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볼펜 잡고 정자로 쓰라
이제야 귀한 말씀 다가올 것
묵상은 중얼거림과 긁적거림
믿음으로 사는 것, 오늘 살기

다이어리 펜 만년필 글씨 필기 필기체 꽃 정성 묵상 일지 일기 일상 글쓰기
▲ⓒ픽사베이

묵상이 일상이 되기를 원한다면, 다이어리 작성이 필요하다.

묵상이 일상이 되고픈 마음은 하나님 말씀으로 살고 싶은 마음이다.
그 마음을 담아 실천할 수 있는 작은 한 걸음이 다이어리를 작성하는 일이다.
다이어리를 1년간 작성하면, 나에게 허락된 하루라는 시간의 가치를 깨닫게 된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가 다이어리 내용을 통해 드러난다.

한 달 묵상 계획을 적고, 하루 체크 란에 묵상 본문, 간략한 적용을 적어본다.
묵상 시간을 함께 적으면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이 작은 한 걸음을 1년간 지속하기 위해서는,
한 달 작성 후 자신을 위한 보상이 필요하다.
한 달을 수고한 나에게 스스로 칭찬한다.
무엇이 되었든 과하지 않는 선에서 자신에게 선물한다.
그리고 새로운 달을 맞이하면 작은 성취감과 만족감을 느끼게 된다.

우리는 대책 없이 열심히만 하지 않았던가.
열심히 하는데 언제나 자책감과 자괴감에 눌려 있었다.
열심히만 하는 일은 지혜롭지 못하다.
내가 왜 열심히 해야 하는지,
어떻게 열심히 해야 하는지,
열심히 해서 얻을 수 있는 결과는 무엇인지를 헤아려 보아야 한다.

하나님 말씀으로 살고픈 그 마음은 기특하다.
기특한 마음에서 한 발 더 나아가, 구체적 실천 목록이 필요하다.
작은 성공 경험이 많을수록 자존감 높은 사람이 되듯,
하나님 말씀 묵상도 같다.
묵상을 시작하겠다는 그 다짐이 실체가 되었다면, 스스로 칭찬해야 한다.
그래야 다음 날도 묵상할 수 있다.

한 달이 두 달이 되고, 두 달이 석 달이 되고, 석 달이 일 년이 되면 어떤 변화가 찾아올까?
내가 나를 신뢰하지 않았는데, 신뢰하게 된다.
항상 나에게 “내가 그렇지 뭐”라는 푸념 섞인 말에서,
“나도 하면 할 수 있구나”로 변한다.
나는 믿을 만한 사람이라는 기초가 다져진다.
내가 나를 신뢰하는 일은, 내 가치를 깨달았다는 말이다.
내 가치를 알기에 함부로 행동하지 않고, 함부로 말하지 않는다.
참 희한하다.
작은 칸에 한 구절 말씀을 적고 내 생각을 적었을 뿐인데,
하나님 말씀이 나에게 응답되는 경험을 하고,
나에게 오는 만족감은 배가된다.
나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난다.

하나님 말씀을 무작정 묵상하는 일은 일상이 되지 못한다.
하나님 말씀이 얼마나 귀한가.
이 말에 동의한다면, 귀한 만큼 귀하게 대해야 한다.
하나님 말씀 앞에 팔짱을 끼고 노려보듯 보았던 자세에서,
다이어리를 꺼내고, 좋은 볼펜을 잡고, 정자로 글씨를 쓰라.
그 말씀이 이제야 나에게 귀한 말씀으로 다가오게 된다.
하나님 말씀 묵상은 중얼거림과 동시에 긁적거림이다.
중얼거림과 긁적거림이 한데 어우러지면 사람에게 작은 파동이 생긴다.

우리 공동체에서는 1년 간 같은 다이어리를 구매했다.
일과를 적고 시간 관리를 확인하기 위한 용도였지만,
묵상 본문과 적용을 적는 곳을 만들어 작성하자고 제안했다.
1년간 꾸준히 물론 며칠 빼먹었을지언정, 그래도 12월 31일까지 마무리한 사람들에게 변화가 찾아왔다.
누구는 이루고자 했던 일이 성취되었다.
누구는 자존감이라곤 찾으려야 찾을 수 없는 상태에서, 적기 시작하니 자존감이 회복되었다.
목표를 더 명확하게 적고 도전한 사람은 그 목표를 이루었다.
끝까지 해내지 못한 사람도 ‘나도 다시 해봐야지’ 도전을 외친다.

하나님 말씀 묵상은 일상이 되어야 한다.
하나님과 함께하는 일을 구체적으로 경험하기 위해서는 다이어리를 작성해야 한다.
거창하게 시작하지 말자.
값비싼 다이어리는 사양하자.
너무 거창하면 더 초라해진다.
나에게 적당한 다이어리가 필요하다.

하루를 믿음으로 사는 그리스도인은 ‘오늘’을 사는 자들이다.
오늘 하나님과 더 깊은 관계를 원한다면
그 마음을 고백하는 언어를 넘어 행동하는 사람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나님 말씀 묵상도, 공부도, 일도, 인간관계도 쉽지 않다.
모두 버겁고 어려운 일이다.
그런데 버겁고 어려운 일이기에 안 할 수는 없다.
하기 싫은 이유 100가지를 생각할 시간에,
내가 해야 하는 이유 10가지를 생각해 실천에 옮겨 보자.
하나님 말씀 묵상은 너와 나, 우리 일상이 되어야 한다.

송은진
▲교회는 매일 새로워져야 한다. 성전으로 살아가고 있는 성도도 매일 새로워져야 한다. 교회를 돌보는 역할을 하는 목사는 그러므로 더 건강해야 한다. 건강한 생각, 건강한 마음, 건강한 육체를 오늘도 어떻게 이루며 살 것인가를 송은진 목사는 고민한다. 백석대학원대학교 M.Div과정 4학차 중 하나님의 부르심으로 교회를 세웠고, 경기도 의정부에 ‘세우는 교회’를 섬기는 목사가 되었다. 목사로 ‘사람은 어떻게 변화되는가?’를 고민하던 중 묵상에서 해답을 찾았고, 묵상을 중심으로 토론하며, 독서하며, 글쓰기를 하는 교회로 날마다 새로워져 가고 있다. 2023년 첫 책을 낸 송은진 목사는 계속 글을 세상에 알려 다시 교회가 세상을 이끄는 꿈을 오늘도 꾸고 있다.

송은진 목사
의정부 세우는 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