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프란치스코는 태풍 ‘하이옌’으로 인한 필리핀의 희생자들과 유가족들을 위해 15만 달러(한화 약 1억6천만원)를 기부하고, 전 세계에 도움을 요청했다.

바티칸의 피에트로 파롤린(Pietro Parolin) 사무총장은 “최악의 태풍으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이 생명을 잃고 삶의 터전이 파과된 데 대해 깊은 상심을 나타낸 교황 프란치스코는, 태풍의 피해를 입은 모든 이들과 마음으로 함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교황은 특별히 이번 태풍으로 사랑하는 가족들과 집을 잃어버리고 애통하는 자들을 염려했다. 또한 필리핀의 모든 이들을 위해, 희생자들을 돕고 있는 시 당국과 긴급구호자들을 위해 용기를 주시고, 필리핀에 힘과 위로를 주시라고 기도했다”고 전했다.

필리핀 당국에 따르면, 지난 10일 불어닥친 폭풍우로 약 1만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현재 구조대를 통해 신원이 확인된 자들은 942명이라고 AP통신이 전했다. 피해가 가장 극심한 지역은 필리핀 동부 해안에 위치한 타클로반 시이다. 생존자들은 음식, 물을 비롯한 생필품 등을 구하고 있으며, 41개 지역에서 약 970만명이 태풍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타클로반 레이테섬(Leyte island)에서 살아남은 에리카 매 카라코트(Erika Mae Karakot)는 “우리 가족들에게 내가 살아 있다고 전해 달라. 우리는 물과 약이 필요하다. 이곳의 많은 이들이 부상을 당했다. 음식과 물이 부족해서 설사와 탈수로 고통받는 이들이 있다”고 전했다.

필리핀 적십자의 사무총장인 그웬돌린 팽(Gwendolyn Pang)은 “이렇게 심각한 태풍 앞에서 사람들은 속수무책이었다”면서 “미국을 생각해 보라. 태풍에 많은 대비를 해왔지만, 카트리나가 불어닥쳤을 때 여전히 많은 도전들이 있었다. 그러나 우리는 그보다 3배 이상 큰 태풍을 맞았다”고 전했다.

미국 선교사이자 오랫 동안 타클로반에서 거주한 보비 우맥(Bobbie Womack)은 “구호품들이 마을에 도착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상황이 더욱 위험해질까 봐 두렵다. 15만명 이상의 마을 주민들을 먹이는 것이 방대한 작업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들은 배를 이용해야 한다”고 했다.

필리핀 인구의 80% 이상은 로마 가톨릭 신자이다. 필리핀의 가톨릭주교협의회에서 언론을 담당하고 있는 페드로 쿠이토리오(Pedro Quitorio) 주교는 “태풍의 첫번째 도착지인 보롱안(Borongan) 교구 거주민의 85~95%가 집을 잃었다. 현재 이곳의 모든 통신과 전력이 중단됐기 때문에 구체적인 상황을 전달할 수가 없다”며 안타까워했다.

한편 바티칸에서 보낸 지원금은 가장 피해가 심한 지역의 교회에 의해 분배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