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문객 80명, 부의금 600여 건… 온라인 부조 늘어
코로나19로 장례 관습 변화, 기독교 장례문화 개선
국가공인 자격증, 장례 병원에서 교회로 되찾아야

하이패밀리 엔딩플래너
▲국화꽃 대신 주제를 담아낸 빈소.
(사)하이패밀리(대표 송길원 목사, 원장 김향숙 사모)에서 ‘기독교 엔딩플래너 아카데미(Ending Planner Academy)’를 운영한다.

‘엔딩플래너’는 마치 결혼을 준비하는 ‘웨딩플래너’처럼 교회 장례를 기획하고 진행할 뿐 아니라 장례 전(前) 성도의 죽음을 함께 준비하고, 장례 후(後)에도 고인의 유지를 집행할 첨병을 양성하는 직종을 말한다.

하이패밀리는 목회자와 신학생을 위한 ‘임상목회교육 CPE(Clinical Pastoral Education)’의 하나로 아카데미를 개설하고, 12월 중순 경부터 시작해 3개월 과정으로 운영한다.

이들이 양성하는 ‘기독교 엔딩플래너(Ending Planner)’는 각 교회에서 사역하는 목회자들뿐 아니라 사회 전 분야에서 사역과 일을 병행하는 ‘일터 목회자’들이 임상 목회적 돌봄을 위한 이론과 실천(Clinical Pastoral Care Theory & practice), 목회의 전문성 개발(Professional Development of Pastorate), 다른 전문인과의 접촉과 협동 훈련(Interdisciplinary Relationships) 및 개인적인 성장(Personal Growth)을 통해 각 지역 교회 장례를 해결하는 앤딩(Ending-끄트머리) 전문목회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하이패밀리 측은 “코로나로 현대인의 바쁜 일상이 멈추고 술자리와 모임으로 유지되던 비즈니스 문화가 사라졌다”며 “등교 중단은 자녀들의 돌봄을 강요했고, 집은 잠자고 쉬는 곳에서 일하고 사는(LIVE) 곳으로 바뀌었다”고 취지를 밝혔다.

이들은 “무엇보다 큰 변화는 관혼상제, 그 중 장례 문화의 변화이다. 유교적 체면문화로 유지되던 경조사 나들이가 멈춘 것”이라며 “카카오T 분석에 따르면 코로나 전후 데이터 분석 결과 코로나 확산기인 2020년 2월 경조사를 위한 이동이 -43%로 반토막난 이후, 코로나의 기세가 꺾인 올해 5월초와 10월 중순에도, 여가를 위한 이동은 2월보다 +95%, +41%로 늘어났지만 경조사 이동은 오히려 -2%, -22%로 더욱 감소했다”고 전했다.

하이패밀리 엔딩플래너
▲야외 안치실과 고인 접견(viewing)이 가능한 이동식 레스텔(RESTel).
실제로 지난 10월 ‘메멘토모리 기독시민연대’에서 집례한 한 장례식에서는 조문객이 80명밖에 없었지만, 총 부의금은 600여 건으로 집계돼 온라인 부조가 87%에 달했다고 한다.

조문객 수뿐 아니라 ‘발인 후 화장, 매장’이라는 관습도 바이러스 앞에서는 달라지고 있다. 수의, 염습, 나무관 등의 준비도 없는 ‘선 화장 후 장례’ 방식도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장례 환경의 변화에 따라 지난 30년 간 결혼과 아동 그리고 부부 문제의 해결에 앞장서 온 기독교 가정사역 전문기관 (사)하이패밀리는 ‘메멘토모리 기독시민연대’와 손잡고 기독교 장례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국가공인 민간자격증 과정인 ‘기독교 엔딩플래너 아카데미(Ending Planner Academy)’를 개설했다.

대표 송길원 목사는 “탄생과 죽음은 생명의 핵심이므로 당연히 교회와 목회자의 고유 영역임에도, 그동안 아파트 발달로 병원 장례식장에 빼앗겼던 성도의 장례를 이제 교회가 되찾아와야 한다”고 말했다.

송 목사는 “자기 교인은 자기 교회에서 장례식을 치르게 함으로써 천국 환송이라는 기독교 장례 고유의 거룩함과 품격을 회복하고 장례 비용의 획기적인 절감은 물론, 장례를 통한 교인들의 결속력 제고와 믿지 않는 친지들에 대한 전도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