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당국이 개신교와 가톨릭, 이슬람 및 다양한 집단의 종교 활동을 금지하기 위해 극단주의와 테러리즘, 선교 활동 등에 모호한 법률을 적용함에 따라, 러시아에 점령된 우크라이나 영토와 러시아 연방 전역에서 종교의 자유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미국 국제종교자유위원회(USCIRF)는 지난 4월 발표한 2023년 연례 보고서에서 전 세계 17개 국가를 종교의 자유 침해 빈도와 그 심각성으로 인해 ‘특별 관심 국가’로 지정해야 한다고 미 국무부에 권고하고, 러시아를 그 목록해 포함시켰다.
이어 지난달에는 러시아의 종교의 자유 침해에 관한 특별 보고서를 발표했는데, 여기에는 러시아 정부가 종교적 이유로 전쟁에 반대하는 시위대를 기소하고, 자신들이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의 소수종교인을 학대한 사건 등이 포함된다.
순교자의소리(Voice of the Martyrs Korea) 현숙 폴리(Hyun Sook Foley) 대표는 “‘미국 국제 종교 자유 위원회’ 보고서 덕분에 전 세계 교회가 러시아 당국의 종교의 자유 침해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사실 그 보고서의 내용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미국 국제 종교 자유 위원회와 다른 단체들의 보고서는 세간의 이목을 끄는 러시아의 종교적 차별 사례들, 이를테면 종교 단체에 극단주의나 테러나 반국가 활동 등의 혐의를 뒤집어 씌우는 것 같은 사례들을 부각시킨다”고 했다.
그녀는 “그러나 그보다 훨씬 더 일반적이고 더 우려스럽게 생각되는 점은 외부에 잘 알려지지 않은 사건들, 즉 평범한 기독교 활동을 하는 평범한 러시아 기독교인들이 결국 기독교인을 막기 위해 평범한 러시아 법을 적용하는 평범한 경찰과 판사에 의해 벌금을 부과받거나 투옥되는 사건들이 급증하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이러한 사례들이 일반적으로 세간의 주목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미국 국제 종교 자유 위원회 같은 감시 단체들의 보고서에 언급되지 않지만, 순교자의소리의 러시아 사역팀의 보고에 따르면, 오히려 이러한 작은 사례들이 러시아에서 점점 더 많은 개신교 기독교인이 직면하고 있는 일상적인 차별을 더 잘 대변하고 있다”고 했다.
올해 순교자의소리는 다음과 같은 사례들을 보도한 바 있다.
5월 러시아 북동부 추코트카 자치구 법원은 두 명의 기독교인 리쉬코프 미하일 이바노비치(Ryshkov Mikhail Ivanovich)와 코프툰 니콜라이 알렉세예비치(Kovtun Nikolai Alekseevich)가 개인적으로 성경과 기독교 서적을 배포했다는 혐의로 벌금을 부과했고, 이 배포 행위가 개인 전도가 아니라 불법적인 교회 모집에 해당한다고 판결했다. https://vomkorea.com/ko/2023/06/27/vomk-report-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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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방된 후 아내와 포옹하고 있는 안드레이 쉬로코프 목사. ⓒ텔레그램 채널 Mi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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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옥에서 풀려난 바체슬라프 콜디아예프가 아르한겔스크의 한 침례교회에서 어린이들에게 꽃다발을 받고 있다. ⓒПортал Верност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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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믿습니까?’라는 제목의 신문. 스테판 발레리, 블라디미르 카르첸코 목사, 마셀리크 스타니슬라프가 이 신문을 배포한 혐의로 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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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숙 폴리 대표는 “이런 이야기들이 종교의 자유 보고서에 포함되지 않는 이유는 관련된 기독교인들이 자신의 어려움을 알리는 데 뜻을 두지 않고 사역을 계속하는 데 집중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러시아 정부가 무엇을 하든, 이 평범한 기독교인들은 주님을 계속 섬길 뿐이다. 이것이 순교자의 소리에서 이 평범한 성도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이유이다. 우리의 기본적인 목표는 일부 국가들의 정부가 다른 정부를 압박하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및 전 세계 기독교인들이 그리스도 안에 있는 참된 자유는 정부가 줄 수도 없고 빼앗아갈 수도 없다는 사실을 기억하도록 격려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러시아에 점령된 우크라이나 영토 및 러시아에서 핍박받는 평범한 기독교인을 전 세계 성도들이 피해자로 여기지 말고, 모든 성도가 본받아야 할 평범한 기독교인의 삶의 본보기로 여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박해에 관한 미국 국제 종교 자유 위원회 보고서는 미국 정부에 대한 권고 사항이다. 반면 박해에 관한 우리 단체의 보고서는 전 세계 기독교인에 대한 권고 사항이다. 우리가 권고하는 바는 박해받는 이 형제·자매를 본받으라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정부나 직장, 가족이 여러분의 믿음 생활에 어떤 제약을 가하든지, 예수님은 그보다 더 크시다. 예수님은 여러분이 가장 혹독한 상황에서도 신실한 증인의 사명을 감당하도록 준비시켜 주실 것이다. 러시아에 점령된 우크라이나 지역 및 러시아에 거주하는 기독교인들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다닐지라도 주께서 보살펴 주신다는 말씀을 보여주는 사례다. 그러니 두려워하지 말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