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환 칼럼] 오고가는 말이 좋아야 합니다

입력 : 2018.05.06 19:17

천환
▲천 환 목사
조선 말기에 박상길이라는 백정(신분 사회에 천민 취급)이 장터에 푸줏간을 내었다한다. 어느 날 인근에 사는 양반 두 사람이 고기를 사러왔다. 그 중 한 사람이 먼저 고기를 주문한다. "얘 상길아! 소고기 한근 다오"하니 칼로 고기를 베어 건네 주었다. 함께 온 다른 양반은 비록 천한 신분이긴 하지만 말을 함부로 하기가 거북했다. 그래서 "박서방! 나도 소고기 한근 주시게!"하였다. 선뜻 고기를 잘라 주었는데 먼저 산 양반이 보니 자기가 받은 것 보다 갑절은 더 많아보였다. 그래서 화를 내면서 "이놈아 똑같이 한근씩 샀는데 어째서 이 사람 것은 많고 내 것은 적으냐?" 하니 푸줏간 주인은 이렇게 말했다. "손님 고기는 상길이가 자른 것이고 이 어른 고기는 박서방이 자른 것입니다."

같은 입에서 나오는 말일지라도 어떤 말은 장미꽃처럼 향기가 있고 어떤 말은 가시처럼 상대에게 상처를 준다는 교훈일 것이다. 문제는 말로 입은 상처는 칼로 입은 상처보다 훨씬 더 아프다는 것이다. 말 한 마디라도 함부로 해서는 안 된다.

오늘 점심을 혼자 해야만 했던 사정이 생겼다. 조용한 식당에 앉아 식사를 하던 중 손님 한 분이 문을 열면서 들어왔다. 주인이 반갑게 맞이하는데 그가 서서 하는 말이 "사주나 신수 보세요"라며 천사처럼 말을 건넨다. "필요 없어요"하니까 문을 닫고 나가면서 저주(?)에 가까운 말을 남기고 돌아선다. 그의 오가는 말을 들으니 사주나 신수를 보아서는 안 될 사람이다.

다윗은 에돔사람 도엑을 가리켜서 "혀로 남을 해치는 자"(시 52:1-4)라고 85인의
제사장을 그가 칼로 죽였는데(삼상 22:18) 칼을 쓰기 전에 이미 혀로 사울에게 밀고(密告)한 그것이 큰 화를 가져온 결정적 계기가 되었음을 탄식한다.

우리 모두 생각해보자! 부모 자식 간의 오고가는 말이 박서방인가? 상길인가? 교회 안의 성도로서 주고받는 언어가 사주나 신수를 봐주겠다고 달려들며 하는, 남을 정죄하는 언어인가? 축복의 언어인가? 금년 한 해 하나님과 통(通)하는 모든 성도들로서 사람들과 소통(疏通)에 긍휼의 언어, 축복의 언어로 충만하길 소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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