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신대복음병원 장기려
▲장기려 박사 제21주기 추모예배 후 기념촬영이 진행되고 있다. ⓒ병원 제공
고신대복음병원(병원장 임학)이 초대병원장 故 성산 장기려 박사의 서거 21주기를 맞아, 지난 16일 오후 4시 장기려기념암센터 5층 대강당에서 기념식을 가졌다.

매년 12월 고신대복음병원에서는 유가족과 후학들을 초청해 추모행사를 가져왔다. 올해는 장기려 박사 서거 21주기로 박극제 부산 서구청장, 신현무 부산시의회 의원, 손봉호 성산장기려기념사업회 이사장, 유가족 대표 장여구 교수를 비롯한 의료계 및 지역 기관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행사가 진행됐다.

임학 병원장은 "이번 21주기 추모행사를 통해 가난한 환자를 무료로 치료해 주고 의료보험의 효시가 된 청십자의료보험조합을 설립한 부산의 인물 장기려 박사를 기억하고 그의 삶을 재조명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날 추모행사는 1부 추모예배, 2부 기념식, 3부 장기려 박사의 삶을 다룬 뮤지컬 '길' 순으로 진행됐다.

고신대복음병원과 성산 장기려기념사업회는 기념행사와 더불어 병원 중앙 로비에 장기려 박사의 생전 사진을 모아 전시공간을 조성했고, 장기려기념암센터 중앙 로비에서 환자들을 위한 성탄음악회를 개최하는 등, 내원객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부대행사로 진행한 3부에서는 장기려 박사의 회고록과 고신대복음병원 후원으로 탄생한 뮤지컬 '길'을 극단 '증인'에서 선보였다.

성산장기려기념사업회 상임이사를 맡고 있는 임학 원장은 "서울에서 운영하던 성산장기려기념사업회를 지난해 부산으로 유치하게 돼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매년 진행되는 추모 기념식을 포함해 여러 행사를 통해 장기려기념사업회가 박사님의 삶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게 왕성한 활동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기념식 다음날인 17일 오전에는 성산장기려기념사업회에서 '희망의 신발보내기' 캠페인을 진행, 개발도상국 어린이에게 희망과 사랑을 전달한다.

故 장기려 박사는 지난 1928년 경성의학전문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1995년 12월 25일 크리스마스에 타계하기까지, '가난한 자들의 주치의'로 헌신하여 현대 대한민국 의료사의 대표 인물로 남았다.

1942년 평양연합기독병원을 거쳐 김일성 주석의 주치의 겸 김일성대학 의과대학 외과학 교수로 일했던 장 박사는 1951년 한국전쟁 시절 가난하고 아픈 사람들을 위해 부산 영도의 한 천막진료소에서 무료진료를 시작했다. 이것이 현재 고신대학교복음병원의 모태이다.

장기려 박사의 생전에 함께하고 그를 모셨던 제자들은, 열이면 열 장기려 박사를 자신의 롤모델로 삼는다.

그는 집 한 채 없이 병원 사택에서 평생을 살며 무소유와 무욕의 삶을 몸소 실천했으며, 주어진 재능과 축복을 자신을 위하기보다 낮은 곳을 향해 사용했다. 그의 청빈하고 타인을 위한 삶은 그가 세상을 떠난 지 21주년이 되는 오늘날까지 우리에게 가르침을 주고 있다.

고신대복음병원은 지난해 3월 병원 앞 감천로 구간을 명예도로명 '장기려로(路)'로 부산 서구청으로부터 지정받는 등, 장기려 박사의 후예로서 그의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해마다 무료 의료봉사, 장기려 추모예배, 과학기술협의회 독후감 사업, 해외의료나눔 사업 등을 벌이고 있다.

아울러 '한국의 슈바이처'이자 '바보 의사' 장기려 박사의 후예로서, 장 박사가 못 다 전한 사랑을 세상에 전하기 위해 연구와 진료, 나눔의료사업에 힘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