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인간들이 한 번 오더니 안 오고 다 큰 교회로 가버리는거야. 속상하잖아요? 누가 위로 안 해주나 하고 둘러보면 사모도 같이 풀죽어 있는데….”

선배의 속 시원한 경험담에 후배 목회자들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피었다. 막 부흥의 날개를 펴기 시작한 10명의 목회자와 사모들이 목회 선배에게 진솔한 목회 경험담을 듣는 시간이 마련된 것.

▲선정된 10개 교회 목회자들이 모임을 마치고 헤어지기 전 함께 손을 붙잡고 기도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한국작은교회살리기운동본부(본부장 박재열 목사)는 지난 1년간의 목회사관 훈련을 통해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뤄낸 교회 10곳을 선정, 계속적인 도약을 위해 목회자들에게 각종 지원과 협력을 계속해 나가기로 하고 첫번째 모임을 최근 성남 구미동 아름다운교회(담임 김기홍 목사)에서 가졌다.

선정된 10곳의 교회는 본지에 작은교회 성장사례로 자세히 소개됐던 고양 행신동 충민교회(담임 고주채 목사), 시흥 하중동 건강한교회(담임 장원일 목사), 용인 구갈동 브니엘교회(담임 장성권 목사), 부천 상동 중동중앙교회(담임 장용진 강도사) 등을 비롯, 고양 토당동 예수사랑교회(담임 손인식 목사), 용인 고림동 용인우리교회(담임 장재동 목사), 충남 연기 황룡리 동산교회(담임 김병민 목사), 광주 월곡동 행복한교회(담임 김영관 목사), 경남 양산 평산동 참좋은교회(담임 김태영 목사), 서울 면목동 영은교회(담임 최진국 목사) 등이다.

김기홍 목사는 16년간 아신대 교수로 역사신학을 가르치다 지난 1999년 서울 대치동에서 개척을 시작했다. 성도 수가 3백명을 넘어서자 2005년 분당으로 이전해 현재 6백여명의 성도들이 출석하는 아름다운교회를 담임하고 있다. 이전 장소는 새에덴교회(담임 소강석 목사)의 이전 건물이다. 김 목사는 개척부터 현재까지 교회를 일궈오면서 거쳐야 했던 과정들을 솔직하게 들려줬고, 후배 목회자들은 궁금했던 질문들을 앞다퉈 풀어놓았다.

아름다운교회 세미나실에서 커피를 함께 마시며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된 간담회에서 김 목사는 “여기까지 오면서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야 했다”며 “시행착오가 거듭되면서 문제가 생겼을 때 복음의 원리로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 생각하기 시작하면서 결국 내가 아닌 하나님께서 하셔야 함을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빈자리 증후군’, 넉넉한 마음으로 통과하라

▲작은교회 목회자들이 김기홍 목사(맨 오른쪽)와 대화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김기홍 목사가 강조한 것은 크게 △하나님의 힘으로 하려고 할 것(복음) △혼자 다 하려고 하지 말 것(시스템) 등 두 가지다.

김 목사는 목회자들이 복음 전도의 어려움을 토로하자 “나도 안 배워본 전도방법이 없다. 아마 국내에서 하는 모든 전도법을 다 알고 있을 것”이라며 “이것저것 다 해봤지만 깨달은 것은 방법만으로는 안 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행동할 파워가 자신 안에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하나님이 전도하시게 해야 한다”며 “믿음 없이 하는 행동은 소용이 없다. 우리는 도구일 뿐이다. 내가 하는 말을 듣고 누가 교회 나오려 하겠나”고 덧붙였다. 개척 초기에는 누구나 열정이 있지만, 자칫 하나님보다 앞서나갈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는 말이다.

감정처리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성도들이 정착하지 못하고 빠져나가거나 말을 듣지 않는 성도들이 있을 때도 넉넉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김 목사는 “빠져나간 빈 자리, 오지 않아 텅 빈 자리를 보고 하염없이 슬퍼만 하는 ‘빈자리 증후군’을 빠져나와야 한다”며 “내 감정을 다스려야 한다. 하나님께서 큰 위로를 주실 것”이라고 권면했다. 그는 또 “눈에 보이는 것에 마음이 눌리게 되는데 그것이 누적되면 믿음은 자취를 감추게 되고, 그러면 더 이상의 성장은 없다”며 “믿음으로 넉넉한 마음을 먼저 만들어야 한다. 정말로 어려운 과정이지만 훈련해서 믿음으로 보고 믿음으로 느껴야 한다. 미래에 그 자리에 앉을 성도를 보고 축복해야 한다. 목회자의 믿음이 성도를 불러온다. ‘빈자리 중후군’을 극복해야 교회가 된다”고 강조했다.

자기 관리에 철저해야… 목회가 즐거워야 한다

▲김기홍 목사는 ‘운동’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김 목사는 올해 63세다. ⓒ이대웅 기자
김기홍 목사는 ‘시스템’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작은 규모라고 목회자가 모든 것을 쥐려 하지 말고, 성도들에게 넘길 것은 넘기라는 것이다. 특히 ‘회계’를 성도에게 넘겨 교회가 그런 부분에서 투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목회자의 처신에 대해서도 “절대 성도를 자기 편 만들려고 하지 마라”고 강조했다. 교회에서 절대 편을 갈라서는 안 된다는 것. 이를 위해 “하소연하지 말고, 내 친위대 만들지 말고, 누가 무슨 말 하거든 가만히 듣고만 있으라”고 말했다. 비판을 듣고 새겨야지 비판하는 사람을 적으로 보게 되면, 그때부터 목회가 고통스럽다는 것이다. 편들고 따르는 사람들만 끼고 돌면 성장은 중단되고 끊임없이 갈등만 계속된다. 이 과정을 넘어서지 못하고 주저앉거나 그 자리에 머무는 목회자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고 그는 덧붙였다.

여성도와의 관계에서도 불필요한 오해를 막기 위해 철저하게 양해를 구하면서 선을 그어야 한다고도 조언했다. 이러한 행동들이 쌓이다 보면 성도들이 목회자를 존중하고 존경하게 된다는 것이다.

설교에 대해서는 “설교는 강의가 아니다”고 강조하고, “감동을 주되 복음을 간단하지만 깊이있게 전달하고, 복음으로 살아가는 원리를 바로 적용시켜 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복음의 메시지로는 △하나님이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내게 하신 일이 무엇이고 △그로 인해 내가 어떠한 사람이 됐으며 △그래서 내가 이제 어떠한 일을 할 수 있는가 등을 중점적으로 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선 목회자 자신이 즐거워야 한다”며 “시간을 관리하는 훈련을 하고, 운동도 열심히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작은교회라고 말하지도 말라. 하나님께서 보시기에 작은교회 큰교회가 따로 있는가”라며 사명을 받은 목회자로서의 정체성을 강조했다.

참석한 목회자들은 “앞으로 목회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실제적인 이야기를 듣게 돼 너무 감사하다”는 반응들을 보였다.

믿음과 새로운 전략으로 2000년 이후 부흥 성장한 개척교회들의 다양한 사례를 찾습니다. 이메일(dwlee@chtoday.co.kr)이나 전화(02-598-4564), 본지 자유게시판·댓글 등으로 제보 바랍니다. 본 시리즈는 한국작은교회살리기운동본부(본부장 박재열 목사)와 함께합니다.

[기획의도] 한국교회가 위기라고들 한다. 특히 작은교회가 성장하는 건 이제 불가능하다는 소리도 들린다. 하지만 세계적인 경제 불황에서도 쑥쑥 성장하는 기업이 나타나듯, 하나님 나라는 지금도 어디선가 커져 나가고 있다. 박재열 목사(한국작은교회살리기운동본부장)가 말했듯 “하나님이 돌아가시지 않으셨고, 성령님이 출장가시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현실’이 아니다. 여호수아와 갈렙이 고백했던 ‘할 수 있다(Yes, we can)’는 믿음이다. 부활절을 맞아 척박한 환경 가운데서도 영혼 구원에 앞장서고 있는 작은교회들의 ‘부활 찬가’ 사례들을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