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원을 둘러싼 갈등이 이단 논쟁으로까지 비화되는 등 악화 일로를 걷고 있는 가운데, 조정위원회의 합의사항이 사태 해결의 실마리가 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 크리스천투데이 DB

예장 통합 서울서노회(노회장 차광수 목사)가 100주년기념교회 이재철 목사를 이단 혐의로 기소하는 등 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원을 둘러싼 갈등이 악화 일로에 있는 가운데 양화진 사태 ‘조정위원회’가 최근 모임을 갖고 문제 해결을 모색했다.

조정위원회는 지난 7월 3일 한국기독교100주년기념사업협의회(이사장 정진경 목사, 이하 협의회) 임시 이사회에서 일부 이사진들의 요청으로 구성된 조직. 협의회 이사들 가운데 강병훈 목사를 위원장으로 한명국 목사(서기), 길자연 목사, 이종윤 목사, 김해철 목사, 김고광 목사, 이철신 목사 7인으로 구성됐다.

협의회와 이재철 목사, 그리고 예장 통합측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사태 발단의 원인을 면밀하게 파악해 해결책을 내놓겠다는 취지로 대책 마련에 고심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복잡하게 얽히고설킨 문제” 3자간 만남 추진도

두번째 모임이었던 최근 회의에는 이철신 목사, 김고광 목사를 제외한 5명이 참석했으며 “문제의 핵심이 이단 논쟁에 있는 것이 아니다. 얽히고설킨 실타래를 잘 풀어내 서로가 만나 설명하고 오해를 풀게 있으면 풀도록 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진행됐다”고 회의에 참석했던 한 목회자는 전했다.

이 자리에서는 5개로 구성된 합의사항을 정리해 협의회측에 전달키로 했다. 합의사항은 △묘원 관리는 한국기독교100주년기념사업협의회가 맡는다 △100주년기념교회는 독립교회가 아니라 연합교회다 △유니온교회의 예배 처소를 마련한다 △매장이 금지된 묘원의 묘지 구입 당사자에겐 보상하고 선교사 가족들의 묘지를 마련해준다는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협의회는 얼마 후 열릴 이사회에서 수용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번 사태가 지난 2, 3년간 정치적 이해관계로 복잡하게 얽혀 있는 문제인 데다 서로간에 의견 차이가 있어, 합일된 의견 도출이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원만한 해결을 위해 통합 서울서노회와 이재철 목사, 유니온교회 간의 만남도 추진 중이나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다.

특히 이단성 논란에 대해선 여러 의견이 나왔으나 “현 시점에선 언급하지 말자”는 전제로 5개 합의사항을 비롯한 이야기가 오고갔다. 교단 대내외적으로 이단 대책 활동을 펼쳐온 경험이 있으며 이날 모임에 참석했던 한 목회자는 “쉽게 다뤄선 안 되는 문제”라는 입장을 전했다.

그는 “그동안 10여년간 이단 대책 관련된 일을 했었다”며 “이단 문제는 이단, 이단성 사이비, 윤리적 문제 등으로 나뉘어 다뤄지지만 (이재철 목사는) 심각하게 해당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성서적으로 기독교 역사, 조직신학 등 여러 가지 항목에서 규명을 해야 하는 것들인데 쉽게 다뤄져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통합 서울서노회도 이단으로 기소하기 위해 필요한 직영신학대학교 5인 이상 교수의 의견서 준비 등의 문제로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한편 조정위원회 구성을 발의한 이사들과 일부 조정위원들에 대해 일각에선 “그간 이사회 활동을 거의 하지 않았던 이들인데 갑자기 나서서 제대로 사태 파악이 되겠는가”라는 회의적인 시각도 없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