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당신 얼굴을 보니 피부에 주름이 보이네.”
“뭘 그렇게 자세히 봐요? 저도 이제 중년인데요.”
“참, 벌써 세월이 그렇게 흘렀네. 당신 결혼할 때가 26세였었지? 결혼한 지가 엊그제 같은데….”

“그래요, 우리가 결혼한 지도 어느새 25년이 흘렀으니까 우리 모두 중년이 된 셈이지요.”
“그러게 말이야! 중년이 되었네….”
“여자의 중년은 남자와는 달라요.”
“달라? 뭐가 다르단 말이야?”

중년기에 대한 정의는 학자들마다 일치된 견해가 없는 실정이다. 신체의 상태나 노화의 진행이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연령을 기준으로 중년기를 정한다는 것은 다소 문제가 있지만 가장 일반적으로 중년기를 구분하는 것은 연령에 의한 분류이다.

이에 대해서 해빙거스트(Havinghurst)가 35~60세를 중년기로 보았으며, 구드(Gould)는 36~45세로, 에릭 에릭슨(Erik Erikson)은 40~60세로, 칼 융(Carl G. Jung)은 35~40세 이후를 중년기로 정의하였다. 이러한 연령 기준을 볼 때 일반적으로 60세 이전을 중년기로 보는 데는 공통적인 견해를 나타내고 있으나 중년기를 시작하는 연령에 대해서는 이견을 보이고 있다.

다소 모호한 정의이기는 하지만 중년기를 청년기와 노년기의 중간 시기라고 보며 사춘기 이상의 자녀를 둔 시기를 중년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하지만 인간의 평균 수명이 점차 연장되어 가는 추세여서 중년기의 연령 규정도 심도 있는 연구가 필요하리라고 본다.

중년기는 노년이 시작되기 직전의 기간으로, 그 연령 규정은 어느 정도 임의적이고 학자마다 차이를 드러내고 있지만 일반적으로 40~60세로 규정하는 데 무리가 없다.

중년 여성은 신체적, 심리적, 사회적으로 중요한 변화가 일어나는 시기이다. 또한 성장 세대와 권위적 기성 세대 사이에 낀 ‘샌드위치 세대’로서 청소년들이 정체감의 위기를 겪는 것과 매우 유사하게 의미 상실의 위기와 실존적 공허에 시달리는 시기이다. 중년에 이른 사람이 겪는 변화는 신체적인 능력의 점차적인 쇠약과 자신의 죽음에 대한 자각을 중심으로 나타난다. 중년기에는 미래에 대한 기대보다는 과거에 대한 추억과 회상에 점점 몰두하게 된다. 인간이 40세가 넘게 되면 인생의 중반을 살았다는 생각과 아울러 살아갈 날이 절반밖에 남지 않았다는 생각에서 “인생은 마흔 살에 시작한다”라고 하며 자위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인생이 절반밖에 남지 않았다는 불안감을 감출 수 없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다. 중년기는 노년에 이르기에는 아직 멀었어도 노쇠와 죽음에 대한 불안 때문에 두려움의 영향을 받게 된다. 그래서 중년기는 심리적으로 긴장과 갈등, 상실감과 위기의 위협을 받는 시기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중년기는 남성이든 여성이든 사회적, 문화적, 경제적, 가정적으로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시기임과 동시에 신체적, 생리적, 심리적으로 많은 변화와 문제를 안고 있는 시기이다.

여성의 중년기는 불안감을 느끼고 자녀와 점차 분리되는 때이며 앞날에 대해서는 확신을 갖기 어려운 불확실성의 시기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자녀도 성장했고 집안일도 한결 줄어 독립적이고 개별적인 존재로서 자신의 욕구와 욕망 그리고 발전에 대해 주의를 기울일 수 있는 시기라는 것을 고려하면 인생에서 새로운 창조기라고 볼 수 있다.

또 중년기에는 여러가지 주변의 변화와 자신의 신체적인 변화로 인해서 민감한 반응과 염려에서 오는 불안감이 가중되는 때이다. 기대하지 않은 변화들은 매우 혼란스러울 수 있고 어쩌면 비정상적이거나 나쁜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 대부분의 여성은 폐경을 맞으면서 여성으로서 커다란 상실감을 갖는 것이 보편적이다. 그럼으로써 부부 관계에도 변화를 초래하게 된다.

남성들이 여성의 중년기 변화를 충분히 이해하고 잘 감싸 안아 주어 큰 충격이나 심리적 동요 없이 아름다운 중년기를 함께 보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전요섭 목사, 황미선 사모(한국가정상담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