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의 아부 티나 소재 아시리아 기독교 공동체의 모습.

지난주 IS에게서 풀려난 아시리아 기독교인들이 종교세를 강요받았다고 영국 크리스천투데이가 5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영국 소재 시리아인권관측소에 따르면, 지난달 19일 IS는 19명(남성 17명, 여성 2명)의 아시리아 기독교인들을 석방해주는 조건으로, 종교세 지불을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IS 대원들은 비무슬림들에게 막대한 세금을 물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6월 이라크 북부의 기독교 마을인 모술을 점령한 이들은, 그곳에 2,000년 이상 거주해 온 주민들을 상대로 “도망을 가거나, 이슬람으로 개종하거나, 세금을 내라”고 한 뒤, 이를 거절하는 이들은 살해했다.

아시리아TV는 한 부부와 6세 딸을 둔 어머니 등 4명이 추가로 풀려났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석방 조건은 아직 자세히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

이와 관련, 세계기독연대(Christian Solidarity Worldwide)의 머빈 토마스 총재는 성명을 통해 “인질들이 석방됐다는 소식은 다행스럽지만, 조상 대대로 내려온 터전에서 계속 살기 위해 국가가 아닌 이들에게 부당한 세금을 내야만 했다는 점이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비인간성의 끝을 보여주는 데 있어서 주저함이 없는 이들에게 여전히 사로잡혀 있는 인질들을 위해, 우리의 관심과 기도는 계속될 것이다. 국가 내 다양한 유물들을 말살하려는 위협에서 시리아의 기독교인들을 비롯한 소수종교인들을 보호하기 위해, 국제 공동체의 도움을 다시 한 번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IS는 지난 2월 23일 카부르강 이남 텔 흐마르 근처에 소재한 아시리아 기독교인 마을을 비롯해 35개의 마을을 급습했으며, 이로 인해 3,000명의 주민들이 피난길에 올랐다. 시리아인권관측소와 아시리아인권네트워크는 이번 공격으로 인해 납치된 사람들의 수를 각각 약 220명과 250명으로 추정했다.

유럽시리아연합의 데이비드 버질리 대변인은 3일 기자회견에서 “중동 원주민들을 상대로 한 대량 학살과 납치 및 살해가 계속되고 있다. 이 지역의 수많은 소수인들이 끊임없는 고통을 견디고 있다”면서 “올해는 오스만투르크 법 아래 있었던 아시리아인 대량학살이 발생한 지 100주년이다. 100년이 지난 오늘날 우리는 동일한 위협을 목도하고 있으며, 이는 고향 땅에서 우리의 존재가 없어지는 마지막 단계가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유럽의 시민들로서, 중동의 우리 기독교인들을 위해 유럽 국가들과 국제기구의 지원을 요청하는 것은 당연한 의무이다. 우리에겐 지체할 시간이 없다. 이 지역에는 새로운 힘과 활동가들이 등장했고, 국제 공동체들 역시 이 지역의 전체적인 붕괴를 막기 위한 새로운 접근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시리아 기독교인들의 보호와 구제를 위한 단체인 ‘리스토어니느베(Restore Ninevah Now Initiative)’의 제프 가드너 대변인은 “우리는 매우 큰 충격을 받았지만, IS의 행동이 놀랍진 않았다. 그들은 테러, 살인, 약탈 등 자신들의 할 일을 계속하는 중”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