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 교리에 대한 논쟁과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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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성 칼럼] 청교도에게서 답을 찾다 (13)

▲김재성 박사(조직신학, 국제신학대학원대학교 부총장).

▲김재성 박사(조직신학, 국제신학대학원대학교 부총장).
2.3. 거짓 교리에 대한 논쟁과 비판

청교도의 설교와 신학적인 저술들 속에는 거짓 교훈들에 대한 경고와 논쟁들이 많이 담겨있는 것이 특징이다. 사도 바울과 다른 서신서의 저자들도 초대교회 당시의 문제들을 다루면서 성경적인 논의를 이어나갔음을 볼 수 있다. 사도 바울은 고린도 교회에 수많은 문제점들은 고쳐주고 가르치면서 포용하려고 했지만, 거짓 교리와는 타협할 수 없었다. 바울 사도는 심지어 분파주의자들도 받아들였지만, 그러나 율법주의자들의 완고함과는 가차없이 결별했다.

청교도 설교와 경건서적들 가운데서도, 사도 바울의 포용적인 지침을 따라서 오류와 잘못을 분별하고자 했기 때문에, 논쟁적인 요소들이 수없이 발견된다. 엘리자베스 여왕 집권 초기에 장로교회의 교회제도를 가장 강력하게 주장하였던 토마스 카트라잍의 가장 가까운 동료 사역자, 토마스 펜너 (Dudly Fenner, 1558-1587)는 결국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쫒겨 났지만 『거룩한 신학』(Sacra Theologia, 1585)이라는 조직신학 개요서를 스위스 제네바에서 출판하여 청교도의 기본원리를 제시했다. 주교체제가 성경에 합당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침례파 청교도 벤자민 케치 (Benjamin Keach, 1640-1704)는 성경의 비유와 은유에 대해서 상세히 풀이하였다.

매일 경건의 삶에 집중했던 청교도들이 무엇을 최고의 권위로 존중했던가를 이해하여야 한다. 스위스로 피난을 갔던 사람들이 영어 번역성경을 완성하여 『제네바 성경』 (1560)을 출판하였는데, 이 성경의 영향력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다. 그 후로 51년이 지나서 1611년에 킹 제임스 번역본이 나왔지만, 청교도들은 오직 『제네바 성경』만을 고집하였다. 그 이유는 각 구절들에 대한 종교개혁자들의 해석과 설명이 담겨 있어서, 개혁신앙에 근거하여 말씀으로 말씀을 풀이하여 결정적인 도움을 주었기 때문이다. 청교도들은 성경연구에 엄청난 시간을 쏟았기에, 잘못된 교리들에 대해서 명철한 분석을 제기할 수 있었다. 성경에 근거하지 않았던 로마 가톨릭과의 차이점을 명확히 하고자 청교도들은 중세 시대 말기에는 새로 세워진 대학에서 아리스토텔레스의 논리학과 변증적인 회의론으로 만연되어 있었던 스콜라주의의 엄밀성을 비판하였다.

다시 더 말할 필요가 없이,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는 청교도 신학의 정수가 집결된 최고의 헌장이다. 영국의회는 국가 전체가 동의할 수 있는 개혁주의 정통신학을 집대성하도록 강조해서, 엄청난 사명감을 가진 신학자들과 목회자들과 지도자들이 참여하였다. 로마 가톨릭의 반펠라기언주의, 쏘시니언들의 반삼위일체론, 알미니안주의자들의 자유의지, 예수회 설교자 벨라르민, 폴란드 라코뱅 교리문답서 등을 염두에 두면서 오류를 시정하고자 교리체계를 구성하였다. 강력한 논쟁과 토론 가운데서 삼위일체론, 속죄론, 칭의론, 예정론 등의 교리를 신앙고백서에 담았다고 해서, 청교도들이 옹호하던 모든 신학과 교리들이 독창적이었다고 말할 수는 없다.

2.4. 유럽의 칼빈주의 개혁신학을 활용하다

영국의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유럽 대륙의 칼빈주의 개혁신학에서 다루었던 것들을 받아들인 청교도들이 재창조해 낼 수 있었다는 것이 참으로 다행이었다. 영국의 종교개혁은 역사적으로 유럽 대륙의 개혁보다는 훨씬 늦게 발발했기 때문에, 먼저 앞서간 고난의 열매들을 사용할 수 있었다. 가장 선하고 좋은 것들은 갑자기 등장하지 않는다. 모든 신학의 발생과정에는 결정적인 요인들과 인물들과 사상들이 서로 관련을 맺고 있다. 청교도들은 이미 유럽의 여러 곳에서 다양하게 정립되어진 신학서적들과 교회 개혁의 요소들을 대대적으로 참고하면서, 영국이라는 토양에 창조적으로 적용하였다.

칼빈주의 개혁신학의 최초 입안자들은 츠빙글리, 외콜람파디우스, 부써, 피터 마터 버미글리 등이지만, 곧 이어서 등장한 제 2세대 신학자 칼빈에 이르러서 스위스 제네바에 확고하게 정착되었다. 청교도들은 유럽 대륙으로 건너갔다가 돌아온 신학자들에게서 훨씬 더 성경적으로 발전한 칼빈의 신학과 그 후 세대들의 성취를 활용할 수 있었다. 물론 유럽의 종교개혁자들 대부분은 기본적인 공통분모가 많았다. 루터가 가장 먼저 제기한 오직 은혜로만 주어지는 의로움이라는 구원론의 핵심사항에 동의를 하였다. 유럽 종교개혁자들은 로마 가톨릭 교회의 전통보다는 성경의 권위를 더 높이고자 했고, 미사와 성만찬의 신비적인 요소를 공격하였다. 종교개혁자들은 초대교회의 신앙을 회복하고자 삼위일체 교회를 재천명했고, 그리스도의 양성 교리를 기본적으로 채택했다.

청교도가 물려받은 유럽의 신학은 칼빈주의 개혁신학이라고 하였는데, 루터의 신학보다는 훨씬 더 성경적으로 정립되었기에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 등 주요 대학에서 전파되었다. 종교개혁자들은 여러 국가와 도시에 기반을 둔 교회에서 다양하게 활동하였기에, 서로 간에 다소 합의하지 못하는 신학적 차이를 드러내기도 했다. 16세기 종교개혁에서 가장 중요한 신학논쟁의 주제는 성례에 관한 것이었다. 스위스 개혁신학자들은 루터의 성만찬 교리에는 동의하지 않았다. 1529년 말부르그 신앙회의(The Marburg Colloquy)에서 츠빙글리와 외콜람파디우스는 ‘상징’을 ‘기념’하는 것이라고 주장하였고, 루터파에서는 ‘공재설’을 고수하는 바람에 끝내 결별하였다. 칼빈과 부써와 버미글리는 성만찬에서 그리스도가 영적으로 임재하는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청교도들이 활용한 개혁주의 신앙고백서들에 교회와 예식의 개혁이 중요시 되어 있는데, 루터파 신앙고백서에 나와 있는 예식이나 예배규정들 보다는 훨씬 개혁한 것이다.

츠빙글리는 로마 가톨릭 신부로 서품을 받았지만 성경을 통해서 교황주의자들의 오류를 발견하였다. 츠빙글리는 담대하게 개혁할 조항들을 제시하여 스위스 각 지역에 개혁신앙을 확산시켰다. 그는 모든 로마 가톨릭 교회의 교리들을 거부하고 하나님의 절대적 주권과 섭리를 강조하였다. 칼빈은 여러 차례 논쟁에서 칭의의 선물에 대하여 강조하면서, 예정교리를 확고하게 주장했다. 칼빈은 택함을 받은 자들은 성화의 과정을 통해서 예정을 성취하고 수행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는데, 그의 후계자 베자는 더욱 더 정교하게 하나님의 작정을 발전시켰다. 부써는 영국으로 망명하여 옥스퍼드 대학교에 『그리스도의 왕국』(De Regno Christi)을 저술했는데, 영국 왕 에드워드 6세가 의회에다가 교회 개혁방안 14가지를 제시하여 국가와 시민전체의 거룩한 삶을 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칼빈은 경건한 사회와 가정을 근간으로 하는 하나님의 나라가 구현되어지도록 교회의 당회가 제네바 시의회의 간섭이 없이 독립적으로 시행하게 하는데 성공했다. 청교도들이 가장 많이 참고한 저술들은 칼빈의 성경주석들과 『기독교강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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