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 자녀의 미래를 디자인하라
▲서울 서초동 김진교육개발원 사무실에서 만난 김진 대표. 목사인 김 대표는 주일에 이곳에서 예배도 드리고 있다. ⓒ이대웅 기자
“하나님이 우리 자녀에게 태초부터 심어주신 성향과 재능을 발견하면 자녀 교육은 성공할 수밖에 없으며, ‘입시 지옥’이란 말도 사라지고, 우리 아이들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자녀들에게 좋은 교육환경을 제공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자녀들이 어떤 성향과 재능을 갖고 있느냐를 자녀와 부모들이 빨리 파악하는 것이다. 진로교육 전문가 김진 대표(김진교육개발원)는 20년간 1만 8,000여명을 일대 일로 대면 컨설팅하면서 얻은 데이터와 임상 진단을 결합해, 세상에 없던 진로적성 진단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애니어그램이나 MBTI 등 기존 적성검사들은 검사 후에도 자신의 재능과 성향을 고려한 직종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고 맞지 않는 성향유형을 가진 경우가 종종 있다. 반면 ‘옥타그노시스(Octagnosis) 검사’는 인간의 사고 유형을 사실적·추론적·고정적·창의적·분석적·융합적·수직적·수평적 등 8가지(Octa)로 구분하고, 이에 따른 성향 유형을 15가지(Gnosis)로 분류했다.

김진 대표가 집필한 <자녀의 미래를 디자인하라(생명의말씀사)>에서는 소통형, 창조형, 실용형, 운동형, 규범형, 추리형, 제작형, 생명형, 분석형, 관찰형, 원리형, 봉사형, 교육형, 복합형, 진취형 등 15가지 ‘내 아이를 향한 하나님의 설계도’를 안내해 준다. 각 성향별 특징뿐 아니라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재능과 직업, 그리고 학습법을 소개하고, 그에 맞는 신앙교육법과 모델이 되는 성경 인물들을 제시해 직접적 도움이 될 수 있게 했다.

김진교육개발원을 직접 찾아 검사나 컨설팅을 받지 않아도 될 정도로, <자녀의 미래를 디자인하라>에는 옥타그노시스 검사와 15가지 유형에 대한 모든 것이 담겨 있다. 이렇듯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책에 모두 쏟아놓은 것은, 돌연 찾아온 난독증으로 입시에 실패하고 괴로워하다 하나님을 만난 그의 개인적 신앙과 연관이 있다. 김 대표는 교육 전문가이면서 목회자이기도 하다.

김진 대표는 “수많은 진로상담과 검사를 진행하면서 재차 깨달은 점은 하나님이 만드신 대로 살아가면 우리는 각자 행복하게 살 수 있고, 사명을 쉽게 이룰 수 있다는 사실”이라며 “인생은 하나님이 나를 부르신 목적을 알면 행복하다”고 답했다. 다음은 김 대표와 나눈 이야기.

-원장님은 어떤 유형이신가요.

“저는 분석·교육형입니다. 진로교육 전문가로서 꼭 필요한 유형을 하나님께서 주셨지요. ^^ 하나님께서 주신 사명을 잘 감당하라고 주신 재능이라, 감사함으로 받고 지금까지 잘 활용하고 있습니다.”

-15가지 성향은 유전인가요, 아니면 선천적인가요.

“시편 139편 13절과 이사야 44장 2절, 예레미야 1장 5절에 ‘하나님께서는 모태에서 이미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을 그 분의 뜻에 따라 창조하셨다’고 말씀하십니다. 책에도 이 말씀을 인용하여 담아 놓았습니다.

말씀에 근거하면, 개인의 성향과 재능은 모두 하나님께서 유전자 속에 심어주신 선물입니다. 따라서 성향과 재능은 변하지 않지만, 살면서 인격과 믿음이 성숙해지는 것이지요.”

-15가지 성향 중 보통 한두 가지가 섞여있을 것 같습니다.

“한 사람에게 하나의 성향유형이 존재하기도 하고 두 개나 세 개의 유형들이 함께 존재하기도 합니다. 상황에 따라 어떤 성향유형이 두드러지게 드러나기도 하고, 서로 상호보완적으로 작용되기도 합니다. 마치 각 사람의 복잡한 성향을 사람들의 이름처럼 사용한다고 보면 됩니다.”

-15가지 재능 및 성향과 아이의 꿈이 일치하는 편인가요.

“약 90%에 달하는 아이들이 일치성을 보였습니다. 진로적성 컨설팅을 하고 나면 하나같이 제게 하는 말이 ‘이거 예전부터 제가 하려고 했던 거였어요! 어떻게 아셨어요?’입니다.

나머지 약 10%의 아이들은 꿈에 대해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던 아이들이라, 이때부터 진로를 깊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게 됩니다. 하나님이 이미 우리를 태어나게 할 때 유전적 성향이 결정돼 있었기 때문에, 처음 만나서도 진로 컨설팅을 통해 발견되는 것입니다.

인간의 어떤 능력으로도 풀리지 않지만, 하나님의 창조 원리로 교육할 때 모든 교육 문제는 쉽게 풀립니다.”

자녀의 미래를 디자인하라
▲자녀의 미래를 디자인하라, 김진, 생명의말씀사, 344쪽 , 18,000원.
-각 유형별 신앙교육법과 성경 인물까지 소개하셨는데, 15가지 유형 중 제일 하나님에 대한 믿음이 잘 심어질 것 같은 유형이 있을까요.

“아무래도 말씀을 가깝게 느끼고 그대로 잘 받아들이는, 규범형에게 그런 축복이 많이 있습니다. 하나님 말씀을 지키는 게 중요한데, 원래 지키는 걸 잘 하니까요. 신앙생활이 평탄하죠. 그래서 신앙이 좋음에도, 좋다고 생각하지 않고 다른 사람을 부러워하기도 합니다.

신앙생활을 가장 재미있게 잘 할 수 있는 유형이 있다면, 소통형입니다. 전도도 잘 할 수 있습니다. 친구를 잘 사귀니까요. 좀 더 이타적인 신앙생활을 하는 유형은 아무래도 봉사형입니다. 헌신적이고, 가장 하나님의 성품에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 남이 잘 되는 걸 보고 기뻐하는 유형입니다.

이곳에서 저는 전도를 많이 하는 편입니다. 5백여명 넘게 전도를 했는데, 말씀과 기도로 치유받고 나면 얼른 떠나가네요(웃음). 진로교육은 전도의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기독교가 자녀교육이 제일 잘 돼 있다고 말합니다.”

-신앙교육에 활용할 수 있는 점이 가장 신선하고 좋을 것 같습니다.

“특히 응답을 받고 책에 넣은 것이 각 성향에 맞는 신앙교육법입니다. 아이들이 하나님을 만나야 하니까요. 예전에는 말씀 암송하고 예배 잘 드리고 교회 안 빠지면 신앙이 좋은 줄 알았지만, 속내는 그렇지 않습니다. 각 아이 성향별로 신앙을 맞춰서 교육해줘야, 하나님을 더 깊이 만나게 하실 수 있습니다.

학자 에스라는 책을 통해 하나님을 만났습니다. 운동형은 실천을 돕는 쪽으로 가야 합니다. 소통형은 늘 떠들고 즐거운 점을 활용해야 합니다. 추리형은 상상을 잘 하지만, 의심이 많은 스타일입니다. 그것을 불신이라고 끊어버리는 게 아니라, 그의 성향을 이해하고 그에 맞춰서 교육한다면 신앙이 발전할 것입니다.

유형을 딱 15개로 정하는 데서 오는 오해가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신학이라는 학문도 하나님을 잘 알게 하기 위해 조직신학, 역사신학, 실천신학 등으로 구분해 놓지 않았습니까? 우리 각 사람들도 구분하기 위해 각자에게 이름을 붙여 놓았습니다.

우리 인생의 제일 가는 목적은 하나님이 나를 어떻게 지으셨는지 아는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나를 통해 이루실 소명과 계획을 발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진로교육을 통해 그 사명을 발견하다 보면, 이웃을 내 몸 같이 사랑하라신 계명을 어떻게 실천할지 이야기해줄 수 있습니다.

그냥 ‘이웃을 용서하자’고 가르칠 수도 있지만, 우리의 이웃이 어떤 사람인지 알면 더 쉽게 용서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면 이웃과 사랑하고 화합하게 됩니다. 그래서 이곳에 찾아와 서로 화해하는 부모와 자녀들이 많습니다. 목사와 성도 간에도 갈등이 해결되고, 이웃을 사랑하게 됩니다.

결국 하나님이 나를 어떻게 지으셨는지 알게 되니 하나님과의 관계도 더 좋아져서, 하나님을 사랑하게 됩니다. 완벽하진 않지만, 그 동안 많은 이론과 실전 연구의 결과물을 책에 담았습니다.”

-다음 세대를 위한 복음전도 사역의 도구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책에 있는 대로 교회에서 진로교육을 활성화시킨다면, 교회도 부흥할 수 있고 빠져나가는 사람들을 붙잡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에서는 교회교육만 잘 잡아도 됩니다. 이 책 안에 솔루션까지 다 들어 있습니다. 이 책 한 권이면 되도록, 제 노하우를 모두 넣었습니다.

교회가 교육으로 세상을 리드할 수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저는 청년들이 가장 안타깝습니다. 청년들이야말로 사각지대에 있기 때문입니다. 부모나 교회가 어린 자녀들 교육이나 청소년 교육에는 관심이 있는데, 청년들은 이끌어줄 리더가 없습니다. 그들에게 갈급한 직업 문제, 전공과 정체성 문제는 전문적인 도움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청년들을 위해 쓰임 받고 싶은 바람이 있습니다. 청년들을 잘 잡아주면 하나님과 가까워지게 되고, 결혼을 하더라도 하나님을 떠나지 않을 것입니다. 청년들을 만나보면 전도에 은사가 있는 친구들이 너무 많은데, 안타깝습니다.”

-교회학교와 가정에서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은 무엇이 있을까요.

“책을 집필할 때, 교회학교와 가정에서 매뉴얼 같은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도하며 썼습니다. 이 책은 지난 20년간 생생한 자녀 교육 현장에서 얻은 성공 노하우와 학부모, 학생들의 일대일 대면 컨설팅을 통해 취합하고 누적된 실질적인 임상 진단 데이터, 사례, 성향과 재능별 맞춤 교육의 해법과 교육학 이론과 기독교 교육학 측면을 집대성한 ‘크리스천 자녀교육 총서'입니다.

그래서 책 뒤에 간단하게 해 볼 수 있는 성향 체크 리스트와 각 성향 유형에 대한 설명, 성향에 맞는 직업과 사역분야 그리고 학습법과 신앙교육법까지 구체적인 방법들을 실었습니다. 필요에 맞게 활용하시면 좋을 듯 싶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와 부모가 그리고 교사와 학생이 함께 기도하며 하나님 앞으로 나아가는 것, 그 위에 이러한 실천적 방법들을 실행하는 것이겠지요.”

-우리 교회학교의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일까요.

“다른 작은 문제들도 있지만 크게 획일화된 교육방식, 변화에 대한 두려움, 전문성 등 3가지가 있습니다.

획일화된 교육방식은 교회학교에서 가르치는 교사와 교역자가 개별 학생의 특성을 고려하거나 파악하지 못하고 똑같은 방식과 내용으로 가르치는 점입니다. 먼저 교회학교에서 하나님께서 주신 각 아이들의 성향과 재능이 모두 다르다는 점을 알고 신앙교육을 하고 있지 못합니다. 성경을 먹이더라도 각 아이들의 특수성을 고려해서 먹여야 하고, 무엇보다 각 개별교육이 어려운 환경이라도 교회교육 전문가와 사역자, 교사들이 각 아이들의 성향과 재능이 다르고 신앙의 접근법이 개별적 특성마다 다름을 알고 있기만 해도 큰 도움이 됩니다.

따라서 하나님이 아이에게 택정하신 성향과 재능에 따라 공과공부를 시키고 교육방법을 달리할 때, 아이들과 부모들이 좀 더 교회에서 존중받고 하나님을 더 가깝게 느끼게 됩니다.

즉 하나님을 사랑하고 성경 말씀을 잘 듣고 예배에 빠지지 말아야 한다는 것은 당위일 뿐이라는 것입니다. 누구나 그렇게 해야 하지요. 하지만 이렇게 하지 못하는 아이들이나 이렇게 예배를 성실히 드리면서도 내면적으로 더 깊이 하나님을 만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해야 합니다. 이것이 다음 세대에 신앙을 승계하는데 가장 중요한 문제입니다.

‘어떻게’, 즉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야 합니다. 우리는 지금까지 하던 방식을 고수하는 게 늘 옳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변화를 주저합니다.

다음 세대를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노력해야 한다는 말은 하지만, 막상 그런 변화를 실천하는 데는 약합니다. 세상은 너무나 빠르게 변하지만, 교회는 변화하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다음 세대에 있어서는 ‘선교지’이며, 청년들은 진로와 취업으로 갈급한 나머지 믿음도 약해지고 있습니다.

말씀과 함께 구체적인 삶의 고민을 교회교육 차원에서 배려하고 제공해야 할 때입니다. 변화를 거부하다 소멸의 길을 걸은 유럽 교회들의 모습이 우리의 모습이 되어서는 안 되겠습니다.

유·초등 교육은 사랑과 헌신만으로도 성장이 가능하지만, 중·고등학생과 청년층은 이것만으로 질적·양적 성장이 어렵습니다. 학생의 진로적성, 부모의 교육현실, 학습 등 전문성을 통해 성경 말씀과 함께 도와야 합니다. 교육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며, 사역자들이 교육 전문가를 발굴하고 활용하며 도움을 청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