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와 한국교회에 고령화 위기가 시작되고 있다. 이에 더하여 대외적인 금융 위기로, 향후 2-3년 내에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면 크나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가장 크게 다가오는 것은, 한국교회의 재정 위기가 순차적으로 3번 가량 온다는 미래학자의 예견이다.

고령화로 인해 성장동력을 잃어버린 한국교회는, 이 위기를 대비해야 한다는 위기의식을 조금씩 자각하고 있다. 현재 한국교회가 금융권에 지고 있는 빚의 규모는 4조 5천억 원 정도이고, 원금을 다 갚을 때까지 들어가는 금융 비용은 이자와 원금을 포함해 9-10조원이 될 것이라고 파악되고 있다.

또한 은퇴 후 50년을 준비해야 하는, 삶의 환경 변화로 인해 한국교회에 새로운 목회 패러다임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목회자 역시 한국교회 90%가 미자립이기에 은퇴 후 준비를 전혀 할 수 없을 뿐더러, 현재의 생계조차 막막하다.

다가오는 고령화 시대,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고령화 시대에 한국교회가 준비해야 할 전략은 크게 두 가지로 압축된다. 미래학자 최윤식 박사는 그 하나는 은퇴 후 50년을 살아가야 하는 새로운 삶의 목표 설계이고, 다른 하나는 은퇴 후 50년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경제적 준비라고 조언한다. 이 두 가지는 국가가 해결해 줄 수 없다는 것이다. 전자에 대해 최윤식 박사는 교회가 준비해 주어야 한다고 주문한다. 그는 교회가 은퇴 후 새로운 50년을 위한 새로운 비전을 찾도록 도와주는 것이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고 제안한다.

삼성생명은퇴연구소 발표에 따르면, 은퇴 이후 제2막의 인생을 사는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자산은 4가지로 △우리 경제를 성장시킨 역량과 높은 문화 수준 △일할 수 있는 능력과 에너지 △높은 교육 수준과 교양 △삶의 지혜와 경험이다. 따라서 이들의 이러한 능력을 이용하여, 새로운 성장 동력과 다음 세대를 복음적으로 이끌 멘토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최윤식 박사는 은퇴 후 50년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경제적 준비는 목회자가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는 나라의 지도자이건 교회의 지도자이건 근거 없는 희망, 무책임한 기대, 비성경적 조언을 줘서는 절대 안 된다고 한다.

“성경은 지혜롭게 준비하라고 가르친다”면서 “요셉의 지혜를 가지고 ‘풍년의 시대’에, 다가올 은퇴를 준비하는 마음으로 곡식의 1/5은 저장해 두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목회자 은퇴 후 문제 ‘빨간불’

앞서 언급했듯 현재 한국교회 90%가 미자립이다. 그런데 대형교단으로 꼽히는 예장 통합과 합동, 감리교 등조차 목회자의 노후를 위해 준비하고 있는 기관에서 자꾸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통합측은 지난 정기총회에도 총회연금재단 문제로 인해 큰 홍역을 겪었다. 지금도 그 여파가 있어, 올해 총회에서도 이 문제를 다룰 것으로 전망된다. 합동측은 은급재단 기금을 납골당에 투자하여 벌써 10년째 갑론을박 중이다. 현재도 기금은 고갈되고 있어, 목회자들의 은퇴 후를 얼마나 책임져 줄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결국 목회자 스스로가 은퇴 후 설계를 바로 해 두지 않으면 안 되는 현실에 직면한 것이다. 현재도 일부 은퇴한 목회자들이 교회 행사를 좇아다니며 ‘원로목회자’라고 하면서 교회에 도움을 요청하는 일들이 계속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교회 규모를 떠나 목회자의 전반적 재정 상태를 진단해 주고 상황에 알맞게 은퇴를 준비할 수 있도록 돕는 회사도 생겨났다.

김민수 대표(엠앤에스자산관리, NH농협생명 전속단체법인 NH Life 자산관리)는 “목사님들도 은퇴 후 30년 이상 소득 없이 삶을 지속해야 하는데 이것이 쉽지 않다”며 “국민연금 혹은 교단의 은급 기금으로 채울 수 없는 노후 자금을, 개인 연금을 통해 끌어올려야 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사회적인 금융 위기 여파가 앞으로도 지속될 수 있다”면서 “앞으로의 일에 대해 지혜롭게 대처하고 준비하지 않으면, 목사님들의 은퇴 문제 뿐 아니라 교인들의 경제 문제로 인해 교회 재정도 심각한 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