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과 달리 인도 국가종교로 기능하는 힌두교

입력 : 2018.06.15 13:41

[인도를 알자 3] 인도의 종교

붉은 성 red fort
▲무굴 제국 황제 샤 자한이 1638년 수도를 아그라에서 델리로 옮기면서 1639년 4월부터 9년에 걸쳐 지은 요새. 8각형 모양으로 길이는 900여 미터, 너비는 550여 미터에 이르며 동쪽에 왕궁이 있다. ⓒArian Zwegers
지난 3월 인도의 수도 델리에 있는 붉은 성(Red Fort)의 마당에서는 '인도국민당'(BJP)의 델리지역 국회의원인 기르(Meheish Girri) 의원의 주최로 '국가보위를 위한 대규모 불의 제사'(Rashtriya Raksha Mahayagya)가 실시되었습니다. 이 제사는 대통령과 수상뿐만 아니라 현 집권 여당인 인도국민당의 총재, 인도국민당이 다수당인 주의 수상들, 중앙정부의 장관들이 대거 참석하는 국가 단위의 종교행사였습니다. 인도가 헌법적으로는 종교국가가 아니지만 실제로는 힌두교가 국가종교로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죠.

이 행사의 목적을 설명하면서 기르 의원은 "국내외적으로 인도의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들을 없앰으로써 인도의 안전과 방위와 번영을 위한 것"이라고 하였고, 내무부 장관은 "전 세계 복지를 위하여 인도가 강력한 국가, 즉 월드리더가 되는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인도 문화를 통하여 전 세계를 선도하는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가 내포되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모디 수상은 2022년까지 '새로운 인도(New India)를 건설하자'는 비전을 제시하면서 가난과 실업을 없애고, 열악한 위생환경, 카스트와 종교에 기반한 차별을 철폐하자고 부르짖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행사의 구호도 "맹세를 하라, 그리고 헌신을 하라"(make a pledge, make a commitment)는 것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무엇보다 이 행사는 힌두교의 전통적인 불의 제사입니다. 여기에는 1,100명의 힌두교 제사장들이 모여서 옛날 베다 시대에 행했던 형태로 108개의 불을 피워서 제사의식을 행했다고 합니다. 불의 제사를 드리는 제단을 만들기 위해서 중국과 파키스탄 사이에 있는 네 군데의 국경지대(Doklam, Poonch, Wagah, Siachen) 뿐만 아니라 '짜르 담'이라고 불리는 힌두교의 성지에서 흙과 물을 가져와서 제단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짜르 담'은 '네 군데의 안식처'라는 의미인데요, 인디아대륙의 동서남북에 있는 네 개의 도시를 말합니다. 이 네 개의 성지를 정립한 인물은 8세기에 활약하였던 아디 쌍까라차리야(Adi Shangkaracharya)라는 힌두교 성자였습니다. 그는 당시에 지나치게 제사의식을 중요시 여기던 힌두교를 비판하면서 베단따 힌두철학의 기초를 정립한 대사상가요 힌두교 지도자였습니다. 그는 8살 때 출가하여 인생의 본질을 고민했다고 하는데요. 지금도 이 네 개 지역에 있는 힌두교 지도자들을 쌍카라차리야라고 부르고 힌두교의 최고지도자들로서 존경을 하고 있습니다. 모디 수상은 2016년 12월 23일, 이 네 개 도시를 연결하는 도속도로를 건설하기 위한 '짜르담 고속도로 프로젝트'를 개시하기도 하였습니다.

이러한 상징성을 생각해보면 이 종교행사의 목적이 국제적으로나 국내적으로 정치적 위상을 높이기 위해서 힌두교라는 종교적 힘을 사용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하는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정치적 상징성이 강한 붉은 성에서 정치적 의미와 종교적 의미가 있는 각각 네 개 지역의 흙과 물을 사용하여 종교적 행사를 행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붉은 성은 무굴제국의 황제에 의해서 건설되어서 200년 동안 무슬림 황제의 왕좌가 있던 곳이고, 영국이 통치를 할 때는 영국 군대가 주둔하던 곳이었고, 이제는 독립기념일에 인도의 수상이 기념사를 낭독하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제사의 실제적인 목표는 2019년에 있을 총선에서 인도국민당이 승리하여 지속적으로 정권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현 정권의 소속된 인도국민당의 정치가들만 초청을 받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종교와 정치와 하나가 되어서 월드리더로 등장하는 시대의 흐름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시대적 흐름은 우리가 깨어서 기도해야 할 때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고난이 다가올 수 있지만 부활신앙으로 무장해서 우리에게 주어진 사명을 감당하면서 다시 오실 주님을 준비하는 저희들이 될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드립니다.

브라이트 리(Bright Lee)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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