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대안포럼 2014’ 기자회견 참석자들. (왼쪽부터 순서대로) 심경보 선교사, 오상철 박사, 유성준 교수, 박성철 목사. ⓒ강혜진 기자

월드디아스포라포럼이 ‘한국교회 대안포럼 2014’를 앞두고 13일 오전 11시 서울 혜화동 동숭교회(서정오 담임 목사) 안디옥홀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오상철 박사(월드디아스포라포럼 국제대표, 연세대학교 글로벌신학대학원), 박성철 목사(월드디아스포라포럼 총무, 희망의교회 담임), 심경보 선교사(월드디아스포라포럼태국대표, 태국선교사), 유성준 교수(협성대학교, 세이비어교회 저자) 등이 참석했다.

오상철 박사는 “오늘날 한국교회는 전체적으로 암울한 상태에 있다. 최근 발표된 통계들을 보면 너무 암담하고 참혹하고 부정적”이라며 “이번 포럼의 주제(한국교회에 희망과 대안을 제시한다!)와 같이 희망과 대안을 제시하고 싶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오 박사는 “세월호 현장에서 ‘한국교회를 구원하라’는 음성을 들었다”며 “저는 장신대 출신이고 신학교수로서, 하나님의 직접적인 음성을 들어본 적이 없었다. 그러나 이 음성을 듣고 울고 말았다. 너무 큰 부담을 느꼈다. 기도하면서 뜻이 있는 사람들을 모아 차세대 교회를 위한 대안 마련을 논의했고, 그렇게 해서 나온 것이 ‘멘토링 목회’다”라고 했다.

그는 “한국교회가 일어나지 못하는 이유는 정보나 SNS, 뉴스거리가 아니라 실제적인 행동이 없기 때문”이라면서 “강의와 세미나 대신 멘토링에 집중하기로 했다. 말을 하는 대신 현장으로 들어가야 한다. 한국교회에 구멍이 크게 났는데 어떻게든 이를 메꿔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유성준 목사는 “한국교회가 심각한 위기라고 생각한다. 그 중에서도 가장 문제는 ‘교회 리더들의 정체성 위기’라고 생각한다”면서 “예수님의 핵심적 사역이 하나님나라에 대한 것이었다. 그러나 오늘날 교회의 모습을 볼 때, 하나님나라의 가치관을 실천하는 것이 아닌 세상의 문화에 중독돼 있다”고 했다.

유 목사는 또한 “사역의 중심에는 늘 영성이 있어야 한다. 영성의 표출로 삶과 사역의 연결이 통전적으로 이뤄지는 사역이 될 때, 한국교회가 새로운 희망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러한 가운데 세이비어교회는 우리에게 중요한 대안을 제시하는 모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유 목사는 미국에서 23년간 목회한 후 협성대학교에서 11년째 교수를 맡고 있으며, 한국교회에 대안적 모델로 세이비어교회를 지속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지난 1947년에 설립된 세이비어교회는 교인이 150명 이상으로 늘어난 적이 한 번도 없다. 철저한 입교·훈련 과정을 통해 교인들이 교회의 담을 넘어 지역사회에서 봉사할 수 있도록 한다. 지역의 40여 가지 활동을 역동적으로 주도해가면서, 미국에서도 신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교회로 주목받고 있다.

박성철 목사는 “그 동안 한국교회 침몰을 경고하는 많은 세미나와 외침들이 있었다. 실제로 기성교회에서 많은 대안들을 모색하고 이를 창출했으나, 회복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여전히 곤두박질치고 있다”면서 “제 학창시절에는 사회의 문제아들이 교회에 와서 변화되고 영적인 리더가 되었다. 그 시절로 돌아가지 않으면 한국교회는 소망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50~100명이 모이는 작은 교회들이 담임목사를 청빙할 경우, 사례비·사택·승용차·자녀교육·의료보험·유급휴가 등 기본 비용이 최소한 5억 필요하다고 한다. 현실적으로 교회 개척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디아스포라 마인드, 선교지의 선교사 마인드가 아니면 한국교회의 침체를 절대 회복해 낼 수가 없다”고 했다.

김포 지역에 희망의교회를 개척하고 독거노인들을 중심으로 사역 중인 박 목사는 “힘이 없고 경제력이 없고 늙었다는 그들에게 ‘여러분의 경력과 경험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이를 바탕으로 교회를 다시 일으킬 수 있다. 하나님께서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을 온 천하보다 귀하게 여기신다는 성경의 논리로 교회를 회복시켜 나가자’는 말씀을 전했다. 또한 사역 한 달을 맞아 가을 소풍을 했다. 독거노인들을 모시고 좋은 찜찔방에서 때를 밀어드렸다. 한 주 두 주가 지나니까 이분들의 눈동자와 얼굴 표정이 바뀌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제가 지금 보니 한국이 선교지다. 한국의 작은 개척교회, 지역사회, 독거노인들을 중심으로 희망이 되는 교회를 세우겠다고 했는데, 후원자들을 중심으로 재정을 채워주시더라. 앞으로 세이비어 같이 희망이 되는 교회가 되고 싶다. 우리 교회는 100명 이상이 되면 6:4로 분립해, 계속해서 개척하는 교회가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유기적 교회 운동’을 소개한 심경보 선교사는 “한국교회 뿐 아니라 전 세계 교회에 여전히 70~80% 남아 있는 이들에게 복음을 전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 삶의 현장 속에서 교회 모임들이 계속 생겨나고, 이를 통해 생명의 운동이 계속 일어나고, 이를 통해 세계 복음화를 이루자는 운동이 바로 ‘유기적 교회 운동’이며 ‘교회 3.0’운동이다. 교회가 이제는 3.0으로 업그레이드되어야 한다. 하나님의 역사는 더하기가 아닌 곱하기 운동이라는 것이 그 취지”라고 설명했다.

심 선교사는 “포스트모던 시대가 복음을 전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면서 “교회 부흥의 기준은 건물이 아닌 복음의 영향력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복음을 잃어버린 교회와 세상 속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참 모습이 나오도록 하고, 교회에서 온전한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이 흘러나오도록 해야 한다. 생명이 생명을 낳는 역사가 교회의 현장에서 일어나야 한다. 특히 이러한 사역은 교회의 지도자들에게서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교회 대안포럼 2014’는 12월 4일 동숭교회 안디옥홀에서 열린다. 오상철 박사가 ‘한국교회 희망과 대안’, 심경보 선교사가 ‘닐콜의 유기적 교회’, 오규훈 박사가 ‘153교회’를 주제로 각각 발제하며, 이어 오상철 박사의 사회로 유성준 교수, 박성철 목사, 심경보 선교사, 오규훈 박사 등이 토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