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을 ‘성경(性經)’으로 보는 가정사역교본 논란

김대원 기자  dwlee@chtoday.co.kr   |  

저자 신원도 불분명… 기독언론협, 추천사 쓴 정동섭 교수 비판

▲성경을 지나치게 성(性)적으로 해석해 논란이 된 ‘하나되는 기쁨’.

▲성경을 지나치게 성(性)적으로 해석해 논란이 된 ‘하나되는 기쁨’.

성경을 지나치게 성(性)적으로 해석한 가정사역교본이 시중에 나돌아 이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다.

한국기독언론협회는 최근 서울 연지동 종로5가에 소재한 크리스마스 카페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예영커뮤니케이션(대표 김승태)이 2005년 출간한 책 ‘하나되는 기쁨’에 대해 비판했다.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노골적이고 자극적인 표현들로 가득 차 있으며, 특히 아가서의 성경구절들을 성행위를 암시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 책의 저자는 ‘최희열’이라고 기록돼 있으나, 책 어디에도 저자에 대해 알기 어렵다. 다만 “미주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신학자로서 아가서 해석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으며, 지난 10여년간 부부관계 향상을 돕기 위해 가족 상담활동에 힘써왔다”고 소개돼 있을 뿐이다.

기독언론협회는 이에 대해 “전통적으로 아가서는 그리스도와 교회와의 관계로 해석돼 왔다”며 “이 관계를 육체적 성적 관계로 해석하는 것은 사이비 종교에서 종종 있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기독언론협회는 또 “한국교회 주변에는 가정사역이란 이름 아래 부부의 성적 만족도를 높인다면서 이처럼 비성경적 비윤리적 남녀관계를 부추기는 해괴한 교육이 이뤄져 왔다”며 “그 결과 교회에까지 성적 문란행위가 침투해 오고 심지어 목회자 세계에까지 성적 일탈이 나돌고 있는 것이다. 교회가 경성해서 이러한 사이비 가정사역이 발붙이지 못하도록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독언론협회는 이어 이 책에 추천사를 쓴 정동섭 교수(가족관계연구소 소장)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정 교수는 이 책에 “성경은 성경(性經)이라는 말이 있다. 그래서 최희열 박사는 성교(性交)와 성교(聖交)를 비교하여 설명하고 있다…(중략)… 기독교 역사상 참으로 비극적인 현상 가운데 하나는 성(sexuality)과 영성(spirituality)이 나누어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기독언론협회는 “성경이 무슨 성교본으로 해석돼야 하는데 교회가 이를 잘못 가르치고 있다는 뜻이 아닌가”라고 반문하며 비판했다.

뿐만 아니라 정동섭 교수가 교회 집회에서 “한국인이 썼는데 너무 노골적으로 써서 실명으로 하면 이단시비에 걸린다. 그래서 저자 이름은 가명이다. 그 저자가 누군지는 하나님하고 저밖에 모른다”고 말한 데 대해, 저자가 정동섭 교수 본인일 수도 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더 나아가 구원파 출신인 정동섭 교수가 어떻게 목사 안수를 받았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하며 “정 교수가 한기총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 전문위원으로 있을 때 이 책이 나온 만큼 한기총도 해명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기독언론협회의 이같은 비판에 대해 이 책의 출판사인 예영의 김승태 대표는 “5년 전 그 책의 원고를 처음 받았을 때, 원고의 내용이 너무 적나라해서 잠시 고민을 했지만 그리스도인들이 성에 대해 음지에서 논의하여 실족케 하는 것보다는 부부간의 성생활도 하나님의 축복으로 이해하고 기쁨으로 누릴 수 있도록 가이드북을 제공해 주는 것도 바람직하리라는 저자의 집필의도를 듣고 기꺼이 출판을 해 드렸다”고 설명했다.

또 “저희는 책을 랩으로 포장하고 책표지에 ‘19세 미만 절대 구독 불가’라고 명시하고 ‘결혼하지 않은 분은 읽지 마십시오’라고 추가로 명시했다”며 “그리고 2005년 8월에 책을 배포하면서 보도자료와 견본책을 모든 기독언론사를 포함하여 일반언론사에까지 배포했다. 그리고 5년이 지난 지금까지 어느 누구도 저희에게 윤리적인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한 축사를 쓴 정동섭 교수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구원파 측에서 나를 모함하기 위해서 벌이는 일인 것 같다”면서 “전후관계를 볼 때 저자를 공격하는 것도 아니고 내가 책을 쓰고서는 가명으로 썼다고 하는 발상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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