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크리스천
▲파키스탄 기독교인들이 피켓을 들고 거리에서 박해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한 파키스탄 기독교인 남성이 신성모독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고 영국 크리스천투데이가 4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바두 샤바즈(41)라는 이름의 이 남성은 작년 12월 30일 체포됐으며 현재 라호르의 교도소에 구금돼 있다.

영국에 소재한 법률자문센터 CLAAS(Centre for Legal Aid, Assistance and Settlement)와 영국파키스탄기독교협회(British Pakistani Christian Association, BPCA)는 “샤바즈는, 거리에 흩어져 있던 꾸란 조각에서 그의 이름이 발견됐다는 이유로 고소를 당했다”고 밝혔다.

즉, 그가 파키스탄형사법 298B 조항을 어겼다는 것이다. 그러나 CLAAS는 “샤바즈는 문맹이고 글을 읽을 수 없다”며 이같은 혐의를 부인했다.

샤바즈를 고소한 인물은 경쟁 업체 주인인 하지 나딤으로, 그는 “기도하기 위해 모스크를 가던 중 길거리에서 찢어진 꾸란 100쪽을 발견했고, 샤바즈의 이름이 흩어져 있었다”고 진술했다.

샤바즈는 결혼해 두 명의 자식을 두고 있으며, 약 15년 동안 복음전도자로 살아왔다. 그는 가정에서 치유기도 모임을 열었고,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갖고 모였다. 

CLAAS는 “나딤을 비롯한 지역 무슬림들은 마을에서 샤바즈의 인기가 많아지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기고, 그에게 신성모독이라는 거짓 혐의를 씌운 것”이라고 말했다. 

샤바즈가 체포되던 날 가족들은 CLAAS에 도움을 요청했고, CLAAS는 샤바즈의 가족들에게 현재 의식주를 비롯한 법적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경찰은 공정한 수사가 이뤄질 것이라고 약속했으나, 일부 무슬림들은 이미 지역 기독교인들을 대상으로 폭력적인 선동을 일으키며 마을을 떠나라고 협박했다. 

카마한(Kamahan) 구세군 출신인 나다니엘 사히드는 BPCA와의 인터뷰에서 “지역 기독교인들은 두려움에 휩싸여 있다. 인근 무슬림들이 기독교 공동체를 공격할 것이라고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만약 우리가 고향을 떠나면, 집은 모두 약탈될 것이다. 그러나 남아있게 되면, 도둑질을 당할 뿐 아니라 매를 맞고 심지어 죽을 수도 있다. 사소한 질투가 무고한 이들의 박해와 증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이 슬프다”고 말했다.

BPCA 윌슨 초드리 회장은 “최근 사건은, 박해받는 소수 종교인의 인권을 개선하려는 파키스탄 정부의 의지가 매우 약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면서 “영국과 미국은 10년 이상 파키스탄을 원조대상국으로 유지해 왔는데, 이를 파키스탄 소수자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지렛대로 잘 활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