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에 보도된 고대 파피루스 문서. ⓒ하버드대학교

예수가 ‘나의 아내’라는 언급을 했다고 기록된 최초 고대 파피루스 문서가, ‘진짜 고대 문서’일 가능성이 높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이 보도했다. 하지만 이것이 곧 “예수가 결혼했다”는 증거는 될 수 없다는 것이 학자들의 견해다.

뉴욕타임스는 10일(현지시각) “컬럼비아대, 하버드대,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 등으로 구성된 연구진이 지난 2년 동안 소위 ‘예수의 아내 파피루스’를 분석한 결과, 해당 문서가 고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전했다.

연구진이 분석한 파피루스는 지난 2012년 미국 하버드대 신학대학원의 카렌 킹(Karen King) 교수가 국제 콥트학 학술대회에서 공개한 3.8cm*7.6cm 크기의 문서로, 여기에는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시길 ‘나의 아내…’, 그녀는 나의 사도(제자)가 될 자격이 있다”는 내용이 고대 콥트어로 적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임스 야들리 컬럼비아대 전기공학과 교수는 “마이크로 라만 분광기로 문서에 사용된 잉크의 화학적 구성을 조사한 결과, 기원전 4세기에서 기원후 7~8세기 문서에 쓰인 잉크와 완전히 일치했다”고 밝혔다.

티모시 스웨이저 MIT 화학 교수도 “적외선 분광기로 조사했지만 누군가 손을 댄 흔적은 전혀 없었다”면서 “만약 그랬다면 극도로 어려운 일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학자들은 이러한 결과가 파피루스 문서가 고대에 작성된 것임을 뒷받침할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또한 “문서에 문법적 오류가 발견된다”, “‘나의 아내’는 예수의 신부, 즉 교회를 뜻한다”는 주장도 있다.

이 문서를 공개한 킹 교수도 2012년 당시 “이 문서가 예수의 결혼 사실을 증명하지는 못한다”며 “제자들과 기독교인의 결혼과 성, 가족 문제를 토론하면서 그 일부로 예수의 결혼 문제가 나타났을 뿐”이라고 설명했었다.

에브베리신학교 벤 위더링튼 3세는 앞서 “이 파피루스는 2~4세기 신비주의적 이단 그노시스교(영지주의)의 문서 형태를 띠고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한편 이 문서 조각은 ‘예수의 처’ 논란과는 별도로 1~2세기 기독교인들의 생활상을 알 수 있는 내용들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