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K
▲춤추는 예배자 PK (Promise Keepers) 공연 사진. ⓒPromise Keepers(PK) official facebook

드럼과 전기 기타가 예배로 들어오고, CCM에 이어 CCD(Contemporary Christian Dance)가 한국에 들어온지도 벌써 20년.

CCD의 원조로 불리는 PK(Promise Keepers) 미니스트리의 단장 장광우 목사는 그간의 사역을 돌아보며 ‘불가능’을 ‘가능’하게 한 하나님께 감사 인사를 돌렸다. 그리고 ‘처음 마음’으로 ‘끝까지’ 가고 싶다고 고백한다.

오랜 기간 한 사역을 붙들며 마주한 한계, 그리고 그것들을 극복하며 경험한 은혜를 고백한 그는 이제 댄스를 넘어 보다 넓은 문화의 영역에서 비전을 꿈꾼다.

- 오랜 기간 CCD계의 선두 주자로 있으면서, 크리스천 댄스 사역을 반성하고 다가올 미래를 전망한다면?

“컨템포러리 크리스천 댄스, 즉 CCD라는 이름으로 사역해 왔는데, 감사한 건 댄스가 워십이란 예배 문화 안으로 들어왔다는 거예요. 지금까지 시도해 온 것 중 하나가 댄스팀을 예배의 전면에 세우는 거였어요. 예전엔 댄스팀이 뒤에 섰거든요. 보통 춤출 때 잠깐 나오는 정도. 그랬던 그들을 앞으로 불러냈죠. 저는 이걸 ‘프리 워십’이라고 표현하는데 자연스럽게 같이 춤을 추는 거예요. 지금은 하나의 문화처럼 됐어요. 예전엔 분리된 영역이었는데 이제 하나가 되어서 같이 합력해 선을 이룬다는 느낌으로 예배를 드린다는 것에 감사하고 있어요.

하지만 점점 교회 안에서 문화적 다양성이 없어지는 것 같아요. 그렇기에 이제 교회마다 다양성을 추구하는 문화 사역을 잘 일으켰으면 해요. 그래서 다음세대들이 세상에 끌려가지 않고 교회 안 다양한 문화 사역에서 헌신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특히 개인주의가 만연한 한국교회에 공동체 의식을 함양하고 준비하는 게 절실히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5년 뒤, 10년 뒤에 우리가 얼마나 공동체성을 유지할 수 있을지 걱정이 돼요. 그 일에 있어 댄스가 참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여러 다양한 사역이 있겠지만 댄스도 교회마다 활성화가 되어서 교회와 잘 연합해 함께 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되었으면 좋겠어요.”

장광우
▲장광우 목사. ⓒPK 제공

- 얼마 전 ‘비폴스’라는 예명으로, 성경 랩 앨범을 발매하셨던데, 성경 말씀으로 랩을 할 수 있나요?

“좋은 부분도 어려운 부분도 있는 거 같아요. 플로우(Flow)야 제가 짜는데 라임(Rhyme) 같은 경우는, 개정개역판을 주로 읽어요. 성경에 ‘니라’가 많아요. 또 ‘이르시되’, ‘하시고’ 같은 말들이 많으니 그걸 라임으로 맞추기엔 괜찮았어요. 집합만 라임으로 맞춰도 랩을 하는데 어려움은 없어요.

랩을 하는 가장 중요한 목적은 성경을 잘 읽히게 하려는 것이에요. 아이들이 성경 자체는 어려워 할 수 있지만, 랩은 좋아하니까요. 그들이 원하는 정도까지는 안 되겠지만 ‘성경이 랩으로 돼 있어?’ 하면서 한 번 정도 들을 수 있고 자꾸 들으면 읽히고 담기니까 암송도 하고요. 창세기 1장을 100번 읽는 건 힘들어도 듣는 건 쉽잖아요? 우리가 그토록 힘들어하는 민수기나 신명기도 마찬가지고. 아이들에게 들려줬더니 비슷하게 따라 하더라고요. ‘하나님께서 첫 째날 뭘 지었을까’하고 물으면 아이들이 기억해요. 거의 외워요. 자기가 좋아하는 노래는 누가 외우라고 안 해도 저절로 외워지는 것과 같은 이치죠. 나중에 성경 66권을 전부 외웠으면 하는 바람도…(웃음).”

- 여러 사역을 하면서 부딪히는 한계는 어떻게 극복하는지.

“항상 한계에 부딪혀왔죠. 그런데 그 한계만 주목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거 같아요. 한계는 사실 주님이 주신 게 아니고 우리 안에서 만들어지는 것 같아요. 저마다의 어떤 기준이 있어서 한계를 느끼는 거죠. 그렇기에 상대적이고.

지금까지 문화 사역은 주님이 이끌어주셔서 해왔는데, 댄스 문화 사역을 보면 여러 팀이 ‘조금 하다 없어지고 조금 하다 없어지고’를 반복해요. 왜냐하면 댄스는 일주일 내내 연습해도 될까 말까 하고 시간이라든가 드려야 할 게 많거든요. 재정적인 점도 힘들고, 그러니 많은 이들이 포기하게 되죠. 이런 걸 어쩌면 한계라고 할 수 있을 거 같아요.

그런데 제가 지금까지 스스로 할 수 없는 사역을 주님께서 이끌어 오셨어요. 한때 수백 명의 제자들과 해외를 오가면서 바삐 다녔는데, 당시 거의 매시간마다 주시는 주님의 은혜가 있었어요. 지금도 한가하면 한계를 느낄까봐 바쁘게 살게 하시는 것 같아요. ‘비폴스’ 앨범도, 성경을 묵상하면서 이것을 아이들에게 가르질 방법을 고민다가 갑자기 귀에서 비트가 들려서 만든 거에요. 이처럼 제 인생에 할 일이 있다는 게 얼마나 감사한지 몰라요.

최근엔 강화도로 이사갔어요. ‘지역과 함께 할 수 있는 게 없나’ ‘문화적으로 도와줄 수 있는 게 없을까’에 대해 고민하다 이왕이면 서울과 북한 모두와 가까운 곳으로 가게 된 거죠. 향후 10년을 바라보면서요. 그곳에서 일반 공연 사역, 양로원 투어, 공부방 투어까지 많은 일이 생겼는데, 디즈니랜드처럼 아이들이 오면 집에 가기 싫은 교회를 만들고 싶어요.

2000년대 부름을 받고 시작한 PK의 첫 모습과 열정이 죽을 때까지 안 식었으면 좋겠어요. 그걸 위해 노력하고 발버둥을 치죠. 첫 마음으로 끝까지 열정 넘치게… 제 이름이 광우라 별명이 미친 소인데 예수님에게 미쳐서 열심히 우직하게 가게 해달라고 기도해요. 한계가 매 순간 오지만 다시 무릎을 꿇고 첫 마음을 기억하려 하고. 그렇게 달려가는 거 같아요.”

- 자녀들이 어린데 벌써 달란트가 많은 거 같아요.

“둘 다 ‘끼쟁이’예요. 아들은 두 살 때부터 춤을 췄는데, 꿈이 야구선수였다가 개그맨이었다가 지금은 래퍼예요. 제가 10시간씩 아버지께 맞고 자랐으니까 자녀와 ‘관계 맺음’을 늘 고민하며 살아요. 대화도 많이 하고요. 그래서 제게는 ‘자녀를 때린 적이 없다’는 게 자랑이에요. 아들이 종종 ‘아버지 존경한다’고 얘기하는데 참 감사하죠.

오랜 기간 하나님께서 사람을 품는 것을 훈련하신 거 같아요. 모두가 똑같겠지만 ‘아버지에 대한 미움을 아들인 내 대에서 끊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전 하나도 안 착하고 바뀐 게 없었죠. 제 안에 분노가 여전히 있고, 예전엔 어떤 사람이 절 쳐다보기만 해도 그 사람을 때렸어요. 분노 덩어리였어요. 아버지처럼 살기 싫다면서 아버지랑 똑같았던 거예요. 분노를 어떻게 하지 못하는, 그런 부분을 주님께서 다듬어 주신 거죠. 공동체 생활을 하고 팀을 품으면서 속이 너덜너덜해지고 힘든 시간이 있었지만 품이 넓어진 거 같아요. 그러다 보니까 아들에 대해서도 그 방식을 공유할 수 있었던 거 같아요. 사실 다른 것보다 그게 제 열매예요.”

장광우 목사
▲장광우 목사. ⓒPK 제공

- 다음 앨범과 활동 계획에 대해 말씀해주신다면.

“다양하게 계획하고 있어요. 무엇보다 교회에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패러다임을 고민해요. 곧 장례 예배에 관한 콘서트를 준비하는데, 고인이 가시는 길에서 예배를 통해 남겨진 분들을 위로하고 격려하고 천국에 대한 소망을 품고, 그게 이루어지면 좋겠어요. 문화적으로 좋은 부분도 있다고 생각해서 교회 안에도 그런 포맷이 있길 바라며 준비하고 있어요. 또 소외된 아이들을 위한 콘서트 여러 다양성을 가진 음반, 콘서트도 준비하고 있고요.

이제 다음 시즌에는 어떻게 한국교회에 다양한 문화의 폼(form)을 만들어갈까를 고민하고 있어요. 가령 ‘대중을 만날 땐 교회들이 어떻게 접근할 수 있을지’와 같은. 가급적이면 연예인 부르는 분위기가 아니라 소통하면서 찬양사역자와 교인들, 아이들, 온 세대가 같이 연합하는 분위기면 좋겠어요. 춤 하나를 연합해서 춘다거나, 하나의 문화적 포맷처럼 온 세대를 묶는데 중요한 예배, 온 성도가 연합될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려고 준비하고 있어요.

앨범은 ‘이번 장르는 힙합이에요. 록이에요’ 이런 게 아니라 교회에서 활용하고 사용하고 교회의 사역과 부흥에 도움이 될 콘텐츠를 만들어갈 생각이에요.”

- 기도 제목을 나눠주신다면.

“한계가 없었으면 좋겠어요. 그게 재정적인 것이든 사람 일이든, 신앙적인 것이든, 무엇이든 간에 맡겨진 시간이 언제까지인지 모르지만 예수 그리스도와 동행하며 주신 사명을 잘 감당하다 주님 앞에 서는 게 꿈이죠.

제 기도 제목은 늘 똑같아요. 성령 충만이에요. 인도하심 못 받으면 다 무너지니까요. 성령 충만한 사역자가 되도록 기도하는데 그런 PK, 그런 온세상약속교회가 됐으면 좋겠어요. 또 문화사역자들이 맡겨진 삶을 잘 감당해 부흥의 세대가 잘 세워지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