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꿈

김은애 기자  eakim@chtoday.co.kr   |  

아하! 행복한 가정이 보인다(86)

“여보, 나 지난밤에 무서운 꿈을 꿨어!”
“무슨 꿈인데요?”
“아주 끔찍한 꿈인데, 내가 사장님의 배를 칼로 찌르자 피가 분수처럼 뿜어져 나오는 꿈을 꾸었어!”
“정말 끔찍한 꿈이네요!”

“그리고 경찰에 쫓겨 도망가야 하는데 발이 모래에 빠져서 도망을 못가고 소리지르다가 깼어!”
“당신 요즘 스트레스 많이 받나 봐! 무슨 쫓기는 일이 있어요? 당신, 사장님을 미워해요?”
“나도 모르게 요즘 내가 힘들어 하나봐….”

꿈은 의식적으로 통제하지 못하는 일련의 영상, 행동, 생각, 말, 감정 등이 잠자는 동안에 내부 세계에서 일어나는 자연발생적인 상징 경험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누군가 자신을 해치는 꿈을 꾸었을 때, 그것을 미움을 받거나 쫓기는 일, 스트레스가 있을 것이라고 해석하는 것이다. 정신분석화에서는 무의식의 세계가 꿈에 의식화되어 표출되는 현상으로 보기 때문에 악몽의 경우에 무의식에 무엇인가에 쫓기고 있는 상태라고 해석하게 된다. 이를테면 죄책감으로 인해 기억하기조차 싫은 일들, 자신의 연약함 때문에 회피하고 싶은 일들, 겉으로는 알 수 없지만 불쾌했던 일들이 무의식 속에서 꿈이라는 상징으로 나타나는 것이라고 이해하고 있다. 그러므로 꿈의 기능은 ‘감정의 신진대사 기능’ 이라고 볼 수 있다. 즉 꿈을 통해 무의식에 쌓여 있는 적대감, 분노, 희구 등의 감정들이 표출, 발산, 해소되는 것이다.

대개 꿈의 재료는 희구, 분노, 충격, 불안, 공포 등이 영상화되는 것으로 볼 수 있으며, 신체적 자극이 꿈의 재료가 되기도 한다.

이를테면 자명종 시계소리, 목마름, 배고픔, 소변이나 대변의 긴장감, 상처나 질병에서 오는 통증 또는 복부팽만감 등 어떤 신체 부위의 거북한 자세에서 오는 아픔, 지나친 더위나 추위, 이러한 모든 감각적 자극이 꿈에 나타날 수 있다. 그래서 방광에 소변이 팽만하면 소변보는 꿈을 꾸게 된다. 그래서 어린 시절에 통제력이 약할 때 꿈에 소변보는 꿈을 꾸다가 실제로 잠자리에서 소변을 보는 일(유뇨, 야뇨)을 경험하게 된다. 청소년의 경우, 정낭에 정액이 가득 차게 되면 마치 방광의 팽만감처럼 수면 중에 사정하는 몽정 현상이 발생한다.

제롬(Jerome)의 악몽 이야기는 널리 알려져 있다. 성경보다 세상의 지혜를 담은 사상서들에 더 깊이 빠져 있던 청년 제롬은 어느날 하늘 심판석에서 채찍으로 심하게 맞는 꿈을 꾸었는데 깨어난 뒤에 실제로 등에 채찍 자국이 선명하게 나타났다고 한다. 그 후 그는 회개한 뒤 수도원으로 들어가서 성경연구에 몰두한 후에 성경을 라틴어(Vulgate)로 번역하여 세상에 펴내게 된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Aristoteles, 384-322 BC)는 꿈을 신의 계시로 생각했었지만, 후에 꿈이란 초자연적인 계시가 아니라 인간 정신의 여러 법칙에서 생긴 것이라고 주장했다. 로마 가톨릭교회에서는 토마스 아퀴나스(Thomas Aquinas)로부터 꿈은 미신이라는 것에 공인하게 된다. 칼 융(Carl Jung)에 의하면 꿈을 가장 분명하게 해석할 수 있는 사람은 꿈을 꾼 당사자이고, 꿈을 올바르게 해석하기 위해서는 꿈을 꾼 사람의 삶과 환경, 그가 하는 일과 그의 대인관계, 과거에 그가 어떤 삶을 살았고, 어떤 추억을 가지고 있는가를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꿈의 문제는 악몽과 꿈에 범죄하는 것, 꿈의 계시성 등이다. 꿈에서 저지르는 범죄의 대부분이 음란한 일이나 폭행과 연관되어 있는 경우가 많은데, 주변 이성과 성관계를 맺거나 또는 살인과 관련이 있다. 현실 세계에서는 전혀 하지도 않을 비이성적인 일들을 꿈에서는 하게 된다. 만일 꿈에서 심각한 죄를 범했다면 이것을 죄로 보고 회개해야 할 것인가? 그 꿈은 다른 사람의 것이 아닌 바로 자신의 잠재된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었으므로 실행에 옮긴 죄가 아닐지라도 회개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악몽이 나타났을 때 마음속에 혹시 다른 사람을 미워하거나, 시기, 질투, 분노, 저주 등은 없었는지 살펴보고 기도로써 이런 마음을 해소시켜야 할 것이다. 성경에서는 마음으로 짓는 죄도 죄라고 보기 때문이다.

전요섭 목사, 황미선 사모(한국가정상담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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