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20일 발생한 부산 데이트 폭력 사건으로 피해 여대생 A씨는 페이스북에 폭행을 고발했다. 피해 여성은 폭행으로 인해 눈이 짝짝이가 될 정도로 얼굴이 붓고 붉은 색으로 멍이 들었다. 피해자는 눈 주변과 코뼈가 부러지고 갈비뼈에 금이 간 상태로 전해졌다. ⓒ페이스북
지난 22일 부산에서 3개월간 사귄 여자친구에게 ‘데이트폭력’을 가한 사건으로 여론이 들썩이고 있다.

부산에서 일어난 데이트폭력 사건은 20일 발생했다. 피해자 여대생이 22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과 폐쇄회로(CCTV) 영상에 따르면, 여대생은 사귀던 20대 초반의 남성으로부터 상당 기간 협박과 감금, 폰 갈취 등의 폭행을 당해왔다.

여대생의 주장에 따르면 남성은 화가 날 때면 물건을 부수고 여성을 던지는 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결국 지속된 폭력에 여성은 남성에게 헤어지자고 했고, 그러자 남성은 “다시 안 만나면 죽여버리고 죽일 거다. 흥신소 써서라도 다 찾아내서 묻어버릴 거”라고 말했다고 한다.

실제로 공개된 동영상에서 남성은 폭행으로 기절한 여성에게 아무런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 듯 무심하게 질질 끌고 가는 장면이 담겼다. 거기다 영상 속 여성의 옷은 벗겨진 상태다. 여대생이 공개한 사진에는 폭력으로 엉망이 된 얼굴도 함께 담겼다. 이후 남성은 인근 주민들의 신고에 의해 현장 체포됐다.

부산 데이트 폭력
▲부산 데이트 폭력 사건으로 구속된 남성이 여대생에게 보낸 메시지. ⓒ페이스북
이후 남성은 구속된 중에도 여성에게 “심하다”, “왜 전화 안 받고 뭐하냐”, “(나에대해)잘 말해달라”, “다른 남자 만나지 마라” 등의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여대생은 심한 스트레스와 후유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대생은 페이스북을 통해 “자다가도 소름 돋아서 깨고 자면서도 울고 지나가는 사람만 봐도 무섭고, 손 떨리고, 작은 소리에도 예민하고 울게 된다”며 “학교도 그만둬야 하고 내 꿈도 포기해야 하고, 집도 옮겨야 하고, 사는 곳도 친구들도 다 버리고, 얼굴도 다 부서져서 수술도 해야 된다”고 했다.

또한 최근 방영 중인 드라마에서도 데이트폭력 사건을 적나라하게 등장시켜 논란이 일고있다.

나의아저씨 아이유 폭행
▲tvN 수목드라마 '나의 아저씨' 캡쳐. ⓒtvN
tvN 수목드라마 ‘나의 아저씨’는 지난 3월 21일 첫 방송부터 주인공 이지안(아이유 분)이 사채업자 이광일(장기용 분)에게 약 2분간 폭행을 당하는 장면을 그렸다. 극 중에 이광일(장기용 분)은 돈을 받기 위해 이지안(아이유 분)의 집 앞을 찾아와 주먹으로 전력을 다해 얼굴과 배 등을 구타했다. 이때 이지안(아이유 분)은 맞는 가운데서도 “너 나 좋아하지?”라고 물었고, 이광일(장기용 분)은 “이건 죽여달라는 거지”라고 말했다.

특히 ‘미투 운동’이 확산 중인 현 상황에 이 같은 장면은 큰 논란거리가 됐다. 이에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 민원이 쇄도했다. 방심위는 “안건 상정을 고려 중”이라며 “규정에 따라 제재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 통계에 따르면 지난 5년간 데이트폭력으로 인해 사망한 여성 수는 230여 명, 살인 혹은 미수에 그친 ‘데이트폭력’ 사건은 460여 건 이상이다. 데이트폭력 입건자는 8000여 명에 달한다. 또한 스토킹 범죄 검거 2014년 297건, 2015년 363건, 2016년 555건, 2017년 436건, 데이트 폭력 검거 2014년 6,675건, 2015년 7,692건, 2016년 8,367건, 2017년 10,303건이다. 이별범죄도 심각한 수준이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이별범죄 신고 건수는 연간 2만여 건, 하루 평균 54건에 달한다.

가족, 가정폭력
▲※사진은 기사와 직접 연관이 없음.
연인을 넘어 가정 폭력은 더욱 심각한 실정이다. 가정폭력 신고건수는 2013년 16만272건, 2014년 22만7천608건, 2015년 22만7천727건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특히 2017년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명절연휴 기간 가정폭력 신고 건수가 평상시 보다 약 44% 증가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2014년 5,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성가족부 조사에 따르면 결혼 3년 내 폭력이 시작되는 경우가 약 60%에 달한다.

이에 한국목회상담협회 감독 강선영 박사는 폭력은 중독성이 있기에 단 한 번이라도 생기면 이미 폭력에 중독되어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고, 성결대 상담심리학과 기독교 상담학 전공주임교수인 전요섭 목사와 한양대학교병원 원목 황미선 사모는 ‘아하! 행복한 가정이 보인다!-가정문제해법’ 저서를 통해 초기 폭행이 매우 가볍게 시작했다가 점점 강도가 심해지므로 처음 발생했을 때 바로 잡지 않으면 안 된다고 했다.

한편 최근 폭행, 살인으로까지 이어진 스토킹·데이트폭력 사건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에 여성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안전을 제고하고 국민 불안감을 덜어주기 위해 범정부 차원의 종합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정부는 ‘스토킹·데이트폭력 피해방지 종합대책’을 마련, 종합대책은 “스토킹·데이트폭력 없는 국민 안심사회 실현”을 목표로 △(처벌) 가해자 엄정처벌로 범죄 동기 근절 △(현장) 사건 대응력 제고로 피해자 신변 보호 △(지원) 실질적․체계적인 피해자 지원 △(인식) 사회적 민감성 제고 및 인식개선 등 4대 추진 전략으로 부처별 14개 세부과제를 추진한다.