정에 끌고 가고, 가족·지인들 참관 금지시키기도

지난 5월, 벨라루스의 한 70대 남성이 지역 공원에서 복음을 전한 혐의로 당국으로부터 2주 임금에 해당하는 벌금을 부과받았다.

한국순교자의소리(한국VOM)는 “드로기친스키(Drogichinsky) 지방법원 판사가 말로리타 교회(Malorita Church)의 블라디미르 부르슈틴(Vladimir Burshtyn)에게 유죄 판결을 내린 이 사건은, 벨라루스 당국이 평범한 종교 활동을 범죄화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 준다”며 관련 내용을 전했다. 

순교자의소리 현숙 폴리 대표는 “부르슈틴 씨는 지난 5월 27일 승천절을 맞아 교회 성도들과 함께 소규모 노방 전도를 하기 위해 드로기친스키 지역에 있는 한 공원에 갔다. 이 전도팀은 음악을 연주하고 찬양하며 전도지를 나눠 줬다. 그런데 갑자기 경찰차 두 대가 달려오더니 경찰관들이 내려 부르슈틴 씨의 팔을 붙잡고 경찰차에 태웠고, 심문을 하기 위해 경찰서로 호송했다”고 했다. 

▲6월 2일, 경찰관들이 블라디미르 부르슈틴을 법정으로 호송하고 있다.   ⓒ침례교협회

▲6월 2일, 경찰관들이 블라디미르 부르슈틴을 법정으로 호송하고 있다. ⓒ침례교협회
폴리 대표는 “부르슈틴 씨는 풀려났지만, 6월 1일 다시 경찰서에 소환돼 추가 심문을 받았다. 날이 저물자 경찰은 부르슈틴 씨가 저녁을 먹고 쉬고 있다고 가족에게 말했지만, 사실 그는 수갑이 채워진 채 임시 구금 시설로 끌려가 하룻밤을 보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경찰은 부르슈틴 씨에게 수갑을 채워 그를 법정으로 끌고 갔다”고 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교회 성도들과 부르슈틴 씨의 가족은 법정 입장이 금지됐다. 현숙 폴리 대표는 “법정에 들어가고 1시간 30분 정도 지난 뒤, 부르슈틴 씨는 피의자 전용 문을 통해 격리 구역으로 인도됐고, 방청을 요청한 모든 사람은 재판이 연기됐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했다. 

현숙 폴리 대표에 따르면, 그날 늦게 경찰 건물에서 재판이 다시 열렸고, 판사는 부르슈틴 씨가 당국의 허가를 받지 않고 대중 행사를 개최한 혐의에 대해 서둘러 유죄 판결을 내렸다고. 현숙 폴리 대표는 “실제로 법원은 대략 2주 임금에 해당하는 555 벨라루스 루블(약 29만원)의 벌금을 부과한다고 부르슈틴 씨에게 우편으로 통보했다. 그러나 그는 항소 기한이 지나도록 통지를 받지 못했다”고 했다. 

벨라루스 당국은 7월 27일 부르슈틴 씨를 다시 소환했고, 향후 복음을 계속 전하면 형사 책임을 면치 못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부르슈틴 씨는 모든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활력과 생기를 잃지 않았다. 그는 찬양을 하며 감옥에서 밤을 보냈고, 복음 전파는 범죄가 아니라고 분명하게 주장하면서 무죄를 항변했다. 재판이 끝나고 부르슈틴 씨가 경찰서에서 나오자, 밖에서 대기하던 가족과 성도들이 환호하고 격려하며 그를 맞이했다”고 했다. 

▲블라디미르 부르슈틴 사건과 관련, 2023년 8월 2일 비등록 침례교회 중보기도 사역부에서 발행한 7차 보고서. ⓒ침례교협회

▲블라디미르 부르슈틴 사건과 관련, 2023년 8월 2일 비등록 침례교회 중보기도 사역부에서 발행한 7차 보고서. ⓒ침례교협회
현숙 폴리 대표가 섬기는 한국VOM은 현재 전 세계 교회가 부르슈틴 씨 사건에 관심을 갖도록 촉구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바로 벨라루스 당국이 너무나 평범한 기독교 활동을 범죄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숙 폴리 대표는 “UN과 인권 감시 단체들의 보고서는 정부가 관련돼 있고 세간의 이목을 끄는 종교적 차별 사례를 부각시킨다. 그러나 그것보다 훨씬 더 일반적이고, 우리가 생각하기에 더 우려스러운 점은 외부에 잘 알려지지 않은 사건들, 즉 평범한 기독교 활동을 하는 평범한 러시아 기독교인들이, 결국 기독교인을 막기 위해 평범한 러시아 법을 적용하는 평범한 경찰과 판사에 의해 벌금을 부과받거나 투옥되는 사건들이 급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바로 그런 일이 부르슈틴 씨에게 일어난 것”이라고 했다. 

현숙 폴리 대표에 따르면, 벨라루스를 비롯해 종교 활동을 규제하는 국가들의 정부 당국자들은 이러한 규제가 종교에 반대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대중을 보호하기 위해 마련된 안전 규칙을 무시하는 시민에 대항하기 위한 취지라고 종종 주장한다. 그녀는 “그들은 보통, ‘행사를 하다가 의료적 응급 상황이 발생하는 경우 당국에서 충분히 대처할 수 있도록 부르슈틴 씨가 사전에 허가를 받았어야 했다’ 같은 논리를 펼친다”고 했다. 

그러나 그녀는 “당국자들의 행동을 보면, 그들의 주요 관심사가 대중의 안전이 아니라 종교를 규제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며 “공공 안전에 대한 우려는 70세의 거리 전도자에게 수갑을 채워 비밀 장소로 끌고 가고, 비밀 재판을 하고, 항소 기회도 주지 않고 벌금을 부과하는 이유에 대한 설명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앞으로 더 많은 벨라루스 기독교인이 부르슈틴 씨와 같은 상황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부르슈틴 씨에게 유죄 판결이 내려진 6월 2일, 종교에 관한 새로운 법안 초안이 벨라루스 정부 웹사이트에 공개됐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평범한 기독교 활동에 대한 법적 보호가 축소될 것이고, 부르슈틴 씨 외에도 복음을 전했다는 이유로 수갑을 차고 경찰서로 끌려가는 벨라루스 기독교인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벨라루스 기독교인들의 신실한 증언에 힘을 얻는다. 몇 해 전, 우리는 벨라루스 목사 한 분을 초청해 현지 상황에 관한 강의를 들었다. 그때 그분은 교회가 성장하기 가장 좋은 때가 ‘핍박과 자유 사이의 어떤 시기 즉, 억압의 시기’라고 말했다. 지금이 바로 벨라루스 교회가 억압받는 시기다. 심지어 수갑을 찬 70세 노인들도 감옥과 법정에서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고 담대하게 복음을 증거하고 있다. 벨라루스 교회의 성장이 멀지 않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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