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적 경쟁과 창조적 혁신’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이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강혜진 기자

‘종교적 경쟁과 창조적 혁신’ 세미나가 1일 오전 서강대학교 정하상관 610호에서 열렸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종교와시민문화연구소(Center for Religion and Civic Culture)’의 앤드류 존슨(Andrew Johnson), 날리카 가자위라(Nalika Gajaweera), 닉 스트리트(Nick Street) 교수가 각각 ‘LA: 미국 복음주의의 혁신적 선봉(Los Angeles: The Innovative Edge of American Evangelicalism)’, ‘명상 치료를 위한 승가(僧伽)의 재조명(Reconfiguring Sangha for Mindful Healing)’, ‘무종교인들과 봉사의 근원들’(Religious Nones and the Roots of Service)을 주제로 발표했다.

▲발제하고 있는 앤드류 존슨 박사. ⓒ강혜진 기자

앤드류 존슨 박사는 “예전에는 새들백교회나 수정교회와 같이 눈에 띄고 헌금이 많은 대형교회가 혁신의 선봉에 있었으나, 이제는 이 같은 풍경이 많이 달라지고 있다”면서 “LA에 있는 중소형교회부터 20명 규모의 개척교회를 상대로 실시한 양적 조사의 결과에 따르면, 복음주의는 인종, 밀레니얼 세대, 빈곤, 도시와 같은 사회적 이슈들과 혁신적으로 연계해가고 있었다”고 했다.

그는 “이러한 교회들의 한정된 자원이 혁신의 추진력이 되었다. 왜냐하면 이들은 한정된 자원으로 인해 현존하는 모델과는 다른 방식으로 단체를 구성하고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했기 때문”이라며 “LA에 소재한 이 같은 형태의 교회들이 미국 복음주의의 미래를 보여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닉 스트리트 교수는 종교에서 멀어지거나 아예 종교가 없는 젊은이들 가운데 자원봉사를 원하는 청년들이, 어떻게 다른 이들을 섬기고 지역의 필요를 채우고 있는지 설명했다. 그는 “이들은 노숙자들을 찾아가 세탁을 해 주거나 함께 식사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 주었다. 이들은 종교적인 색채가 없는 봉사단체들에 더욱 관심을 가졌는데, 그 주된 원인은 기존 교회 단체들이 정치적 혹은 교리적 이유로 이타적인 봉사정신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 사회 내 도덕성의 죽음을 알리는 여러 소식들과 달리, 종교가 없는 자발적인 봉사자들은 먼저 여러분이 살고 있는 도시에서 가장 소외된 주민들의 필요를 파악한 후, 이를 채워 줄 수 있는 봉사자들을 모집해서 열린 마음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며, 이를 공동체의 질서(원칙)로 만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건 교수는 “교파를 뛰어넘어 같은 의식과 같은 뜻을 가진 목회자들이 연대하여 시설과 프로그램을 공유하고, 어떤 경우에는 교회들을 합치기도 한다. 지금은 탈교파적인 분위기이다. 많은 대형교회들 또한 스스로를 교파 대신 ‘커뮤니티’로 표현한다. 초대형교회에서 수평이동이 많은데, 신자 입장에서는 수평이동을 하는 것이 옳다. 왜냐하면 모든 교회가 각자 다르기 때문이다. 이는 미국의 경제학에서 나온 종교경제이론이다. 종교를 택하거나 개종할 때, 당사자의 여러 가지가 고려되어야 한다. 종교를 공급자가 아닌 수요자 중심으로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한 “젊은이들은 교파에 관심이 없고, 종교가 정치에 관여하거나 교리 및 위계 서열에 갇혀 있는 것을 싫어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들도 힘을 합쳐서 뜻있고 선한 일을 하고 싶어한다. 한국 개신교 안에도 공공선을 위한 이 같은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본다. 한국의 개신교가 가진 잠재력이 큰데, 이들이 제도적인 틀 안에 갇히지 않고 창조적인 방법으로 봉사에 나선다면 큰 변화를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세미나는 청주 서원대 김성건 교수(서원대학교 사범대)가 미국 템플턴재단(the John Templeton Foundation)의 지원으로 수행하게 된, 종교 분야 국제 연구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김 교수가 책임자 자격으로 이끄는 국내연구팀은 2015년 3월부터 오는 2017년 2월까지 미국 남캘리포니아대학교(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 종교와시민문화연구소의 리처드 플로리(Richard Flory)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과 공동으로 국제비교연구과제를 수행 중이며, 내년 8월 세계 석학들이 참여하는 콘퍼런스를 통해 그 성과를 발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