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는 나의', '주님의 아파하심으로', '새벽이슬같은', '사랑합니다 나의 예수님, '나로부터 시작되리', '그날' 등으로 CCM 전성기를 이끌었던 소리엘. 지난 상(上) 편에 이어 장혁재 대표에게 찬양사역자의 영성관리 및 채플 사역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소리엘
▲소리엘 장혁재 대표. ⓒ김신의 기자
-찬양사역자의 영성이 사역에 있어 중요할 거 같은데요.

"영성도 중요하지만, 듣는 분들의 상태(?)도 중요합니다. 찬양집회를 하게 되면 불특정 다수의 성도, 예를 들어 강남지역 교인들이 느끼는 어려움과 고통은 농촌지역 교인들의 그것과는 다릅니다. 나를 내세우는 것이 아니라 진지하게 그들을 생각하고 기도하면 그분들의 연약한 면이 보입니다. 여기서 방법론이 제일 중요합니다. 가르치려한다거나 그들보다 높은 위치에서 하는 게 아니라, 똑같은 눈높이에서 정말 위하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접근하면 은혜가 됩니다.

찬양사역자라는 것이 특별한 위치가 아니예요. 찬양은 믿는 모두가 해야 하는 일이고, 찬양사역자는 그보다 노래를 조금 더 잘하는 것뿐입니다. 낮아지는 마음으로 간다면 참 좋은 찬양사역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채플(그는 나사렛대학교에서 채플을 인도하고 있다.-편집자 주)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처음엔 선생으로 아이들을 가르치고 좋은 것을 주려했는데, 아이들과 똑같이 앉아서, 그들의 눈높이로 보니 뭐가 필요한지 알게 됐고, 아이들에게도 고마움을 느끼게 됐습니다.

물론 저도 철이 없었을 때는 '사람이 별로 안 모였네' 이랬었는데, 지금은 몇 명이든 찬양을 듣고 내 노래를 들어주는 자체가 너무 감사합니다. 어제도 거제도를 갔었습니다. 멀리 갔으니 인간적으로는 피곤할 수밖에 없죠. 그런데도 그게 기뻤습니다. 저는 몸이 힘들면 마음이 힘들 줄 알았는데 마음에 따라 몸도 따라오는 것을 깨닫고 있습니다."

-영성을 관리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있다면?

"영성관리란 것은 가장 기본적인 부분이면서, 일반 성도, 사역자 등 모두에게 가장 중요한 것입니다. 교회에 직분 없는 성도라고 해서 영성이 낮은 것도 아니고, 이것은 하나님과 자신만 아는 것이죠.

제가 감사하고 있는 것 중 하나가 끊임없이 하나님을 생각할 수밖에 없는 일을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게 하나님이 주신 축복 중 하나입니다. 여러 사람을 만나면서 '어떻게 하면 그들에게 복음과 예수님을 잘 전할 수 있을까'를 생각합니다. 요즘 들어서는 채플을 준비하면서 너무 뜨거운 마음을 주십니다. 아이들에게 성경말씀을 직접적으로 전하진 않지만, 채플 컨테츠에 들어갈 말씀의 의미와 거기에 담긴 하나님의 뜻을 저는 알아야 하기에 그것을 묵상하면서 많은 은혜를 받습니다.

또 성경을 읽고 QT를 하는 것뿐 아니라 삶 속에서 순간순간 하나님을 발견하고 이야기하는 것 또한 중요한 영성인 것 같습니다. DTS 훈련을 받으면서 한 목사님과 6개월간 한 집에서 생활을 했었는데, 그 분은 늘 하나님과 대화하는 분이셨습니다. 친구처럼, 아빠와 아들처럼 삶 속에서 하나님이 계속 움직이실 수 있게 하셨습니다."

-나사렛대학교에서 채플을 인도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불신자가 예수님을 만나기 가장 쉬운 곳이 미션스쿨, 그러니까 기독교학교예요. 복음을 전하기 너무 좋은 환경입니다. 그런데 그런 기독교학교에서 오히려 기독교에 반감을 갖게 되는 학생들도 있습니다. 여기에는 채플의 영향도 어느 정도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모든 아이들이 다 같이 참여하는 채플을 '어떻게 하면 기다려지게 만들 수 있을까'를 두고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지금 채플에 참석하는 70%이상이 비기독교인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기독교가 가장 잘 하는 것, 즉 '함께 고민하며 격려하는 마음'을 전달하고자 채플을 인도하게 됐습니다."

나사렛대학교
▲지난 2013년 장혁재 대표가 인도했던 나사렛대학교 개강예배.
-채플 진행은 어떻게 하시나요?

"영상을 주로 활용하는데, '도깨비'와 같은 인기 드라마 등 일반적인 영상을 편집해서 씁니다. 기독교 영상은 아니지만, 기독교 메시지와 기독교적 말로 영상을 풀어주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라라랜드'라는 영화를 소개하고 남녀 간의 '사랑'과 '헤어짐'에 대해 질문들 던지는 거죠. 그렇게 공감대를 형성한 다음, 이보다 더 귀한 사랑인 '하나님과 우리의 사랑'에 대해 이야기 하는 식입니다.

한 번은 '김제동의 톡투유' 영상으로 채플을 인도했는데,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점점 기억을 잃어가는 병에 걸린 남편과 함께 병원을 찾은 한 아내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그녀에게 한 간호사가 '그건 별 것도 아닌 거'라고 하는 장면이 있었죠. 사실 병원에는 더 심각한 환자들이 많잖아요. 그래서 간호사는 그렇게 말을 했던 겁니다. 그러나 아내에게 그 말은 전혀 위로가 되지 않았죠.

영상이 끝나고 제가 학생들에게 얘기했습니다. '여러분이 만나는 사람들 중에 힘든 사람이 많다'고 '안아주고 용서해주면 좋겠다'고 말입니다. 그리고 거기서 '여러분이 힘들 땐 누가 위로해주는가?'라고 물으면서 복음적 메시지를 이어갔었죠. 그런 뒤 서로 안아주라 했더니 거기 어던 아이들이 모두 눈물을 보였어요. 예수님을 믿지 않는 아이들도.

채플에 대한 구체적인 데이터를 내보았는데, 아이들이 채플을 즐거워하고 기독교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는 걸 발견할 수 있었어요. 앞으로 아이들이 대학을 졸업한 후에도 오래 기억에 남을 수 있는, 그런 채플이 되게 하고 싶습니다."

-청년들이 공감하는 소재를 선정하면서도 기독교적 메시지가 있는 영상을 만드시는데 탁월하신 것 같아요.

"하나님이 저에게 주신 달란트 중에 하나인 것 같습니다. 일단 제가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고, 비록 나이는 50이 다되었지만 아이들이 보고 느끼는 것을 비슷하게 느낄 수 있는 감수성을 하나님께서 주신 것 같습니다.

많은 크리스천들이 세상문화와 기독교문화를 단절시키고 있는데, 사실 다 하나님이 창조하신 것들이죠. 단지 그것을 사단에게 빼앗긴 것입니다. 그것을 우리가 다시 찾아와야 하는데, 너무 많이 빼앗기다보니 남은 걸 지키는데 급급한 것이 현실입니다. 저도 채플을 인도하면서도 상당히 공격들이 많았었습니다. 사역에 있어 도전하지 않고는 남는 것이 없는 것 같습니다.

찬양 집회도 그래요. 오랜 기간 찬양집회를 했지만 찬양하는 패턴이 똑같아요. 무엇이든 계속 연구하고 준비해야 하는 것 같습니다. 물론 음악도 중요하지만, 그 안에 담을 메시지들을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그 수준이 달라질 것입니다."

소리엘
▲소리엘의 장혁재 대표. ⓒ김신의 기자
-타 학교에서도 채플을 인도하신 적이 있으시죠?

"찬양집회로 숭실대학교에 갔다가 교목실 부탁으로 한 학기 채플을 인도했던 적이 있습니다. 이유가 있었어요. 1천 명 학생이 있었는데, 그곳에 기독교인이 없었던 것을 나중에야 알았던 겁니다. 나사렛대학교 채플을 듣는 학생들이 많이 바뀌었단 소문을 들으셨던 것 같아요. 그래서 한 학기 동안 이 학생들에게 단계적으로 기독교적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지금 미션스쿨 교목실에는 나이가 들어 지치신 분들이 많고, 또 그들이 채플 때 참석하는 아이들을 마치 교회 성도 대하듯 합니다. 학교도 채플을 운영하며 외부 강사를 초청해 설교하게 합니다. 학교는 좋을지 모르지만, 아이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초청받아 오시는 분들도 기분이 좋지 않을 겁니다. 평소 아이들이 다 엎드려 자거나 스마트폰만 만지작 거리기 때문이죠. 지금 기독교학교 채플의 모습이 이렇습니다.

개인적으로 큰 교회가 이런 학교로 선교사를 파송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가 젊은이들과 호흡하며, 그들의 어려움을 안아준다면 미션스쿨이 바뀔 수 있을 것입니다. 나사렛대학교는 그렇게 해서 예수님을 영접한 친구들을 인근 교회로 연결시켜주고 있습니다."

-사역하면서 어떤 게 가장 힘들었나요?

"안 믿으실 것 같은데, 힘든 적이 없던 것 같아요(웃음). 청년 때, 한 목사님께 들은 인상 깊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목사님은 10번 설교하라 하면 10번 즐거운데, 택시운전 하라고 하면 힘들 것이라고, 반대로 택시기사님에게 주일 설교 한 번 하라고 하면 힘들 것이라는 이야기였습니다.

많은 분들이 '힘들지 않냐?'고 묻는데 전 힘들지 않습니다. 일을 하러 가는 동안도 즐겁고, 연예인들은 공연이 끝나면 허탈하다고 하는데, 저는 전혀 허탈하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올해 푯대와 기도제목을 부탁드립니다.

"찬양사역자로서의 근본을 잘 지키고 싶고, 한국교회에 도움이 되는 찬양사역자가 되고 싶습니다. 중고등부 찬양사역할 때 담당 목회자분들과 많이 얘기했었죠. 그분들이 지금 다 담임목사님이 되셨습니다. 몇몇 분들은 신학 공부하며 힘든 시기에 소리엘의 노래를 들으며 보냈다고도 합니다. 앞으로도 그러고 싶어요. 크든 작든 그렇게 찬양이 필요한 교회에 가고 싶습니다. 그곳 목사님들이 찬양을 듣고 힘과 용기를 얻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올해는 채플도 잘 준비해서 열매를 꼭 맺고 싶습니다. 또 더 많은 찬양사역자들에게 기회가 주어졌으면 합니다. 끝으로 한국교회가 회복하는 한 해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이를 위해 저를 포함해 모든 기독교인들이 더 낮아지는 섬김의 모습으로 최선을 다해야 할 것 같아요."(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