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동희 권사(건국대학교 예술문화대학교수)

▲ 왼쪽부터 ‘등불-1’, ‘생물4(새)’
“우리가 알거니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롬8:28)

필자는 1년간 웨스트버지니아 웨슬리안대학(버케넌 소재)에 풀브라이트 스칼러 인 레지던스(Fulbright International Scholar in Residence) 프로그램으로 미국 대학의 동양미술사 연구와 교육을 위해 선발 파견되었었다. 버케넌은 아주 작은 마을인데 웨스트버지니아 웨슬리안대학이 있고 그 대학의 중앙에는 가장 큰 건물로서 교회가 있다. 필자가 전에 캔사스대학교(로렌스 소재)에 다닐 때에는 교회가 어디 있는지 모르게 구석에 있었다. 미주리대학교(콜롬비아 소재)에 다닐 때에는 비교적 학교 캠퍼스 중심에 있었지만 큰 건물의 부속 공간이었다.

그런데 웨스트버지니아 웨슬리안대학에서는 다른 건물들은 자그마하게 기억되나 교회만은 큰 종탑에다 교내 중심건물이었다. 정기적으로 예배를 드리는 기독교 교육 중심의 학교였다. 수요일 11시는 수업 대신 학생, 교직원 전체가 모여 정식으로 예배를 드리는데 공동체 의식과 예배 의식을 통해 대학 구성원으로서 재인식되는 좋은 기회였다. 외국인인 내가 종교와 상관없이 선발되어 왔지만, 수요예배와 주일날은 찬양대원으로 열심히 예배에 참석하고 주일 성경공부에도 참석했다.

이렇게 가을학기가 지나고 겨울방학이 되니 그 대학 학장의 초대로 백인 학생들 중심으로 4주간 라꾸도자기기법에 대한 겨울학기(윈터스쿨)를 맡아서 특강을 하였다. 하나님의 은혜로 학생들의 반응이 무척 좋아서 즐거운 겨울학기를 체험하였다. 봄학기에는 중국, 한국, 일본 미술사를 비교했다. 주로 중국 학자, 일본 학자들이 독식한다는 동양미술사 수업을 한국인이 담당하여 흔히 지나쳐 버리는 한국인의 역사, 예를 들어 임진왜란의 도자기 포로, 도자기 전쟁(War of Pottery) 등의 이야기를 하면 학생들의 눈동자가 호기심으로 빛났다. 한국인 교수만이 느끼는 감회가 있었다.

봄학기도 하나님의 은혜로 지나고, 여름방학에는 모두가 휴가와 여행으로 텅 비는 가운데 5월을 맞이하였다. 미국에서의 1년을 도예개인전을 하며 유종의 미를 거두면 어떨까 하는 소리가 들려서 8월 중순까지 짧지만 작업을 하기로 결정하였다. 정말 아무도 없는 무인고도와 같은 교내 작업장에서 전시의 의미와 뜻을 찾기 위해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성경말씀을 찾는 중 요한계시록 4장 천국의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일마다 때마다 함께 하시는 임마누엘의 하나님

▲‘무지개’
하나님의 보좌, 무지개, 이십사 장로, 일곱 등불, 유리바다 그리고 네 생물 등으로 구성되었다. 흙을 치고 쌓아 올려 보좌만은 아무래도 비교적 커야 한다는 생각에 학교에 조수를 부탁하니 백인 학생이 시간제로 와서 주야로 일하는 나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다. 일마다 때마다 숨 쉴 때마다 나와 함께 하시는 임마누엘의 하나님이셨다.

드디어 7개 등불 색깔을 결정해야 했었는데 노란색 혹은 빨간색 혹은 파란색이 좋은지 실험하였다. 가장 강한 색은 역시 백열하는 백색으로 하나님의 보좌 앞에 아주 중요한 7개의 불 촛대들이 채색되었다. 개인전 오프닝에는 어디서 왔는지 이름 모를 많은 사람들이 와서 성황을 이루면서 개막되었다. 전세계 사람들이 모이는 미국도예교육협의회(NCECA)에서 비디오로 발표할 때에도 감탄과 감동을 줄 수 있었던 것은 하나님의 역사와 성령이 함께 하심이 아닐까.

“우리 주 하나님이여 영광과 존귀와 권능을 받으시는 것이 합당하오니 주께서 만물을 지으신지라 만물이 주의 뜻대로 있었고 또 지으심을 받았나이다”(요4:11)
 

출처: 영락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