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제대로 취재 않고 연달아 추측성 보도
한두 주 예배 안 드린다고 결정적 타격 없어
정말 헌금 때문에 벌벌 떤다면 교회도 아냐

새에덴교회 코로나19
▲최소한의 인원들이 각자 떨어져 앉아 마스크를 쓴 채 예배드리는 모습. ⓒ새에덴교회
‘코로나19 사태와 주일예배’라는 글로 대구·부산 지역 교회들의 긴급한 영상 주일예배 조치에 대해 신학적 문제가 없다고 밝혔던 김희석 교수(총신대)가, 이번에는 주일성수를 중시하는 목회자들에 대해 ‘헌금 때문이 아니다’고 밝혔다.

김희석 교수는 “언론에 연일 ‘개신교회가 주일예배를 예배당에서 드린다 고집하는 이유가 헌금, 즉 재정 수입 때문’이라는 기사가 등장하고 있다”며 “언론이 제대로 취재하지 않고 데스크에 앉아 추측성 발언을 연달아 하고 있는 것이 거의 분명하다. 헌금 때문이 아닌 몇 가지 이유가 있다”고 반박했다.

김 교수는 “첫째로, 교회의 재정수입의 가장 큰 부분은 십일조로 구성돼 있기 때문”이다.

그는 “십일조는 한두 주 예배당에서의 예배를 드리지 않는다 해서 안 거둬지지 않는다. 십일조를 내 보신 분은 알겠지만, 십일조를 내는 것은 어쩌다 마음이 동해서 하는 기부가 아니다”며 “신앙의 정기적 실천으로 매우 중요한 신앙적 결심을 이미 한 것이기에, 이번 주에 못 내면 그 다음에 자연스럽게 내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또 “코로나 사태로 성도들의 수입이 줄어들면 십일조 총액이 줄겠지만, 이것은 예배형태와는 거의 관련이 없다”며 “아무튼 좀 줄어들 수는 있겠으나, 교회 문을 닫게 할 그런 종류의 일은 아니다”고 전했다.

둘째로, “코로나 사태로 주일예배를 영상/가정예배로 드리는 곳들은 대개 감염 확산이 염려되는, 중대형 이상의 규모를 갖춘 교회들”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김희석 교수는 “그런 교회들은, 헌금이 혹 줄어들까 염려가 안 되지는 않겠지만, 한두 주로 인해 ‘결정적 타격’을 받지는 않는다”며 “그것보다는 ‘혹시라도 감염이 발생한다면 입게 될 교회의 이미지 타격’이 훨씬 더 염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한 대형교회들은 대개 온라인헌금 시스템을 이미 갖추고 있는 곳들이 많다. 예배 참석 인원이 많으므로 현장에서 헌금하면 관리가 어렵기에, 이미 온라인으로 헌금하도록 많이들 해놓았다”며 “이번에 예배를 취소하면서 돈 걱정이 되어 시스템을 새로 만든 것이 아니다. 이렇게 하면 나중에 연말정산 등을 위한 서류 작성이 훨씬 더 쉬워지고, 교회 재정의 투명성도 더 수월하게 확보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실, 개척교회를 비롯한 작은 규모의 교회들은 정말 재정이 열악하기 때문에, 예배로 모이지 않게 되면 정말 실제적 타격이 있다. 대개 온라인 헌금 시스템도 갖추고 있지 못하다”며 “그런 교회들이야말로, 마스크나 손세정제 등을 갖추고 특정 지역 방문자나 유증상자 등을 제외하고 모여서 예배를 드린다면 별 문제가 없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가장 중요한 셋째 이유로는 “교회들이 주일에 예배당에 모이는 예배를 다른 형태로 대체하는데 있어 가장 어려워하는 점은 ‘예배가 무엇인가‘라는 개념에 대한 이해에 관련돼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희석 교수는 “개신교 신앙에 있어, 주일에 회집하는 예배는 가장 중요한 신앙적 정체성이다. 많은 성도들에게 있어, 주일 교회 예배당에 가는 것은 사실 신앙의 거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그래서 신중하게 결정하려 하고, 곰곰히 성찰하려 진중한 모습을 보이게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 번도 시도해보지 않은 형태로 예배를 전환하는 것은, 앞으로의 예배 형식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싶어, 신중하게 판단하려는 마음이 드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어쩌다 보니 교회를 변호하는 형태가 돼 버렸다. 이번 코로나19 사태에 대해 주일예배를 어떻게 해야 하느냐에 대한 제 입장은 지난번에 글로 올린 적이 있으니, 오해 없으시길 바란다”며 “저는 재난상황에 대한 제한적 임시조치로 가정에서 혹은 영상으로 예배를 드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헌금 때문에 모이지 않으려고 한다는 기사에 대하여 반론하고 싶었을 뿐”이라고 소개했다.

또 “정말 헌금 줄어들까봐 벌벌 떨며 그것 때문에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무릅쓰고 주일예배를 고집하는 대형교회가 있다면, 그곳은 더 이상 교회라고 할 수도 없을 것”이라며 “언론은 교회를 일단 비판부터 하려 하지 말고, 취재를 해서 논리적 근거를 갖고 기사를 써 달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