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세의 언약궤를 본 따 만든 제품
▲모세의 언약궤를 본따 만든 제품. ⓒWikimedia Commons

출애굽기에 기록된 연악궤가 안치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에티오피아의 한 정교회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해 750여 명이 사망했다고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가 18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피해를 입은 교회는 에티오피아 북부 티그레이 지역 악숨에 위치한 마리아시온(Maryam Tsiyon)교회로, 무력 분쟁 도중 교회에 은신해 있던 수백 명이 총살을 당했다고 지난 9일 벨기에 비영리단체 EEPA(European External Programme with Africa)가 전했다.

이 지역 주민들은 이 같은 공격의 목적이 언약궤를 아디스 아바바로 이전하기 위한 것으로 여기고 있다.

시온성모마리아교회(Church of St. Mary of Zion)로도 불리는 이 교회는 신성한 교회로 알려져 있으며, 에티오피아 정교회에 속해 있다.

토론토대학 역사학 교수인 마이클 거버 박사는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난 마리아시온교회에서 궤를 약탈당했다는 소문 이상을 듣지 못했으나, 최대 750여 명이 이를 방어하기 위해 사망한 것이 사실이라면, 공격자들은 거기에서 멈추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와 에리트리아인들은 티그레이 문화를 말살하고자 한다. 약탈은 티그레이의 문화적 존재를 파괴하고 제거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 BBC 월드 서비스 아프리카(World Service Africa) 편집자이자 연방 연구소(Institute of Commonwealth Studies) 선임 연구원인 마틴 플라우트는 영국 처치타임즈(Church Times)와 인터뷰에서 “악숨 대학살에서 탈출한 이들에 따르면, 당시 공격은 에티오피아 연방군과 암하라(Amhara) 민병대가 교회에 접근한 후 시작됐다”고 보고했다.

플라우트 연구원은 “사람들은 언약궤의 안전에 대해 걱정했고, 군대가 다가오는 소리를 들었을 때 언약궤를 훔치러 왔을까봐 두려워했다. 대성당 내부에 있던 이들은 모두 광장으로 쫓겨났다. 교회와 언약궤가 손상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공격 당시 약 1천여 명이 교회 주변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EEPA는 “학살은 티그레이 인민 해방 전선과 분쟁 중인 에티오피아 연방군과 암하라 민병대에 의해 수행됐으며, 사망자 수는 750명으로 보고된다”고 했다.

CP는 “이번 분쟁은 작년 11월 4일 이 지역 여당인 티그레이 인민 해방 전선이 봉기의 일환으로 지역 수도 메켈레에 있는 북부 사령부 기지를 점령한 후 시작됐다. 이후 아비 아흐메드 총리는 군사 공격을 명령했고, 지난 11월 28일 에티오피아 국방군이 메켈레에 대한 ‘완전한 지휘권’을 회복했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인도적 지원 활동가들은 ‘전쟁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고 CP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