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영남 총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목요기도회가 진행되고 있다.

예장 통합 채영남 총회장이 1일 경기도 안산 합동분향소를 찾아 ‘세월호 가족들과 함께하는 목요기도회’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채 총회장은 세월호 참사 미수습자 가족과 유가족 등 50여 명과 함께 기도했다.

이날 기도회는 최영업 목사(서기)의 사회, 김의식 목사(부회록서기)의 기도, 김순미 장로(회록서기)의 성경봉독, 채 총회장의 설교 등으로 진행됐다.

‘너도 이와 같이 하라’(눅 10:25~37)를 제목으로 설교한 채 총회장은 “우리 교단을 포함해 한국교회가 강도를 만나 쓰러져 있는 사람을 보고도 지나쳐간 제사장과 레위인 같았다”며 “지금부터라도 착한 사마리아인처럼 고통 중에 있는 이웃들과 함께하고, 그들을 치유하며 회복시키는 데 힘을 써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리스도인들이 사회적 약자들과 그 고통을 함께하는 것은 윤리의 문제가 아니라, 구원과 영생에 이르는 신앙과 연결되어 있는 것”이라며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아 지난 4월 15일 팽목항에서 기독교연합 ‘유가족을 위한 기도회’를 드렸을 당시, 부총회장으로서 ‘진실이여, 일어나라’는 제목으로 설교했었다. 지금도 ‘진실이여, 일어나라’고 기도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그는 “또한 ‘잊지 않겠습니다. 행동하겠습니다’라고 약속했지만, 모두들의 기억 속에서 점점 사라지고 있다. 나 자신부터 죄송하고 부끄러운 마음”이라며 “그러나 이제라도 본 교단부터 세월호 가족들과 함께하며, 그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찾을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아울러 “인간의 말로는 그 어떤 위로도 할 수 없지만, 하나님께서 가족들에게 큰 위로와 힘을 주시기를 원한다”고 전했다.

이후 기도회 참석자들은 △조속한 진실 규명과 선체 인양 △세월호 가족들의 건강과 회복 △사회 안전 시스템 강화 △한국교회의 올바른 이웃 사랑 실천을 위해 중보기도했다.
 
기도회가 끝난 뒤 세월호 가족들의 이야기를 듣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세월호 가족들은 “참사 이후 기독교인으로서 가장 큰 힘을 얻고 감동을 받는 시간이었다”며 “교단 총회장님이 오셔서 귀한 말씀을 전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했다.

이 밖에도 이들은 “오히려 우리가 돌을 맞고 있다.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가 되어 가고 있다” “단원고 교실을 역사적 산 교육의 장으로 만들기를 바라고 있으나, 학습권을 주장하며 살아남은 아이들의 부모들은 비워 달라고 한다. 이를 위해 힘써 달라” “또 다른 참사를 막기 위해서도 사회 안전 시스템이 바르게 구축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등의 말을 남겼다.

한편 채 총회장은 ‘세월호 가족들과 함께하는 목요기도회’를 앞으로도 계속하고 가족들과 함께해 줄 것을 당부하는 차원에서, 기도회 진행자 오상열 목사에게 격려금을 전달했다.

또 세월호 가족들의 요청에 따라, 채 총회장은 자신이 시무하는 광주 본향교회에서 관련 기도회와 간담회를 시작하기로 약속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