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양개혁교회 웹사이트

때로는 주일 새벽에도 전화가 울린다. 피곤을 참고 힘들게 전화를 받으면 전혀 모르는 사람이 마음의 응어리를 하소연 한다. 1시간 가량 통화하면 그 응어리는 어느새 뽑혀져 있다. 비록 성도는 아닐지라도 그렇게 한 영혼의 상처를 치유한데서 희망과 기쁨을 얻는다.

어린양개혁교회(담임 유승례 목사·2세 담당 임그레이스 목사)의 목회를 한 마디로 표현하면 소통목회다. 상처받은 자들을 상담을 통해 치유해 교회로 인도하고, 특히 방황하는 2세들을 위로하며 1세와 2세를 연결하는 소통의 목회를 지향한다.

그 소통을 위해서는 고통이 수반된다. 어린양개혁교회는 보편적인 목회와 같이 교회건물을 중심으로 하지 않고 소통을 필요로 하는 그 현장을 중심으로 한다. 시도 때도 없이 전혀 모르는 사람의 상담을 해줘야 하고 2세들을 돌보기 위해 직접 운전을 하며 그들을 섬기고 있다. 어린양개혁교회 홈페이지는 어린양개혁교회의 목회사역을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주 중에 방과후 학교 및 투터링 서비스를 통한 예수님의 참 제자 만들기 사역이자 주일만 출석하는 형식적인 사역이 아닌 영혼의 필요 위해 사람을 위해 움직이고 역동하는 아웃리치 목회다”

유승례 목사는 딱히 아웃리치 목회를 처음부터 지향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따라 유학길에 RCA교단에 봉사하게 되고 병원 원목으로 사역하게 된 것이 아프고 상처받은 영혼을 위해 기도하고 돌봐야겠다는 간절한 소망으로 이어졌고 2세 담당 임그레이스 목사와 함께 그 소명을 감당해 나가고 있다. 

유승례 목사와 임그레이스 목사가 지금도 목회하는 가운데 느끼는 것은 이 시대, 특히 이곳 이민 땅에 진정한 돌봄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1세대는 1세대대로 이민생활의 말 못할 응어리를 갖고 있고, 2세는 더욱이 미국 토양에서 힘에 겨워하는 경우가 많아 마음문을 닫아버리고 방황하거나 탈선의 길로 나가고 있다. 그 가운데 1.5세의 고충과 어려움은 스스로의 마음에 돌무더기를 만들고 있다. 어린양개혁교회에게는 이런 돌봄이 필요한 모든 사람이 어린양개혁교회의 성도인 것이다.

어린양개혁교회의 핵심 사역을 굳이 꼽아야 한다면 ‘상담목회’와 ‘2세 목회’다. 그런데 사무실이 따로 개설한 상담은 아니다. 상담이 필요한 현장이 곧 사무실이다. 어린양개혁교회가 설명하는 아웃리치 목회는 곧 현장 목회로 설명할 수 있다.

▲왼쪽 첫번째 유승례 목사와 두번째 임그레이스(임지윤) 목사

 

2세와의 통로가 되는 TLC센터

어린양개혁교회는 TLC센터(Tender Loving Center)라는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주로 2세들을 대상으로 하는 이곳에서는 문화적으로, 환경적으로 적응을 못해 공공교육을 받지 못한 이들에게 기본적인 소양교육부터 학교에서 배워야할 교육까지 다방면에 걸쳐 이뤄지고 있다. 이 TLC센터는 마음에 상처를 안은 2세들과 교회를 만나게 하는 접촉점 역할을 한다. 센터를 통해 만나게 된 영혼들을 치유하고 그들을 교회로 이끄는 것이다. 

2세들의 마음은 그들과 긴밀하게 접촉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부분이다. 피부를 맞대어야만 그들 마음 속 깊은 응어리를 볼 수 있다. TLC센터는 그런 2세들의 마음을 들여다 볼 수 있는 효과적인 통로가 되고 있다. 일반적인 교육과 함께 그들에 대한 상담과 치유가 진행된다. 예수님이 그러하셨듯이 아웃리치 사역을 통해 한 영혼 한 영혼을 가르치고 상담하고 치유하면서 전인적 치유목회를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마음에 큰 상처가 있는 2세들의 변화를 눈으로 볼 때 그 보다 큰 기쁨은 없다고 유승례 목사는 말한다. 상담분야에서 오랫동안 활동했지만 이 2세들의 상담에는 큰 기술을 요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저 듣고 있으면 그들의 마음 안에 응어리를 보게 되고 그 어려움을 다 들어주면 그 응어리는 반쯤 나와 있다고 했다. 마음이 한번 치유되면 2세들은 밝아지고 전혀 새 사람이 돼서 그들의 꿈과 소망을 펼치게 된다. 

임그레이스 목사는 이민교회 2세들의 문제에 대해 “2세들은 정체성의 문제를 안고 있다. 미국인도 한국인도 아닌 상황에 갈등을 많이 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그들의 시민권이 하늘에 있음을 알려준다. 영원토록 그리스도 안에서 새 사람, 새 일꾼이 되는 것을 알게 될 때 2세들의 얼굴은 희망으로 빛난다”

 

하나님이 인도하신 특수목회

어린양개혁교회의 잔고는 항상 100불~120불 수준에 머물러 있다. 때로는 통장에 잔고가 없는 상황에서 어려운 사람에게 체크를 써주어 재정담당 집사에게 크게 혼나기도 한다. 쉼 없이 상담과 교육에 나서다 보면 일주일이 언제 지나간지도 모르게 흘러가 있다. 매일 반복되는 이런 어려움 가운데서도 유승례 목사와 임그레이스 목사는 하나님이 주신 소명을 붙들고 그 인도하심에 감사하고 있다.

유승례 목사는 당초 미국에 유학올 당시 빨리 한국으로 돌아가겠다는 생각만 했었다. 뉴욕 나약 얼라이언스 신학 대학원에서 목회학 석사, 펜실버니아 비블리칼 신학대학원에서 신학석사 과정을 밟은 유승례 목사는 미국에 머무르면 이민교회 안의 고통과 2세들의 깊은 상처를 보게 됐고 많은 눈물을 흘리게 됐다. 이에 1세대 교회가 잘 수용하지 못하는 2세들의 현실과 이민자들 안의 상처를 볼 때 그들의 아픔을 위로해야겠다는 소명이 강하게 생겼다. 유승례 목사와 임그레이스 목사는 RCA교단을 섬기던 중 만나게 된 것이 오늘날까지 협력하며 소통의 목회에 온 몸을 던지는 동역자 관계로 이어지고 있다.

유승례 목사를 상담목회의 길로 나가도록 이끈 것은 원목생활이었다. 미국 유수한 대학병원에서 원목을 하면서 다양한 환자들을 돌보며 마음 안에 상처와 응어리를 치유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미국 사람들 안에도 가정적으로 기가 막힐 정도의 일들이 많이 일어난다는 것도 알게 됐다. 미국의 문화와 이민 1세대의 정서, 1.5세와 2세들의 마음을 두루 경험하게 된 것이 오늘날 어린양개혁교회를 특수목회로 이끌게 된 배경이다.

어린양개혁교회의 상담창구는 24시간 열려져 있다. 이른 아침이나 밤 늦은 전화, 때로는 새벽에 오는 전화도 열어두고 그들의 하소연을 듣는다. 유승례 목사가 말하는 말하는 상담의 원칙과 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같이 식사하면서 들어주는 것이었다. 2세들이나 1세들이나 그 안의 고민을 가만히 들어주면 그들이 마음의 문을 열게 되고 그 안의 응어리를 볼 수 있어 그것을 빼낼 때 비로소 마음 안에 돌로 인해 들어갈 수 없었던 복음이 심겨질 수 있다고 했다.

이렇게 어려운 상담을 했다고 모두 어린양개혁교회를 출석하는 것은 아니다. 유승례 목사도 어린양개혁교회 출석을 강권하지는 않는다. 때문에 거의 대부분은 다른 교회에 출석하게 된다. 어린양개혁교회의 소통목회가 고통을 수반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유승례 목사와 임그레이스 목사는 “오히려 하나님의 손길을 경험할 때가 많다”고 말했다. 막막하게 어려울 때는 항상 도움의 손길이 있었고 특히 까마귀를 통해 엘리야를 먹이시듯 오래된 성도가 아닌 신앙이 거의 없는 이들이 어린양개혁교회를 도왔다. 어려운 중에도 소망을 갖고 어린양개혁교회의 소통목회를 계속 해나갈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문의) 201-962-5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