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 정기총회가 진행되고 있다. ⓒ류재광 기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이영훈 목사, 이하 한기총)가 27일 오전 제26회 정기총회를 개최했다. 총대 311명 중 204명이 참석한 이날 총회에서는 당초 이단 해제 재심 관련 안건들을 다룰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모았으나, 주요 안건들을 모두 임원회로 넘긴 뒤 별다른 논란 없이 마무리됐다.

이날 배포된 이대위 보고서에서는 한기총의 이단 해제 관련 7개 교단 및 단체의 이의 제기를 기각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그러나 이와 관련해 윤덕남 총무서리는 한기총 운영세칙 제10조 4항 “상임위원회 중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 결의 내용은 임원회에 보고한 후 실행위원회의 결의로 최종 의결한다. 단, 실행위원회에서 임원회에 최종 의결 권한을 위임하였을 경우 임원회의 의결로 최종 확정한다. 총회는 실행위원회 보고만 받는다”는 내용을 들어 “총회에서는 보고만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이에 이영훈 대표회장은 “한기총 정관에 따라 (이대위 보고서는) 차기 임원회에서 보고를 받고 차기 실행위에서 의결한 대로 처리할 것”이라고 밝힌 뒤, 동의와 재청을 받아 2014년도 경과·사업 및 주요 현안 보고를 통과시켰다.

▲의장을 맡아 사회를 보고 있는 이영훈 목사. ⓒ류재광 기자

이 밖에 총회에서는 2014년도 감사보고, 2014년도 결산보고, 2015년도 예산(안) 심의를 통과시켰고, 임원 및 상임위원장 인준 및 특별위원장 임명도 전례에 따라 대표회장에 위임해 차기 임원회에서 통과시키기로 했다.

이날 총회에는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서대문측(총회장 함동근 목사)이 한기총에 복귀해 눈길을 끌었다. 서대문측은 한기총 사태 이후 그간 한교연과 NCCK에서만 활동해 왔으나, 이번에 1년치 회비를 완납하고 복귀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왔다는 사실이 이날 총회에 앞서 열린 실행위에서 보고됐다. 이에 실행위에서는 잠시 갑론을박이 있었으나, 결국 서대문측의 복귀를 수용하기로 했다.

회의 중에는 윤덕남 총무서리의 자격에 대해서도 이의 제기가 있었다. 한 총대가 “윤덕남 목사가 소속 교단(기독교한국침례회)을 복귀시키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며 “행정보류한 교단의 인사가 어떻게 총무직을 맡을 수 있느냐”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에 홍재철 직전대표회장이 “총무는 총대가 아니라 직원이고, 고심 끝에 윤덕남 목사를 임명했던 것”이라며 이 문제도 임원회에 맡겨 달라고 요청해 그대로 통과됐다.

한기총은 이날 채택한 ‘제26회 총회선언문’에서 ▲영적 지도력 회복 ▲연합 ▲회개·기도·성령운동을 통한 영적대각성 ▲통일 준비 ▲진보주의와 좌경화 경계 및 보수 복음적 신앙 전통 계승 ▲이단 사이비 대처 ▲교권·물량주의 지양 등을 위해 힘쓸 것을 다짐했다.

이영훈 대표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최근 한기총 정관과 WCC에 관련된 일각의 문제 제기에 대해 “한기총 정관은 지난 1월 6일 문체부에서 인준을 받았고, 본인과 본인의 소속 교단은 반복음적 사상에 대해 단호히 배격한다”고 해명한 뒤, “악성 루머를 확인하지도 않고 퍼트려 대표회장의 명예를 손상시키는 행위에 대해서는 한기총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법적 책임을 물어 바로잡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총회 참석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류재광 기자
▲총회 후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는 이영훈 목사. ⓒ류재광 기자

이 대표회장은 총회 후 기자회견에서는 “이번에 기하성 서대문측이 정식 복귀한 것처럼, (떠났던) 다른 교단들도 복귀할 수 있도록 모든 장애물을 제거하고, 이를 통해 한국교회가 하나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한기총이 복음적 전통을 계승하는 대표적 기관으로서 정체성을 상실하지 않고 한국교회와 사회를 위해 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했다. 그는 또 이번에 세계복음연맹(WEA) 신임 총무로 필리핀의 에프라임 텐데로 목사가 선임된 것을 언급하며 “세계 교회의 초점과 관심이 한국과 아시아로 옮겨가고 있다. 아시아가 세계교회를 주도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한국교회가 이 일을 잘 감당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총회 개회예배에서는 직전대표회장 홍재철 목사가 ‘항해하는 한기총호’(행 27:13~26)를 주제로 설교했고, 명예회장 이강평 목사가 사회, 증경대표회장 이용규 목사가 격려사, 증경회장 이만신 목사가 축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