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가지 한약재 소스 사용으로 ‘맛과 영양’ 벌써 유명세

▲토반은 도자기가 연상되는 식기를 사용해 분위기와 맛을 더했다. 밑반찬으로 제공되는 음식임에도 담백하고 깊은 맛이 배어 있었다. ⓒ김은애 기자

서초역 1번 출구 오피스텔 건물들 사이에 위치한 한식전문점 토반.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을 통해 입구에 들어서면 마치 카페와 같은 아늑하고 깔끔한 인테리어가 눈길을 끈다.

지난해 10월 개업한 토반은 4개월 만에 서초동의 대표적인 맛집으로 입소문을 타고 현재는 예약 없이는 음식 맛을 보기 힘들 정도로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이제는 매일 점심과 저녁시간에 음식을 먹기 위해 입구까지 줄을 서는 진풍경이 일상이 됐다.

토반이 개업 이후 얼마 되지 않은 기간 내에 서초동의 맛집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비결은 “정성이 들어간 음식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토반 루디아 사장의 음식에 대한 확고한 철학에 있다.

토반은 20여 가지 한약 재료를 숙성시킨 육수를 모든 음식메뉴에 사용해 토반만의 독특하고 깊은 맛을 내는데 건강과 맛이라는 두 가지 요소를 모두 만족시키기 위해 루디아 사장이 새로운 음식을 개발하는데 지금도 직접 앞장서고 있다.

토반에서 음식을 주문하면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밑반찬부터 맛이 예사롭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김치와 깍두기부터 동치미, 시래기나물무침, 버섯조림, 꽃게무침 등에서 조미료 대신 한약재를 사용하는 토반만의 깊고 정갈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얼마 전 배추파동 중에도 직접 국산배추를 공수해 와서 김장을 하는 정성이 고스란히 밑반찬에 담겨있다.

1인 기본메뉴인 뚝배기불고기, 토반정식, 생선구이정식, 불고기비빔밥, 돌솥해물밥, 돌솥호박꼬지밥, 돌솥산나물밥, 약갈탕 등은 주로 6천 원~8천 원 선으로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가격이다. 특히 ‘보약이 되는 갈비탕’이라는 의미의 약갈탕(8천 원)은 토반만의 노하우인 한약재 육수의 독특하고 깔끔한 맛이 어우러져 여성들이 별미로 자주 찾는 메뉴다.

▲토반이 개발한 메뉴인 해신탕. 유황오리와 해물에 한약재 소스의 매력이 더해져 별미로 통한다. 토반의 모든 메뉴에는 20여가지 한약재를 사용한 소스가 사용돼 독특하고 깊은 맛을 낸다. ⓒ토반

유황오리와 해물을 주재료로 사용한 유황오리뚝배기(1만원) 또한 토반이 개발한 대표적인 메뉴인데 맛이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담백하고 깊은 감칠맛이 나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자주 찾는 메뉴라고 한다.

여럿이 즐길 수 있는 메뉴인 유황오리해신탕, 해물대구탕, 낙지보쌈수육, 매운갈비찜, 생버섯불고기 등은 작은 것이 2만 원선, 큰 것이 3~4만 원선으로 비교적 푸짐한 양이 나오고 있다. 이 메뉴들에도 토반만이 갖고 있는 한약재 소스가 사용되는데 양념을 아끼지 않는 토반의 요리철학과 만나 깊고 풍부한 맛을 낸다.

“소비자들은 좋은 음식을 먹을 권리가 있다”는 토반 루디아 사장은 매일 주방에서 직접 조리과정을 지도하고 손수 음식을 만들어 내고 있다. 주위에서 양념을 아낄 것도 조언했지만 최고의 맛에는 소비자가 답을 하게 돼 있다는 신념으로 재료를 아끼지 않고 있다. 음식에 토반만의 감칠맛이 배어 있는 이유가 한약재 육수 외에도 강원도에서 직접 캐오는 나물을 사용하고 직접 마늘을 주방에서 손수 까서 음식을 만드는 등의 ‘정성’이 들어가 있기 때문이라고 루디아 사장은 설명한다.

실제로 토반은 음식점 평수에 비해 고용된 서빙직원과 주방직원이 많은 편이다. 위생도 철저히 관리하고 있어 전자동 세척시스템을 갖추고, 모든 식기는 2.0 스텐을 사용하고 있다. 여느 식당과 달리 테이블마다 수저 받침대를 새롭게 세팅하는 것도 토반만의 위생이 돋보이는 요소다.

토반은 조만간 ‘하루밥상’이라는 신메뉴를 선보일 예정이다. 바쁜 현대인들이 필요한 영양을 골고루 섭취할 수 있도록 꼼꼼히 따져 하나의 음식메뉴가 아닌 보약과 같은 건강밥상이 되도록 한다는 것이 토반의 구상이다. 현재 토반은 헛개나무와 벌나무로 직접 차를 달여 후식으로 제공하고 있으며, 앞으로 양파즙, 홍삼즙 등도 직접 식당에서 짤 수 있도록 시설을 구비할 예정이다.

▲루디아 사장은 토반을 통해서 청년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하나님을 알게 하는데 힘쓰고 싶다고 말했다. ⓒ토반

이렇듯 남다른 음식철학을 가진 루디아 사장은 독실한 크리스천으로 오랜 기간 인테리어 사업에 종사하다가 교회를 돕는 사업의 일환으로 토반을 창업했다. 그는 현재 한그루선교회를 운영하고 있으며 남편도 현재 방송국에서 찬양사역을 하고 있다.

루디아 사장은 토반이란 음식점의 청사진을 남다르게 제시하고 있다. 믿지 않은 청년들에게 창업의 기회를 주어 그들에게 하나님을 알게 하고, 토반에서 얻어지는 수익들로 장학금을 조성해 해외의 인재들을 국내 신학대나 의대에 수학하게 해 해외로 다시 파송하는 등의 선교 청사진이 바로 그것이다. 정직하게 음식을 만든다는 철학 이면에는 어려운 교회에 찬양단을 만들어주고 일자리를 창출해 믿지 않은 사람들에게 신앙을 심겠다는 선교 마인드가 깊이 배어 있었다.

실제로 토반에서 종사하는 직원들은 모두 크리스천들이다. 개업예배 때도 찬양단을 초청해 은혜 가운데 영업을 시작했고, 매달 순수익 가운데 십일조를 책정해 교회의 일에 돕고 있다.

루디아 사장은 토반 개업 이후 하나님이 살아계심을 매일 느끼고 있다고 간증했다. 이성적으로 판단할 때 이윤보다는 음식에 대한 정성을 강조하는 토반의 경영방침으로는 식당이 운영되기 어렵지만 하나님께서 매달 놀랍게 채워주신다는 것이다. 직원들 또한 이런 현상에 대해 늘 감사함으로 일하고 있다고 한다.

루디아 사장은 “최종목적을 이윤추구가 아닌 하나님의 영광에 둔 것에 대한 응답이라고 생각한다”며 “한그루의 나무가 자라 많은 사람이 쉴 수 있는 거목이 되듯이 토반과 한그루선교회를 통해 한명 한명의 귀한 영혼들이 찾아지길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