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쓰는 초대 한국교회사
다시 쓰는 초대 한국교회사

옥성득 | 새물결플러스 | 558쪽 | 25,000원

필자는 이 책을 통해 저자가 지난 30년 동안 33가지 이상의 주제를 가지고 씨름해 온 열매들을 보며, 그가 어떤 마음으로 역사와 한국교회를 생각하는지 엿볼 수 있었다.

그가 학자이고 목사이고 존경하는 스승임을 떠나서, 그가 초기 한국교회 역사에서 잘못된 정보와 오류로 굳어버린 사실을 걷어내고 탈선한 교회의 역사를 다시 정도 위에 올려놓으려는 학자의 양심과 선지자적인 가슴을 엿볼 수 있었다. 또한 검증하고 또 검증하고 또 확증하는 고된 작업 속에, 하나님의 빛이 함께 하였을 것이라는 은혜가 느껴지기도 하였다.

이 책은 총 5부 33주제로 구성됐다. 1부는 그동안 한국교회사에서 나타난 두 개의 사관을 소개하는데, 백낙준의 선교사관과 민경배의 민족교회론을 비판한다. 그리고 저자는 왜 지금까지 한국교회사가 발전하지 못했는지 그 이유를 밝힌다. 2부는 초기 한국에 온 선교사들의 사역과 신학, 그리고 그들을 통해 이루어진 여러 최초의 사건들을 다루고 재조명하고 있다. 또한 여러 선교사들을 균형적이게 바라보게 도와준다.

3부는 한국에 교회들이 언제 어떻게 설립됐는지에 대한 이야기들로, 저자는 교회와 교단의 욕심과 입지를 위해 역사를 억지로 끼우고 왜곡하는 부정직한 양심을 향해 고발하고 정확한 사실을 제시한다. 4부는 초창기 한국교회 예배에 대한 내용들을 다루고 있는데, 한국교회 초기에 형성된 새벽기도회 및 여러 기도회의 유래에 대한 정확한 근거를 제시하고, 이 시대 교회를 향한 교훈을 주고 있다. 마지막 5부는 한국교회 초창기에 발생한 신학적이고 문화적인 논쟁들을 다룬다.

책에서 소개되는 33개의 주제는 아주 흥미롭고, 기존에 잘못 알고 있던 사실과 역사를 바르게 정립해 준다. 또 그 주장을 검증하고 고찰하기 위해 저자가 인용하고 추적하는 원자료들도 다양하다. 두 번째는 이 책을 통해 그동안 잊혀졌던 숨겨진 보석을 발견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는 초기 한국교회의 모습을 통해 오늘날 교회다운 모습을 꿈꿀 수 있다.

필자가 초대 한국교회사를 보며 느끼는 것은, 초창기 교회는 깨어있는 교회이자 성숙한 교회처럼 다가온다는 사실이다. 반면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고 유지하는 현대 교회는 교회의 정체성을 잃어버리고 죽어가고 잠자는 교회 같았고, 140년의 역사를 자랑하지만 내면과 인격이 자라지 않아 교만하고 시기하고 분노하는 어리석고 비정상적인 공동체 같았다. 오히려 처음 복음이 이 땅에 들어왔을 때, 그 초대 한국교회가 더 성경적인 모습 같았다.

그렇다면 지금의 교회가 비성경적이고 더 자라지 못한 것처럼 보인 이유는 무엇일까? 하나님이 주도하시는 교회 역사를 연대기적 고체로만 생각하고, 액체로 스며드는 역사의 방향성과 의미를 상실했기 때문이 아닐까? 실제 교회는 건강한 교회사 속에서 나아갈 길을 찾고 올바른 역할을 발견할 수 있다. 교회의 과거 퍼즐과 조각이 흩어졌거나 잘못 끼워졌다면, 교회사는 왜곡되고 교회 또한 기울어질 것이다.

그러므로 교회의 성장은 우리 역사의식 회복과 교회사의 발전을 통해 이루어지는데, 이 책을 통해 시대와 교회를 바르게 읽고 해석하여 현대의 교회를 온전하게 세워가게 되기를 바래 본다. 그래서 오늘도 건강하고 아름다운 교회의 역사를 이어가기 원하는 자들에게 초대 한국교회사를 소개한다.

/방영민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